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지역 한인교회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음악으로 하나됐다. 교단과 교파가 다른 13개 교회들이 찬송가부터 CCM까지, 아프리칸 토속 리듬 음악부터 레퀴엠까지, 뮤지컬 곡부터 부활절 칸타타까지 다양한 장르의 곡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데에 목소리를 모았다. 10월 4일 스코키 노스쇼어 퍼포밍아트 센터 1층, 2층을 가득 채운 각 교회 성가대와 청중들은 시카고 지역의 교회 연합사역에 희망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시카고 한인교회 역사와 29년을 함께 하면서 “이젠 성가대합창제도 위기다”라는 우려가 제기된 적도 있지만 올해는 시카고한인교회, 포도원교회 등 새로운 교회들의 참여와 더욱 수준 높아진 공연은 그 위기감을 단번에 해소시키는 듯 했다.

첫 무대는 복음장로교회가 한성령 전도사의 지휘 아래 잔잔하면서도 우리에게 익숙한 곡으로 장식했다. 복음장로교회는 <구주 예수 의지함이>와 <사랑의 주 예수>를 연달아 부르며 공연장을 채운 성도들로부터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그 후에 무대에 오른 시카고한인연합장로교회는 박정일 집사의 지휘 아래 흑인영가 2곡을 연주했다. 첫곡은 <내 손 잡아 줘요>이고 다음 곡은 〈Swing Low Sing Low〉였다. 〈Swing Low Sing Low〉는 흑인영가 〈When the Saints are Marching in〉과 〈Swing Low Sweet Chariot〉이 재즈풍으로 편곡돼 합쳐진 곡이었다. 한인들에게 비교적 유명한 흑인영가가 연주될 때, 흑인영가가 생겨난 배경처럼, 한인들의 이민생활의 어려움도 영가풍 리듬에 담겨 날아가 버리는 듯 했다.

시카고한인벧엘장로교회는 <전능의 주님>과 <주님의 크신 사랑이>를 김인선 지휘자의 지휘 아래 연주했다. 만물의 주관자이신 주님, 우리 삶의 주인이신 주님을 부드러운 리듬 안에 찬양한 <전능의 주님> 후에 연주된 <주님의 크신 사랑이>는 성가대가 특별 바디워십까지 준비해 박수를 받았다.

성가대합창제가 시작된 첫해부터 지난 29년간 단 2회를 제외하고 늘 참석한 갈릴리교회는 관록이 묻어나는 능숙한 연주로 박수를 받았다. <시편 27편>은 지휘자 신정철 목사가 직접 작곡한 곡이며 남성과 여성이 각자 소리의 특성을 살려, 고통 가운데 우리를 보호하시는 하나님을 장조, 단조의 조변화에 따라 노래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아프리칸 알렐루야>는 “Sing alleluia”라는 한 문장이 한 가지의 아프리칸 리듬으로 계속 반복되며 리듬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곡이다. <아프리칸 알렐루야>에서는 신 목사의 아들 데이빗 군이 북으로 아프리칸 리듬을 연주해 재미를 더했다.

은혜침례교회는 CCM <부흥>과 찬송가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를 고명희 집사의 지휘 아래 무대에 올렸다. 원곡에서 조금씩 편곡이 됐지만 두 곡 모두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곡이다. 고 집사는 “시카고에 그리스도의 새로운 부흥의 바람이 불었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섭리를 찬양하고자 이 두 곡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레이스교회는 하승범 집사가 <요셉의 비전>, 김근영 집사가 <예수님 찬양>을 지휘했다. <요셉의 비전>은 뮤지컬 곡으로 웅장함이 느껴지는 힘이 특징이며 고난 가운데에서도 하나님의 비전을 갖고 끝까지 달리자는 내용이었다. <예수님 찬양>은 우리가 부흥회나 집회에서 늘 친숙하게 듣던 그 곡이 편곡된 것이었다. 현대적 감각의 전반부와 후반부 사이에 우리에게 친숙한 멜로디인 “예수님 찬양, 예수님 찬양, 예수님 찬양합시다”란 멜로디가 삽입되며 전능하신 하나님이신 예수님을 찬양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올해 처음 성가대합창제에 참여한 시카고한인교회는 진철민 집사의 지휘로 <기쁜 노래 불러 주를 찬양하라>와 <오 깊고 넓은 주의 사랑>을 연주했다. 첫곡은 피아노 작곡가인 조셉 마틴의 곡이라 경쾌하고 흥겨운 피아노 리듬과 아름다운 가사가 포인트였다. 두번째 곡은 15세기 라틴어 찬트의 가사를 고쳐 오르간과 성가대가 함께 찬양하는 곡으로, 작곡가 팃컴이 편곡한 곡이다. 행사장에 오르간이 없어 이번에는 피아노와 성가대로만 연주됐지만 곡의 특성인 장엄함과 성가대의 화음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역시 처음 성가대합창제에 참여한 포도원교회는 <주의 기도>, <주의 모든 일에 감사드리며> 두 곡을 올렸다. 정영재 전도사가 지휘한 이 두 곡은 모두 한국인이 작곡한 곡이기에 한국인의 정서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었다. 첫 곡은 주기도문의 내용을 가사로 하면서 주님의 뜻을 높이길 원한다는 내용이며 다음 곡은 모든 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하자는 내용으로 두 곡의 내용이 서로 연결됐다. 특히 두번째 곡은 화성과 리듬의 변화가 주목할만했다.

