종교집단 내부에서 정통교리와 상당히 거리가 먼 주장을 하면 이단이 된다. 모든 이단들은 정통교리 중 핵심되는 내용들에 의문을 제기해 조직을 분열시키기 마련이다. 이런 과정을 따라 분열된 몇몇 이단들은 정통단체로부터 정통성을 빼앗아 오기 위해 교주 우상화 작업을 시작한다. 이단의 잘못된 가르침에 우상화 작업까지 성공적으로 더해지면 이단은 단순한 이단이 아니라 교조적 광신집단이 된다. 이런 단계를 반복적으로 거친 후에 이단은 반사회적, 반윤리적 집단으로 변질되고 사회로부터 게토화돼 완전히 폐기된다.

보통 통일교를 기독교에서 파생된 이단으로 분류하지만 지금은 이단이라는 말조차 부적절할 정도로 교리는 말할 것도 없고 조직, 가치관 등에 있어서 기독교와는 완전히 다른 유사종교가 됐다. 통일교는 로마서 1장 23절의 말씀처럼 성경과 예수의 자리를 철저히 빼앗아 다른 것으로 대체한 종교다.

최근 통일교가 동아일보 사옥을 강제로 점거하고 각종 폭력을 행사한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되지 않는 반사회적 행위다. 그들의 주장처럼 통일교가 세계적 교세를 가진 종교체라면 국민들은 이에 대해 알 권리가 있고 언론은 알릴 의무가 있다. 이 과정에서 혹시라도 잘못된 보도가 있었다면 법적인 절차를 밟아서 차분히 호소하고 해결해 가는 것이 순리다.

그런데 수백명이 몰려가 사옥과 사무실을 점거하고 기자들을 폭행, 위협한 것은 명백한 언론의 자유 침해일 뿐만 아니라 범법 행위다.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와 10센티미터가 넘는 이중 특수 유리창을 소화기로 박살내고 이와 때를 맞추어 수백명이 사옥 안팎을 점거하고 기자의 취재 자료를 탈취했다는 것은 상당히 조직적이며 계획적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통일교는 신동아 보도에 대한 법적 호소에 앞서 이번 동아일보 폭력 사태, 언론자유 침해에 대한 책임있는 사죄를 먼저 해야 한다. 또 신동아의 보도 내용 중 교리나 통일교적 신앙 행위, 문선명 교주의 가정 내력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합동결혼 피해자의 증언, 일본 법정에서 수차례 패소한 바 있는 강제헌금 문제에 대해 회개하고 해명해야 한다. 이런 것도 없이 수백명 몰려가서 점거하고 때리고 부순다면 반사회적 집단으로 변질된 이단에게 남겨진 이 사회의 마지막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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