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는 이단 논쟁을 찾아 보기 쉽지 않다. 미국 교회 역시 정통교리에서 어긋난 잘못된 교리를 가졌거나, 기독교를 빙자해 반사회적 집단화 되는 종교집단에 관해서는 ‘이단’이란 이름으로 경계를 결코 늦추지 않지만 그들을 찾아내 정죄하고 매도하는 일에 극성스럽게 열을 올리지는 않는다. 그만큼 미국 사회가 종교적으로 개방돼 있기 때문이라 보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더 정확한 이유는 오랜 미국의 기독교 역사와 전통이 이미 스스로 이단을 검증해 내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사회는 정교분리의 원칙에 따라 잘못된 교리에 관해서는 철저히 신학적인 면에서 고찰하고 토론하는 성숙함을 갖고 있으며 잘못된 행동에 관해서는 철저히 사회적 심판을 받게 한다.

한국은 요즘 때아닌 이단 논쟁으로 뜨겁다. “누가 이단이다, 아니다”를 말하는 논쟁이 아니라 그 누군가를 이단이라 말하던 사람의 자격에 관한 논쟁이다. 오랜 기독교 역사 속에서 나름의 지혜를 가진 미국 교회와 달리 한국 교회는 특정 몇몇 인사가 종교 경찰을 자처하며 기독교 이단 논쟁을 주도해 왔으며 이들의 판단이 곧 한국교회의 판단인양 과도히 포장돼 왔다. 한 교계 언론에 따르면, 일부 이단 감별사들은 자신이 몇 명이나 이단을 만들었나를 공공연히 자랑하고 다니면서 수십개 한국교회들로부터 ‘사이비이단대책비’라는 명목으로 매달 작게는 1백만원 이상, 크게는 1천만원 이상을 정기적으로 받아 왔다고 한다. 이들은 이단으로부터도 수천만원 돈을 받았으며 나중에 이것이 문제가 되자 되돌려 주는 해프닝까지 발생했다.

요즘 한국교회에서 문제가 되는 두 이단감별사는 최삼경, 박형택 목사다. ‘이단제조기’라는 별명까지 갖고 있는 최삼경 목사는 수십여 교회와 단체를 이단으로 정죄한 장본인이지만 정작 자신이 속한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로부터 ‘삼신론자’로 이단 규정을 받은 인사다. 그는 삼위일체를 부인하며 “하나님은 세 영들의 하나님이시다”라는 주장을 펼쳐 통합총회 87차 총회에서 이단으로 규정됐다. 그는 자신의 삼신론에 관해 단 한차례의 해명이나 사과없이 오히려 “그같은 주장이 삼신론이라면 나는 삼신론자가 되겠다”고 호언하는 등 방자한 태도를 보여 왔다. 게다가 그는 자신이 설립해 상임이사로 있는 <교회와신앙>이란 잡지에 2005년 6월 30일, 7월 15일 “예수님이 월경없이 태어났다는 말 속에는 예수님의 인성이 부정되고 만다”면서 오히려 “예수님은 마리아의 월경을 통해 태어났다”고 주장했다. 이 글에는 목회자로서 입에 담기조차 힘든 저속한 표현들이 여과없이 담겨 있다. 그의 월경잉태설은 기독교 신학의 핵심인 무죄잉태설과 성령잉태를 부인하는 이단 사상으로, 예장 합동총회에서도 제91차 총회에서 “정확하지 못한 말이요 불필요한 사색”이라고 지적된 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1>, <관련기사 보기-2>, <관련기사 보기-3> 일각에서는 최 목사의 이 주장이 통일교 식의 성적 모티브로 발전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일고 있다. <관련기사 보기-4>

