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령의 열정이 예배의 역동성을 좌우하다"
"맥클린 바이블교회의 성장 동인"
"아메리칸 아이돌 심사위원 Randy Jackson을 전도한 솔로몬"

지난 주말(10월 10, 11일)은 저에게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교회에서 허락해 주신 4개월의 안식월 마지막 주일에 특별한 예배를 체험했습니다. 아내가 책임자로 있는 DC God's Image가 워싱턴 DC 인근의 맥클린 바이블교회 주말 4회 예배에 찬조로 섬기게 되었고, 저는 본래 예배인도에 참여하기로 했다가 God's Image 찬조에 집중하기로 하고 워십 콰이어의 일원으로 섬겼습니다.

맥클린 바이블교회는 미 동부지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교회 중의 하나입니다. 유대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유태인 론 솔로몬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이 교회는 현재 워싱턴 DC 근교의 본 교회 외에도 9군데의 위성교회를 개척하는 등 교세가 계속 확장되고 있습니다.

론 솔로몬은 젊은 시절 알코올 중독, 마약, 도박 등에 빠져 살다가 동방종교를 거쳐 유대교로 돌아왔지만 깊은 갈증을 해결 못해 자살 직전까지 갔던 청년이었습니다. 그러나 한 노방 전도자에게 복음을 듣고 예수를 받아들임으로 극적인 삶의 전환을 경험하게 됩니다. 회심 이후 목사가 되어 1980년 워싱턴 DC 인근의 허허벌판에 있던 맥클린 바이블교회의 담임 목사로 부임했고 30여년이 지난 현재 1만 명이 넘는 매가교회로 성장했습니다.

사실 필자는 대형교회 주일 예배사역에 동참한 것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보다는 이 교회의 성장 동인의 핵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고, 마침 허락된 안식월 기간 내내 이 교회를 방문하면서 그 해답을 찾고 있었습니다.

이 교회의 주말 예배는 4번 모두 같은 형식이지만 1달 4회의 예배가 매주 각기 다른 스타일로 드립니다. 즉, 어쿠스틱 예배, 관현악 오케스트라와 성가대와 찬양팀, 전형적인 찬양과 경배 스타일, 마지막으로 브라스 밴드와 찬양팀 등입니다. 다양한 음악 형식과는 달리 곡 선곡은 항상 현대 찬양과 찬송가의 적절한 균형을 이룬 블렌디드 형식입니다. 주일 저녁 프론트라인(Frontline) 예배는 2~30대인 X세대를 겨냥한 젊은 예배로서 2,000명 넘게 모이고 있습니다. 이 예배는 단순한 저녁 예배가 아닌 메인 교회와는 분리된 전담 목사와 스태프들이 섬기는 또 하나의 교회로 운영됩니다.

예배시설과 인력에도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었습니다. 2007년에 새롭게 건축한 예배실은 웬만한 대형 뮤지컬 극장만큼 조명과 영상, 음향, 시설 등이 완비되어 있었습니다. 무대 설치 스태프들은 주말 예배를 위해 매주 요청되는 무대세팅을 전담합니다. 두 명의 전임 엔지니어는 주말에는 메인 믹서실과 48트랙 대형 믹서가 완비된 모니터 믹서실을 책임지고, 주중에는 위성교회들의 음향 세팅을 책임집니다. 무대 매니저와 AD, FD는 예배의 모든 동선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세심하게 돕는 역할입니다.

콰이어 디렉터는 매주 목요일마다 진행되는 연습을 위해 모든 음악자료를 책임지고 한 달에 1회 콰이어가 참여하는 예배의 음악적인 면을 지원하고 특별 찬조 팀을 섭외하며, 관련된 프로그램을 3달 전부터 기획, 코디네이트 합니다.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이때 필요한 모든 음악의 오케스트레이션 편곡을 직접 담당하고 오케스트라를 지휘, 운영합니다.

위성교회들을 위한 인터넷 생방송과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군부대 병사들을 포함한 전 세계 2,500여명이 들어오는 인터넷 예배 운영을 위해 전용 인터넷 방송실이 완벽하게 구비되어 있으며, 생방송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전용선은 물론 대형 위성 접시안테나 3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주일예배 현장 중계를 위해 TV 스튜디오를 방불케 하는 비디오실과 매니저, 매주 마다 교회의 중요한 사역을 소개하는 비디오 프로덕션 사역팀까지 가동 되고 있었습니다.

2명의 풀타임 워십리더 가운데는 First Call의 유일한 남자 멤버였던 Marty McCall도 있었습니다. 그는 이 예배사역을 위해 6년 전에 음악의 도시 네쉬빌을 포기하고 이곳으로 이사했다고 하더군요.

