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휄로쉽교회에서의 자선 콘서트에 이어 14일 그레이스교회에 또 다시 선 조하문 목사의 표정은 밝았다. 그레이스교회 본당의 5백 좌석이 다 채워져서가 아니었다.

학창시절 TV에서나 볼 수 있던 그가, 왠만한 가요 프로그램의 1위를 휩쓸던 그가 음악을 그만두고 신학을 공부한다는 말을 듣고 안타까움과 기대가 교차했다. 그의 음악을 더 들을 수 없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었지만 하나님께서 크리스천이 된 그를 어떻게 이끌어 가실지 적지 않게 기대됐다. 그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났던 것은 2000년이었다. 그때 그는 아직 신학 공부 중이어서 목사는 아니었다. “전도사님. 음악을 왜 그만 두시고 목사가 되려 하세요?”, “그건 다 과거 일이고 지금 내가 주님 앞에 새로운 삶을 받았으니 새롭게 살아야지. 더 묻지 마세요.” 그가 한국 새빛맹인선교회에서 부교역자로 목회하다 2003년 캐나다 이민목회를 시작하면서 그의 모습을 한동안 볼 수 없었다.

그러다 2006년 6월 한국 새빛맹인선교회의 한 자선공연에서 우연히 그를 다시 만났다. 하나님은 인기 절정의 가수에게 하나님 결핍증을 주어서 스스로 쓰러지게 한 후, 목회자로 뽑아서 교회에서조차 소외받는 시각장애우들을 위해 일하게 하고 계셨다. 더 신기한 것은 이 자리에서 그가 노래를 부르고 있더라는 사실. 신학을 공부하는 동안 목소리를 잃어 버리면서 그는 더 이상 노래할 수 없게 됐다. 이제 가수 생명은 끝나고 목회만 전념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목소리가 회복된 그는 세상 노래를 접고 그 자리에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열창하고 있었다. 이 공연은 한국 일간지들도 보도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그의 공연 수익금은 전액 새빛맹인선교회에 기탁됐다. 그는 토론토에서 목회하면서도 장애우교회와 전세계 기아 어린이를 위해 자선공연을 자주 열었다고 한다.

역시 가수 조하문의 노래보다 목회자 조하문의 노래가 훨씬 좋았다. 이 자리에서 조하문 목사는 자신의 신앙간증과 찬송을 함께 하며 불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그는 자신이 겪었던 인생의 아픔과 고통을 이야기 하며 혹시 지금도 그런 고통을 겪고 있는 불신자가 있다면 주님을 만나길 당부했다. 또 암환우들과 그 가족을 격려하며 주님 안에서 치유의 역사가 일어나길 기도했다.

암환우회 기금 마련과 시카고라디오코리아 창사 2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 콘서트에서는 암환우회 손경미 대표가 암환우회의 사역과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인들의 참여를 부탁했고 지난 1년간 암환우회를 물심앙면으로 도와 준 후원자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한편 이 콘서트에서는 시카고 지역 교회 성도들의 연합으로 이루어진 밴드 ‘자유’가 찬양 인도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