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서부 지역 최고(最古)의 한인교회인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가 긴 역사만큼 관록 넘치는 메시아 연주회를 “대찬양의 밤”에서 선보였다. 대찬양의 밤은 올해로 31회를 맞이했다. 이 행사가 처음 시작되던 때는 시카고 지역에 한인교회를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있던 때라 당시 한인들의 문화적 요구를 충족시켜 줄 기독 문화가 거의 전무했다. 제일교회의 대찬양의 밤은 개교회 행사라기보다 시카고 교계가 성탄을 축하하며 기독 문화를 향유하는 연합의 장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30년을 오는 동안 시카고 지역에 교회의 수도 늘고 문화적 수요만큼 공급도 늘면서 대찬양의 밤은 제일교회 내부 행사로 자리잡아 왔다. 지난 해에는 주일예배 때 할렐루야찬양대가 10여곡을 부르는 것으로 행사를 간소화 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31회 대찬양의 밤은 조금 더 “특별하게” 이뤄졌다. 1990년부터 교류해 왔던 흑인교회인 세인트마크교회와 연합해 메시아 연주회를 개최한 것이다. 1990년 당시 한인들이 시카고 남부지역으로 상권을 확대하며 한흑갈등의 조짐이 일자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교회인 제일교회와 흑인사회를 대표하는 교회인 세인트마크교회가 강단과 성가대를 교류하는 연합예배를 드린 것이다. 이는 양 커뮤니티의 화목에 상징적 행사였으며 주류사회에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허무는 인종 갈등’이란 점에서 크게 어필했다. 이후 두 교회는 각종 행사를 함께 하며 한흑연합을 도모해 왔다.

두 교회의 성가대가 한 자리에 섰고 지휘는 제일교회 정춘남 지휘자가 맡았다. 이들은 1부 예언과 탄생, 2부 수난과 속죄, 3부 부활과 영생에 맞추어 2시간동안 53곡을 모두 연주했다. 소프라노 패트리샤 류, 알토 김정옥, 테너 이동영, 바리톤 민중기가 솔로로 섰고 제일교회의 47명, 세인트마크교회의 23명이 무대에 올랐다. 70여명이 뿜어내는 웅장한 메시아는 한 곡이 끝날 때마다 음악회에 참석한 시카고 지역 성도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음악회에 참석한 김광태 목사는 “찬양이 가장 귀한 예배요, 삶의 가장 큰 힘이 된다는 비밀을 안 신앙인은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할지어다’라고 했다. 주님 안의 신실한 형제인 세인트마크교회의 성가대와 함께 메시아를 전심으로 찬양하는 밤을 열어 뜻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