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주에서 남동쪽으로 6백마일만 내려가면 아이티공화국이다.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았으며 미국 이후 두번째로 독립한 국가지만 잇따른 독재로 인해 가장 가난한 나라에 속한다. 극심한 허기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은 진흙과 소금을 섞어 만든 진흙 쿠키를 먹으며 하루를 살아갈 정도다. 따라서 고질적인 영양실조가 만연돼 있으며 5세 이하 어린이 사망률이 25% 가까이 된다.

▲영화 “예수” 상영에는 8백명의 주민이 몰리며 대성황을 이뤘다.
시카고한인교회는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아이티에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영의 양식과 육의 양식을 전하고 돌아왔다. 우리에겐 일상이 되어버린 일들도 아이티의 형제자매들에게는 전혀 낯선 새로움 그 자체였다. 14일 열린 전도축제 첫날밤 상영된 영화 “예수”는 8백명이 관람할 정도로 인기였다. 영화가 상영된 ‘훈테’라는 동네는 시내로부터 수마일 떨어진 시골이라 전기도, TV도 없는 지역이었기에 영화라는 매체 자체가 신기할 수 밖에 없었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그 지역의 기독교인들도 참석해 “아멘”을 연발했고 영화 후에는 주민들도 자리를 뜨지 못했다.

▲단기선교 기간 중 있었던 교회 지도자 세미나
이에 앞서서는 지역 5개 교회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 20여명을 대상으로 교회 지도자 세미나가 열렸다. 95도가 넘는 날씨에도 서창권 목사는 오전 9시부터 3시간 넘도록 열강하며 교회론과 설교학을 가르쳤고 참석자들은 진지한 태도로 듣고 질문하며 세미나에 임했다.

주일 오후에는 이번 단기선교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전도집회였으며 1천명이 참석해 복음을 들었다. 이 집회는 지역교회들이 연합한 가운데 열린 최초의 대형집회였다고 한다. 10개 교회에서 20여 찬양팀이 찬양을 맡았으며 서창권 목사가 영어로 설교하고, 이 설교가 현지의 크레올어로 통역됐다. 1시간을 걸어서 이번 집회에 참석한 사람도 있을 정도로 이번 집회는 성공적이었으며 흑인들 특유의 열정적 찬양과 기도가 집회장을 뒤덮었다. 서 목사는 각종 어둠의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아이티에 하나님의 빛이 임해야 함을 강조하는 한편,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통해 모든 사람이 어둠에서 해방돼 구원에 이른다고 역설했다.

또 단기선교팀은 시카고한인교회가 후원하고 있는 기독학교 필라델피아 스쿨을 방문했다. 이 학교는 후원자가 끊겨 존폐 위기에 처해 있었다. 몇개월째 월급을 받지 못하면서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기독교인 선생님들에게 격려금을 선물했고 학생들에게는 학용품과 축구공을 나누어 주었다. 이곳에서 단기선교팀은 어린이들에게 따뜻한 음식을 선물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서 목사는 “하루에 한끼밖에 먹지 못해 굶주린 5살짜리 어린이들이 어른 분량의 식사를 가뿐하게 먹는 모습을 보며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간증했다.

이번 선교를 마치며 서 목사는 “이 세상에 교회가 할 일이 너무 많다. 주님께서는 너희가 가서 도우라 말씀하신다. 세상은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