최삼경 목사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박형택 목사는 올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총회에서 여러 교회와 기관, 단체를 이단으로 규정한 인물이다. 그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몇몇 교계 언론에 글을 기고하곤 있지만 어디에도 자신의 학력을 시원스레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평소 자신이 총신대와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를 졸업했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본지 확인에 따르면, 총신대 측은 박형택 목사가 총신대를 다닌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의 경우 다닌 적은 있지만 이 때는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가 교육부 인가를 받기 전이다. 이에 대해 박 목사는 “(총신대가 아닌) 총회신학원을 다녔고 입학 전에 H대를 졸업했다”고 말을 바꾸었다. H대는 “박 목사는 S대를 3년간 다닌 후 우리 학교로 편입해 2년만에 졸업했다”는 기록을 제시했다. 그 기록에는 S대에서의 학점까지 기록돼 있었다. 그러나 S대에 확인한 결과, 54년부터 85년도까지 이 대학 재적부엔 박형택이란 이름조차 없었다. 그의 고교 학적부에는 그가 엉뚱하게도 서울신학대학에 진학했다 기재돼 있었다. 어떻게 S대를 다니지도 않은 박 목사가 S대를 3년간 다닌 학점을 갖고 H대를 졸업했을까? H대측 담당자는 “만일 서류를 위조해 입학했다면 졸업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교계 관계자는 “학력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올바른 신학적 소양을 가지고 목회를 잘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만일 사문서를 조작을 통해 학력을 위조했다면, 그것은 중범죄이다. 또한 공인으로서 타인에 대한 무분별한 이단 정죄를 일삼아 많은 폐해를 야기한 자가, 정작 자신의 학력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피하고 보호요청이나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박 목사는 과거 모 교회에서 잠시 목회한 적이 있으나 지금은 교회를 담임하지 않고 있다. <관련기사 보기-5>, <관련기사 보기-6>

삼신론에 월경잉태설을 주장하는 이단과 학력 위조 의혹을 받는 인사들이 한국교회에서 활개를 치며 십여년이 넘도록 활동할 수 있었던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는 “내가 이단이라고 규정한 것을 당신이 아니라 하면 당신은 이단 옹호자”라는 족쇄를 거는 그들의 수법이다. 그래서 한국교회에는 이단이란 규정 외에도 이단 옹호, 이단 가능성이란 수상한 규정까지 생겨났다. “당신도 이단이 되기 싫으면 가만히 있으라”는 식의 강압에 감히 도전할만한 용기있는 목회자가 많지 않았단 이야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요즘 통합총회 내에서는 부총회장 후보이자,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등을 역임한 김창영 목사처럼 뜻있는 인사들이 최삼경 목사에 제동을 걸고 있단 점이다. <관련기사 보기- 7>, <관련기사 보기-8> 최근에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도 최삼경 목사의 무차별 이단 정죄에 통합총회가 행동을 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관련기사 보기-9>

또 하나는 제도적 안전장치다. 최삼경 목사는 통합총회 87차 총회에서 자신이 이단으로 규정되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로 들어와 이단상담소장을 맡으며 자신의 측근 인사를 자신이 담임하는 교회에서 월급을 주며 한기총 이단상담소 간사로 채용했다. 그는 이단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독식하고 이단상담소, 이단대책위원회 등을 사조직처럼 운영하며 자의적 잣대로 수많은 이단을 한기총의 이름으로 규정했다. 각종 조사 및 결의, 공문서 작성, 인사 문제 등 모든 것은 최삼경 목사와 그의 측근들에 의해 좌지우지됐으며 다른 위원들이나 관계자들의 반대 의견은 철저히 묵살되고 과반수 결의 원칙조차 최삼경 목사 앞에서는 효과가 없었다. <관련기사 보기-10> 한편, 그는 최근 통합총회의 교단 내규까지 어기면서 자신과 가까운 동향 출신의 노회 인사에게 압력을 가해 통합총회 이단대책위원회 서기로 복귀했다. 통합총회 인사들 중엔 이 불법 인사에 대해 자체 조사와 감사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역시 그들의 조사 방식이다. 과거 2007년 교회연합신문 강춘오 발행인은 <한국기독교 1백년사에 나타난 이단 사이비 논쟁>이란 세미나에서 최삼경, 박형택 목사의 이단 제조 과정을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11> 이를 인용하면 “소위 이단 연구가 혹은 이단 감별사가 어느 날 자신과 좀 다른 표현을하는 인물이나 집단에 대해 부정적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곧바로 책상 앞에서 한 편의 네게티브 아티클을 만들게 된다. 이 아티클을 자신이 발행하는 매체에 올린다. 그리고는 이 글이 어디에 발표되었다면서, 자신이 이단대책위원으로 있는 자파 노회에 정식으로 아무개가 이단인 것 같으니 ‘조사해 달라’는 청원을 한다. 그러면 그 노회의 이대위는 그의 청원대로 노회 회의를 통과시켜 자파 총회 이대위로 보낸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총회 이단대책위원회(이대위)에도 바로 그 글을 쓴 장본인이 그 자리에 앉아 있다. 총회 이대위의 조사위원이나 연구위원의 활동은 사실상 형식적인 것이고, 그 특정인 이단 연구가 혼자 생각을 그대로 총회까지 통과시켜 “총회에서 아무개를 이단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한다. 그러면 그때부턴 책상 앞에서 글을 쓴 그 이단 연구가는 쏙 빠져버리고 ‘아무개 총회가 이단으로 결의했다’고 하여 전국교회가 그를 이단으로 인정하게 된다. 자신이 고발하고 자신이 연구하고 자신이 심판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후부터는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이 그 ‘아무개’는 교계에서 이단으로 낙인 찍히고 마는 것이다. 영향력있는 한 교단에서 이단으로 정리되면 그때는 너도나도 달려들어 이단으로 매도해 버린다. 왜 이단이냐고 물으면 ‘아무개 교단이 이단으로 결의했기 때문에 이단이다’는 대답이 전부이다. 그때부터는 그 ‘아무개’가 속한 교회와 교인 전부가 이단이 된다”다.