문제는 이렇게 엄청난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는 예배임에도 불구하고 안식월로 쉬고 있는 론 목사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이 교회의 딱 부러지는 성장 동인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떤 날은 그저 잘 짜인 탁월한 예배의식에 관람객으로 참여하고 돌아가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9월 중순경 돌아온 론의 설교를 들으면서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았습니다. 그것은 2주 동안 반복해서 강조한 교회의 비전 “세속 도시인 워싱턴 DC에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지로 충격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희미한 촛불이 전광석화처럼 번쩍이는 깨달음으로 바뀐 것은 바로 안식월 마지막 주일이었습니다. 론 솔로몬 목사가 부자와 나사로 본문을 토대로 설교하는 중 자신의 최근 경험담을 나눈 부분을 그대로 소개해 봅니다.

“지난 안식월 기간에 아들이 있는 시카고에 다녀왔습니다. 하루는 묵고 있는 호텔에서 가족들과 저녁 뉴스를 보고 있는데 아들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아빠 제가 하는 말을 믿지 못하실 거예요. 이 호텔 로비에 랜디 잭슨(Randy Jackson)이 있어요.”(주 - 미국 최고 인기의 전미 노래자랑 프로그램인 American Idol의 심사위원) 저는 이 말을 듣는 순간 제 간증 CD를 들고 밖으로 튀어 나갔습니다. 헐렁한 반바지 차림에 윗도리마저 제대로 입을 새가 없었습니다. 저는 아메리칸 아이돌의 팬이거든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로비로 갔는데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는 1층 로비, 식당, 복도 등 구석구석을 다 뛰어 다니며 찾아보았지만 그는 이미 떠나고 없었습니다. 저는 순간 하나님께 원망했습니다. ‘하나님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어떻게 같은 호텔에 있었던 랜디 잭슨을 못 만나게 하실 수가 있어요?’ 투덜거리며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

다음날 주일예배를 마치고 오후에 호텔로 돌아와서 쉬고 있을 때 또 아들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아빠 믿지 못하시겠지만, 랜디가 진짜 1층에 있어요.” “농담이지?” “아니에요. 지금 제 코앞에 있어요,” 저는 즉시 CD를 들고 방문을 박차고 뛰어 내려갔습니다. 로비에 도착해보니 정말 그곳에 랜디와 그의 아내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니 제가 지금까지 본 가장 큰 경호원이 랜디와 제 사이를 가로막았습니다.

그때 대화를 마친 랜디가 저를 보고 경호원에게 괜찮다고 하며 다가왔습니다. 저는 다가가 악수를 하며 말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랜디 잭슨, 저는 론 솔로몬 목사입니다. 저는 유대인인데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여기 제 인생 이야기가 담긴 CD가 있습니다. 제가 어떻게 예수를 만났고, 그분이 제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자세히 담겨 있습니다. 이 CD를 꼭 한 번 들어보세요.”

대화가 오가는 사이에 우측에서 또 한 사람이 다가오는 느낌이 들어서 돌아보니 바로 사이몬 코웰(Simon Cowell)이 코앞에 서 있었습니다. 나는 다시금 놀라서 말했습니다. “사이몬, 당신이 여기에 계신 줄 알았으면 제 CD를 하나 더 가져왔을 텐데 아쉽네요.” “괜찮아요. 랜디하고 나눠서 듣죠 뭐(That's OK, we will share).”

불과 2-3분 안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여러분 가운데는 도대체 왜 그렇게 미련한 짓을 했냐고 비웃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자신 있게 대답합니다. 하나님은 단 한 사람이라도 지옥에 가지 않기를 바라십니다. 호텔에서 지나치던 사람, 10년 동안 한 사무실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이 나중에 지옥에서 나에게 불평할 수 있습니다. “그때 그 호텔에 함께 있을 때, 그때 사무실에서 10년을 같이 지내면서 예수에 대해 왜 단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어?” 바로 나의 무관심 때문에 사람들이 지옥에 가지 않도록 그런 멍청한 짓을 한 것입니다.”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했습니다.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바보 같은 행동이라도 불사하는 그의 열정이 제 가슴을 때렸습니다. 한 영혼이라도 지옥에 가지 않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마음, 그 애타는 마음이 론 솔로몬 목사의 영혼을 울리는 메시지로 가슴에 다가왔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찾고 있었던 질문에 대한 대답이 전광석화같이 해결되었습니다. 이 교회의 성장의 핵심 동인은 바로 론 목사의 뜨거운 ‘구령의 열정’이었습니다.

제 아무리 완벽한 시스템과 장비, 팀 구성, 시설, 프로덕션을 구비해 놓아도 예배의 본질인 하나님의 마음과 복음의 열정이 없다면 그 예배는 죽은 예배입니다. 결국 예배의 성패는 하나님의 심장을 경험한 평신도, 목회자, 예배인도자의 태도에 의해 좌우됩니다.

하나님의 임재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역사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예배인도자의 거룩한 갈망, 하나님에 대한 위대한 기대감, 불붙는 구령의 열정에 의해 좌우됩니다. 왜냐하면 예배는 하나님의 계시에 대한 성도의 반응이고, 그 응답에 대한 하나님의 반응으로 이루어지는 쌍방향 만남의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응답하시는 하나님의 충만하신 존재가 성령의 감동으로 예배자의 가슴 가득 임하게 됩니다. 예배자의 열정, 이것이 예배의 현장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가슴으로 깨닫는 주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