순복음시카고교회는 홍명헌 지휘자의 지휘 아래 <영광송>과 <주님의 크신 은혜 놀라와라>를 불렀다. <영광송>은 맑은 하늘과 들에 핀 꽃, 익어가는 곡식에 감사하는 추수감사절을 위한 곡으로 갑자기 서늘해진 시카고의 가을과 한국의 추석에 딱 맞는 곡이었다. <주님의 크신 은혜 놀라와라>는 주님의 사랑을 듀엣으로 시작해 4성부로 전개하는 웅장한 합창을 선보였다.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는 정춘남 집사의 지휘로 모짜르트의 레퀴엠 중 <눈물의 날이여>와 <영원한 안식을 주옵소서>를 연주한다. 이 곡은 전형적인 폴리포니 형식의 곡이므로 소프라노, 앨토, 테너, 베이스 4부가 어우러지는 한 색상의 연주가 주목받았다. 제일교회는 연주가 쉽지 않기로 꼽히는 모짜르트의 레퀴엠을 정교하고 섬세하게 연주해 내는 기염을 토했다.

유한성 집사가 이끈 레익뷰장로교회는 찬송가 <내 평생에 가는 길>을 변주형식으로 연주했다. 그 다음 곡 <기뻐하라>는 앞의 곡에서 강조된 부드럽고 화성적인 아름다움을 경쾌하며 활기참으로 반전시키며 흥을 돋우었다. 레익뷰교회는 “아름다움과 기쁨으로 찬양하며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을 목표로 이 두 곡을 준비한 바 있다.

성상철 음악사역자가 지휘한 한미장로교회는 <평생토록 찬양>과 <내 주의 은혜 강가로>를 준비했다. <평생토록 찬양>은 빠른 템포와 리드미컬한 경쾌함이 눈에 띠는 곡이다. 평생토록 신나게 찬양하겠다는 소망의 표현을 곡조에 담은 이 노래는 청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내 주의 은혜 강가로>는 기존의 복음성가 <내 주의 은혜 강가로>를 편곡한 것으로 고전적인 서정적 멜로디에 현대적 감각이 더해진 솔로와 여성 합창 부분이 포인트였다. 곡의 끝부분엔 <문들아 머리 들어라>가 삽입되며 웅장함을 더해 주었다.

구세군메이페어커뮤니티교회는 이정엽 부교의 지휘 아래 〈Total Praise〉와 〈I am〉을 연주했다. 고전적인 감각과 현대적 감각이 동시에 조화를 이루는 〈Total Praise〉는 시편 121편 1-2절을 가사로 하고 있으며 하나님을 웅장하게 찬양하는 곡이다. 〈I am〉은 칸타타 편곡자로 유명한 David T. Clydesdale의 부활절 칸타타 〈I am〉의 피날레 부분으로 찬송가 <무덤에 머물러>, <온 천하 만물 우러러> 등 익숙한 찬송가 곡조를 많이 만날 수 있으며 절대자 하나님을 극적인 형식으로 찬양하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역시 메이페어교회는 교회의 자랑인 브라스밴드가 함께 연주했다. 어린이부터 청소년, 청장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한인, 히스패닉 등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메이페어 브라스밴드의 연주는 〈Total Praise〉와 〈I am〉을 더욱 웅장함으로 장식했다.

제29회 성가대합창제의 대미는 13개 교회 성가대가 모두 무대에 오르고 모든 관객이 기립한 가운데 은혜침례교회 고명희 집사의 지휘로 <할렐루야> 합창하며 맺었다. 이번 성가대합창제에서는 각 교회가 무대를 준비하는 동안 담임목회자들이 진행자와 인터뷰를 하며 교회를 소개하는 시간이 있어 시카고 지역 성도들이 각 교회에 관해 더욱 이해를 넓히는 시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