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구세군이 추수감사절 디너 행사를 한다면 모든 음식은 100% 우리가 후원할테니 필요한만큼 요청하세요.”
“혹시 내년에도 이 행사를 하나요? 그럼 그때도 우리 가족과 친지들이 와서 자원봉사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지난해 구세군 메이페어커뮤니티교회가 추수감사절에 지역주민을 위해 디너 행사를 연 후 미국사회의 반응들이었다. 메이페어와 알바니 지역을 중심으로 전단지를 돌리고 메이페어교회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주민에게 행사를 홍보했을 뿐인데 350명의 타민족들이 디너에 참여해 칠면조 등 추수감사절 음식을 즐겼다. 돌아갈 때는 구세군이 준비한 비누, 샴푸 등 선물도 한 보따리씩이었다. “추수감사절에 과연 사람들이 자신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고 이곳으로 올까”란 고민이 해소된 이유는 추수감사절이 더 쓸쓸하고 사랑에 목마른 이들이 아직도 우리 주변에 많았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추수감사절 디너 행사에서 사랑을 나눈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또 디너 행사를 빛낸 것은 120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이었다. 60여명의 미국인, 50여명의 구세군인들, 10여명의 한인들이 추수감사절 행사 며칠 전부터 팔을 걷었다. 디너 당일에 쉴새없이 부엌에서 나오던 칠면조와 푸짐한 음식, 웨이터, 웨이트리스를 자처한 이들의 음식 서빙과 음료수 리필은 120명 자원봉사자들의 나눔과 섬김의 덕이었다. 특히 당일에는 구세군 본부의 미국인 사관 및 한인사회 지도자들도 행사 현장에서 서빙을 담당하며 섬겼다. “추수감사절에 사람들이 올까”란 고민보다 더했던 것은 “과연 이날 사람들이 집에서 가족과 쉬지 않고 나와서 봉사할까”였다. 장호윤 사관은 “우리가 미국인들을 대상으로는 적극적으로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스스로 구세군 본부로 전화를 걸어 ‘내가 이번 추수감사절에 지역사회를 위해 도울 일이 없냐’며 물어 물어 행사를 도와 주었다”고 회고했다. 한 미국인은 할머니부터 손자까지 온 가족이 이 행사에 참여해 지역사회를 위해 섬기는 추수감사절을 장식했으며 “내년에도 돕게 해 달라”는 말을 남겼다. 왜냐면 나중에 미국인 자원봉사자가 예상 수치를 훌쩍 넘어서면서 더 이상 자원봉사자를 받지 않아야 될 상황까지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해에 행사를 위한 음식 기부에 참여했던 도미닉스는 3월부터 “올해 추수감사절 디너의 모든 음식은 우리가 후원하겠다”고 뜻을 전해 왔다. 추수감사절을 “즐기기”보다 “나누기”로 한 사람들의 사랑이 행사의 성공을 이끌어 낸 가장 큰 요인이었다.

▲구세군교회 관계자들이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행사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좌측부터 음악디렉터 김동명 정교, 담임 장호윤 사관, 정재식 정교, 프로그램 디렉터 이재구 부교
구세군교회는 지난해의 성공에 힘입어 올해는 5백명의 지역주민이 이번 디너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필요한 자원봉사자 수도 120명으로 추산된다. 기자회견에 나온 정재식 정교는 “한인들이 도와 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정 정교는 “우리 한인들이 처음 이민와 미국사회의 무료 영어 공부와 커뮤니티 서비스 혜택을 받으며 여기까지 성장해 왔다. 이제 우리 한인이 받기만 하는 커뮤니티가 아닌 주는 커뮤니티로 변화해야 할 시점이다. 많은 한인들, 특히 한인사회 지도자들이 이번 디너에서 지역사회를 함께 섬기자”고 강조했다. 정 정교는 “이번 행사에서는 한인 1.5세와 2세들을 참여를 늘려 온 세대가 지역사회를 섬기는 모습이 연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구세군 자선냄비 베네핏 콘서트를 추수감사절 디너에 이어 개최한다. 베네핏 콘서트는 매년 자선냄비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음악을 통한 모금 형식으로 자선냄비에 뜨거운 불을 지펴 왔다. 음악디렉터 김동명 정교는 “올해는 음식을 즐긴 후, 온 가족이 아름다운 음악도 감상할 수 있도록 디너 행사와 콘서트를 함께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구세군은 콘서트를 위해 정상급 한인성악가를 초청할 계획이며 구세군의 자랑인 브라스밴드도 맹연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어김없이 구세군의 추수감사절 디너가 열린다. 지난해 행사에 와서 사랑을 나눈 타민족 지역주민들
디너 행사는 11월 26일 목요일 정오에 시작돼 오후 3시까지 진행되며 음악회는 그 이후부터 1시간가량 이어진다. 이 행사를 위해 구세군은 음식 나눠주기, 행사 준비 및 정리, 요리 담당 등 분야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뜻있는 한인 기업들이 구세군의 사회사업을 돕는 의미에서 후원금 기부를 받고 있다. 기부하는 기업에겐 구세군의 각종 행사에 초대, 프로그램북에 광고, 대외 배너나 포스터에 기업 홍보, 세금 공제 등의 혜택이 주어지며 모든 후원금은 구세군의 사회 섬김 프로그램에 사용된다. 문의) 773-794-6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