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트릿의 계절입니다. 우리 교회 리트릿도 이제 다음 주로 다가왔습니다. 모처럼 온 성도님들과 교회를 떠나 대자연의 품속에서 2박 3일을 함께 보내는 수양회를 앞두고 저는 마치 수학여행 떠나는 여고생들처럼 들뜹니다. 리차드 포스터는 이렇게 말합니다. "리트릿은 우리를 본향으로 부릅니다. 평화와 고요함과 확신의 고향. 소망과 우정과 솔직함이 있는 집으로 우리를 부릅니다. 수용과 친밀감과 기쁨의 집으로 우리를 부릅니다." 이 같은 리트릿을 우리는 누구나 동경합니다.

리트릿은 개인이나 단체가 육체적으로나 영적으로 재충전되기를 소원하며 외부에 방해받지 않는 공간속에 들어가 영성 훈련을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 마디로 수양회를 가는 이유는 우리가 회복되고 새로워지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리트릿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회복되고 변화받기를 갈망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 같은 간절함과 사모함으로 리트릿에서 제공하는 모든 영성 훈련을 받는다면,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예기치 않은 선물을 수양회기간 동안 우리 각자를 위하여 준비해 주셨을 것이고, 우리는 절대로 실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바쁜 도심지의 현대인들이 리트릿을 위해 시간을 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러나 에밀리 그리핀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것을 할 시간이 전혀 나지 않을 때, 그 때가 바로 모든 일정을 미루고 기도하기 위해 한적한 곳을 찾아야 할 때이다. 꽉 찬 일정으로 그것이 도무지 불가능할 때, 그 때가 가장 리트릿이 필요한 때 인 것이다."

리차드 포스터는 리트릿에 필요한 영성 훈련을 크게 3 가지로 분류합니다. 이번 우리 교회 수양회에서 다루어질 훈련의 내용들은 그가 제안하는 기본적인 3가지 영성 훈련을 골격으로 계획되었습니다. 먼저는 내적 훈련입니다. 말씀 묵상과 기도가 이에 포함됩니다. 특히 개인 큐티 시간을 갖고 묵상의 내용을 글로 써보는 훈련을 시도할 것입니다. 헨리 나우엔은 글쓰기의 위력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글쓰기는 우리 안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를 밝혀준다. 글을 씀으로써 얻는 가장 깊은 만족은 우리가 글을 쓰기 전에는 자각하지 못했던 내면의 새로운 공간을 열어준다는 바로 그 사실이다."

다음은 단순한 삶, 복종, 봉사 등을 포함하는 외적 훈련입니다. 이번에 우리 교회 수양회 장소인 Camp Joy El 은 자연 속에 한적하게 파묻혀 있는 참으로 아름다운 수양관입니다. 그러나 어쩌면 이곳에서 우리는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하고 익숙했던 문명의 이기들을 절제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간편한 옷차림, 소박한 식사 등을 통하여 불편함을 참는 단순한 삶의 훈련이 시도될 것입니다. 또한 수양회 모든 스케쥴과 방침에 순종하는 복종훈련, 주변의 성도님들을 부지런히 섬기는 봉사의 훈련 등을 통하여 우리는 복종과 섬김 후에 하나님께서 예비하시는 뜻밖의 은혜와 기쁨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또한 고백, 예배, 찬양, 놀이 등을 포함하는 공동체적 훈련입니다. 서로 소원했던 분들에게 먼저 다가가 용서를 빌고 우정을 고백하는 고백의 훈련, 시간 시간 예배를 드리고, 자연 속에서 만나는 창조주 하나님을 흠뻑 찬양하며, 함께 뛰놀면서 마음껏 서로를 기뻐하는 놀이시간 등을 통한 공동체 훈련이 있을 것입니다.

이 모든 훈련들 속에서 우리가 가장 신뢰해야 할 분은 물론 성령님이십니다. 성령님께서는 사모함의 정도와 훈련에 대한 복종을 통하여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은총들을 서프라이즈 선물처럼 각자에게 부어주실 것입니다. 예상치 않는 순간, 우리를 그다지도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새롭게 만나며 감격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리트릿은 신앙생활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우리 교회 12년 역사의 수양회들이 이를 증명합니다. 부디 새로운 시작과 회복이 있는 은혜 풍성한 이번 우리 교회 하기 수양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