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WCC)의 새 총무에 노르웨이 출신의 울라프 F. 트비트 목사(Rev. Dr. Olav Fykse Tveit, 49)가 선출됐다. 아시안 최초로 최종 총무 후보에 올랐던 한국의 박성원 목사는 아쉽게도 비교적 큰 표차로 당선에 실패했다.

WCC 중앙위원회가 개최되고 있는 스위스 제네바 에큐메니칼 센터에서 27일 밤 11시경(현지 시각) 실시된 총무 투표 결과 트비트 목사는 81표를, 박 목사는 58표를 얻어 23표차로 당락이 결정됐다.

이는 당초 박 목사의 당선이 유력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엎은 결과로, 트비트 목사의 당선에는 출신국인 노르웨이를 비롯, 독일, 스웨덴, 덴마크 등 유럽교회의 전폭적 지지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회 역사상 최초로 WCC 최종 후보에까지 오른 박 목사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의 제3세계 교회로부터 지지를 받았지만, 전통적으로 에큐메니칼 운동을 주도해 온 유럽교회의 높은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사무엘 코비아 총무를 이어 향후 세계 에큐메니칼 진영을 이끌어 나가게 될 트비트 목사는 2002년부터 노르웨이 루터교회 국제 에큐메니칼 협력위원회 위원장으로 섬겼으며, WCC 신앙과직제위원회 위원과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에큐메니칼 포럼 의장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당선 소감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으로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세계 교회와 함께 할 일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많은 기도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로마 가톨릭과의 좋은 협력 관계를 맺어갈 것 등을 언급했다.

한편 이번 중앙위원회에서 총무 당선과 2013년 총회 유치를 목표로 했던 한국교회 대표단은 총무 당선 실패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총회 유치에 남은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한국은 총회장소 후보로 부산 벡스코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27일 총무 투표에 앞서 실시된 총회 유치 실사단 보고에서 한국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의 부산과 시리아의 다마스커스, 에디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가 최종 후보지로 올라 있다. 개최지 투표는 오는 1일 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