올해 최삼경 목사가 주도한 예장통합의 이단 결의, 박형택 목사가 주도한 예장합신의 이단 결의도 모두 이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들의 방식은 교계에서 “자신이 헌의하고, 자신이 조사하고, 자신이 결의하는 원맨쇼”라고 불리기도 했다. 한편, 최근에는 박형택 목사가 타 교단의 모 인사를 이단으로 규정하기 위해 노회 서기에게 자신이 만든 공문에 노회 도장 찍어 한기총에 보내라 요청한 사실이 알려졌다. 한기총이 노회의 공문이 아닌 총회의 공문을 요청하자 박 목사는 자신이 만든 공문을 노회에서 총회 이단 사이비 대책위원회로 보내라 노회 서기에게 요청했다. 실제로 자신이 이단을 규정하는 과정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는 증거다.<관련기사 보기-12>

그들은 먼저 자신들이 관련된 언론에 “누가 이단인 것 같다”는 정보를 흘린 후, 각종 음해와 음모성 기사를 양산한다. 그리고 언론들이 문제삼고 있으니 조사해야 한다며 교단이 조사할 것을 요청한다. 그리고 자신을 조사위원으로 위임해 달라 요청해 조사를 스스로 한다. 자신이 정보를 흘리고 조사를 헌의하고 조사를 담당하고 결론을 낸다. 조사 과정은 자신이 그동안 쓴 글과,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수준이지 신학적 소양을 가진 여러 조사위원들이 조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리고 이것을 조사위원들의 결의인 것으로 포장해서 총회에서 결의를 이끌어 낸다. 최삼경 목사, 박형택 목사의 이단 보고서를 보면, 여러 위원들의 평가나 종합적 의견, 증거자료가 전무하며 대다수 자신들이 관련돼 있는 신문의 음해성 날조 기사와 자신들의 자의적 판단만이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최삼경 목사 역시 통합총회 이대위 서기와 전문위원이라는 직분을 이용해 이단대책위원회가 결의하지도 않은 내용을 임의로 통합총회 보고서에 삽입해 결의를 이끌어 냈다. 이 과정에서 이대위의 결의가 없었음은 물론이고 연구분과위원장도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김창영 목사는 “결의권도 없는 전문위원이 실행위원회의 결의도 거치지 않고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자신의 입맛대로 처리하여 총회에 보고한 것은 한마디로 총회를 우습게 알고 총회장과 총회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린 것뿐 아니라 하나님과 교회를 기만하고 특정 언론을 해꼬지 하려는 치밀한 계획 하에 이루어진 아주 부도덕하고 추잡한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대위와는 관계없이 최 목사 개인에 의해 조사되고 삽입된 보고서에 따라 통합총회는 그대로 이단규정을 내려 버렸다.

이런 자작극 이단 정죄의 희생자는 억울하게 이단으로 규정된 인사와 교회, 교단뿐 아니라 자작극이 일어난 교단의 소속 총대들이다. 아무 것도 알지 못한채 기만당한 대가는 공교단의 위신 실추, 연합 운동의 장애, 교단 결의의 대외적 악용 등 이루 셀 수 없다. 교단의 원로들이 사이비 이단 감별사들의 행태에 분노하며 교단의 행동을 촉구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한국교회에는 이단에 대한 경계뿐 아니라 사이비 이단 감별사들에 대한 검증까지 필요해졌다는 서글픔이 앞선다. 아울러 한국교회가 보다 성숙한 모습을 갖고 하나님의 공의로움으로 이단을 잘 판명, 검증함과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잘 지도, 계도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