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플로리다의 게인즈빌 침례교회에서 수양회를 인도하고 있습니다. 미국 생활을 한 지 꽤 오래 되었지만, 플로리다 땅을 밟아보기는 처음입니다. 이곳 날씨는 매우 덥습니다.

이 교회를 담임하고 계신 분이 손희영 목사님이신데, 그분의 독특한 이력과 깨어있는 말씀 때문에 깊이 교제하기를 원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작년에 저를 수양회 강사로 불러 주셨고, 저는 우리 교회 부흥회 강사로 와 달라고 초청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약속을 지켰는데, 손 목사님은 약속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분에게 안과 질환이 있는데, 얼마 전에 한 치료가 잘 못 되어 벌써 3주일째 설교를 하지 못하고 계십니다. 손목사님은 무리해서라도 우리 교회 부흥회에 오시려 하셨지만, 저는 눈의 문제이므로 무리하지 마시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손 목사님은 약속을 지키지 못하신 것에 대해 교우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전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기회를 주신다면 건강을 회복하여 섬기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가을철 부흥회를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집회를 올 때마다 교우들의 기도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낍니다. 저 홀로 이곳에 와 있는 것이 아니라,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교우님들과 함께 이곳에 와 있는 셈입니다. 저 혼자 설교하는 것이 아니라 교우님들과 함께 설교하는 셈입니다. 그러니 혹시 집회를 통해 좋은 열매가 맺어진다면, 그것은 제 공로가 아니라 성령님의 공로요 교우님들의 공로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집회가 끝나면 주일 오후에 곧바로 Norfolk으로 날아가 버지니아 연회에 참석할 것입니다. ‘연회’(Annual Conference)란 1년에 한 번씩 한 지역의 연합감리교회 목회자들과 평신도 대표들이 모여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1년을 계획하는 모임입니다. 감격스러운 예배도 있고, 열띤 토론도 있고, 반가운 만남도 있습니다. 이번 연회의 주제는 ‘더 다양한 사람들을 전도하자"("More Diverse People")는 것입니다. 버지니아 연회의 교회들은 아직도 대부분 백인 중심입니다. 버지니아의 인구는 점점 다양해져 가는데 교회들은 여전히 백인 중심으로 남아 있다면, 교회가 교회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 와싱톤한인교회는 버지니아 연회에 공헌할 것이 많습니다. 먼저, 우리 교회가 성령 충만한 공동체로서 성숙해져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버지니아 연회에 대한 첫 번째의 공헌입니다. 그같은 생명력으로써 연회 안에 있는 다른 교회들과 함께 하나님 나라를 위해 힘써야 할 것입니다.

이번 연회에서는 지난 3년 가까이 대학부와 교육부 전체를 섬기셨던 이기천 전도사님이 안수(commissioning)를 받고 영어 대학부와 성인 영어부(VOPC) 담임목사로 파송 받으십니다. 하나님의 은총과 축복을 빌어 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무사히 귀환하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6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