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세상을 떠난 미국의 한 시인이 병상에서 읊었던 시 한 수를 읽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는 지난 6월 8일 소천한 정신병의사이면서 시인인 Kenneth Paul Gorelick입니다. 그는 일생동안 현대의 고질병인 인간의 정신병을 시를 통하여 영적인 치료를 하는 시치료술(Poetry Therapy)을 시술하여 시치료계에 크게 공헌한 정신병의사이며 동시에 스스로 시작활동을 열심히 한 시인이었습니다.

시치료란 시적인 상상과 아름다움을 통하여 영적인 은혜로움을 마련함으로서 약물로 할 수 없는 인간의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의료술의 한 분야입니다. 시치료는 1세기 로마시대부터 있어왔고, 현재 미국에 ‘국가시치료연합회’(National Association of Poetry Therapy, 1970, 1980)가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에도 ‘한국시치료연구소’(2002, 2003)가 설립되어 시치료활동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Gorelick는 2007년 뇌수술을 받고 회복하는 병실에서 창문밖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자기자신의 병의 완쾌를 바라면서 다음과 같은 영적인 시를 읊었습니다.

선물, 행운, 사랑 케넷스 폴 고어리크 작
되돌아 보니 내 생애는 올바르게 살아왔다고 느낀다
이것 아니면 저것이 더 나았으리라 제2차 추측을 하지 않고,
더 높은 산들을 올랐으리라던 고통 없이.
너그러운 여유로운 심정안에 스스로 머물러
지금까지 있었던 것들에 대한 감사와 경의로 가득찼다,
선물, 행운, 사랑에 대한.

The Gifts, the luck, the love by Kenneth Paul Gorelick
Looking back I feel my life has been right
No second-guessing that this or that might have been better,
No ache that I might have climbed higher mountains.
I am in a generous leisurely mood with myself
Filled with gratitude and awe for what has been,
The gifts, the luck, the love.

이 시는 인간의 생애근본이 무엇인지를 새삼스럽게 묵상케하는 영적인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먼저 시인은 지금까지 살아 온 자기의 생애가 올바르고 적절하고 바로 알맞는 것이었다는 것을 감지합니다. 누구나 생각하듯이 이렇게 살았으면, 저렇게 살았으면 더 좋은 삶을 살았을 터인데 하는 2차적인 환상을 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자기가 겪은 고난보다도 더 깊고 더 심한 어려움을 견디어야 했을지 모르는 아픔을 맛보지 않고 살아 온 자기의 삶 말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자기자신의 평온하며 여유있는 관조의 세계에 젖어들어 자기에게 지금까지 주어진 삶의 내용들, 아니 생애자체에 대한 감사와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음의 영적 포만을 만끽합니다.

시인이 영적 포만을 만끽하는 삶의 내용, 생애자체는 무엇입니까? 그 것은 바로 ‘선물’, ‘행운’, 그리고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생애란 하나님이 주신 선물입니다. 누구에게나 생애는 대가없이 주어진 선물, 즉 성경적으로는 성령의 은사입니다.

그리고 선물/은사는 나의 기호에 따라 고르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그의 섭리와 뜻에 따라 선택하여 나에게 내려 준 것이므로 비록 나에게 주어진 선물/은사가 보기에는 보잘것없고 평범하게 보인다고 할지라도 하나님이 꾸미시는 우주적인 설계의 틀안에서는 가장 적합한 요소라는 것입니다.

또한 인간의 생애는 누구에게나 던져진 행운, 하나님이 나에게 마련해 주신 기회입니다. 기회는 행위의 자유를 의미합니다. 행위의 자유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옳은 삶을 살아 갈 수도 있고 옳지 않은 삶을 영위할 수도 있습니다.

주어진 선물/은사, 마련되어진 기회인 인간의 생애를, 주시고 마련하신 하나님이 가장 바라시고 기뻐하시도록 살아가는 방법과 본질은 무엇입니까? 그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사랑입니다. 즉 나에게 주어진 선물/은사와 기회를 하나님의 뜻과 목적에 가장 알 맞게 활용하고 운영하는 방법이요 본질은 사랑이라는 말입니다.

사랑은 선물/은사를 활용하는 가장 좋은 길, 최고의 방법입니다. 바울은 성령의 은사를 열심히 설명하고 나서 그 것들을 활용하는 제일 좋은 길은 바로 사랑이라고 역설하였습니다. 내가 받은 선물과 은사가 아무리 위대하고 휼륭하다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또한 사랑은 기회/자유의 본질입니다. 자유가 없으면 참된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강제로 자유의사없이는 사랑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사랑이 없으면 자유는 악으로 빠지게 됩니다. 바울은 자유를 육체의 기회로 삼지 말고 사랑의 기회, 즉 사랑으로 종노릇하라고 권장합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시면서 자유를 주신 것은 바로 참된 사랑을 하라고 하는 창조의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갔을 Kenneth Paul Gorelick시인의 시를 묵상하면서 하나님이 주신 선물/은사이고, 하나님이 마련하신 기회/자유인 우리의 삶을 가장 좋은 길이며 본질인 사랑의 삶으로 살아 가도록 애써 보는 것이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이 아닐까하고 다짐해 봅니다.

(백 순, 미국노동성선임경제학자, 글로발소사어티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