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 활동이 어려워져 일정이 지연됐던 워싱턴지역 한인사 영문판이 마침내 발간됐다.

미주한인재단-워싱턴의 정세권 회장은 20일 우래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워싱턴지역 한인사 영문판 200권이 먼저 도착했다"며 "오는 24일 한성옥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적극적으로 홍보 및 판매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 회장은 "워싱턴지역 한인사 영문판은 전세계 한인동포들이 참조할 수 있는 귀한 자료라는 점에서 한국 정부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지난달 29일 한국 국회의원 회관에서 이윤성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김덕룡 국민통합 대통령 특보, 김영진 의원, 문상주 한국 후원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출판 축하연을 갖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강웅조 편찬위원장은 "정세권 회장의 비전과 집념, 리더십이 없었으면 영문판 발간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워싱턴을 중심으로 여섯개 지역의 한인사를 기록하려 했지만 리치몬드와 뉴폿뉴스 지역은 마감 기한까지 자료를 받지 못해 누락됐다. 그래서 버지니아 메릴랜드를 포함해 수도권 워싱턴 지역과 볼티모어, 웨스트 버지니아 지역의 자료들만 기록됐다"고 설명했다.

1년 2개월 동안 번역 작업을 감당하면서 오랜 번역 작업으로 목에 마비가 와 고생하기도 했던 이규원 번역위원장은 "영문판이 나와야 한인 1.5세와 2세들 그리고 그 후세들에게 또한 미국인들에게 한국인의 이민역사를 알릴 수 있겠구나 하는 사명감으로 시작했다. 선조들이 어떻게 어려운 이민생활을 극복했는지, 미국사회에 공헌한 것은 무엇인지, 어떤 희생자들이 생겼고 어떤 성공자들이 배출됐는지 영문판을 통해 알 때 그들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을 생각하니 이 책을 꼭 끝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번역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별히 이번 영문판은 한글판과는 달리 색인이 포함돼 2세들이 연구자료로 사용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색인 작업은 뉴욕라이프에 근무하는 황현준씨와 부인 배진아씨(워싱턴한인봉사센터에서 근무)가 번역작업이 끝난 후 4개월 동안 공을 들여 완성했으며 총 2,603명이 수록됐다.

영문판에는 모금에 참여한 명단도 모두 수록하고 있으며 200권을 먼저 워싱턴으로 우송하는데 대한항공이 특별후원했다. 그러나 워낙 기금 모금이 부진해 현재 1만 5,000달러 정도의 비용을 출판사에 갚지 못한 상태다.

정세권 회장은 "나중에 비용을 주기로 하고 나머지 800권도 배편으로 우송 중"이라며 "영문판을 열심히 판매하고 후원을 받는다면 미지급 대금을 갚는데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문판 발간 비용 마련을 위해 노바나 맥클린장로교회 등에서 건강 세미나 등을 열기도 했던 이은애 미주한인재단-워싱턴 부회장은 "영문판은 한민족의 우수성을 외국인들에게 알리고 1.5세와 2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정체성을 확립케 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