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경 목사, 조용기 목사, 길자연 목사 등 한국교회 원로 지도자 33인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국가의 혼란을 걱정하며 긴급 시국성명을 발표했다. 9일 오전 7시 여의도 CCMM 빌딩에 모여 1시간 30분여 장시간 회의를 가진 지도자들은 북한의 핵 도발과 노 전 대통령, 모 목사의 연이은 자살이 미칠 파장에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현 상황을 국가적 위기와 비상시국으로 규정한 원로들은 “북한의 핵 실험 등 군사적 도발로 한반도 평화는 크게 훼손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한 이때 전직 대통령의 죽음이 촉발한 국론 분열과 정치적 대결과 혼란으로 우리 조국은 풍전등화에 위기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치권은 노 대통령의 죽음을 앞세워 정치적 이득을 저울질하며 이미 열렸어야 할 임시국회조차 거부하고 있으니 통탄할 일이다”며 “당리당략을 앞세우는 정파 이기주의로 국가 경제와 민생은 도탄에 빠지고 국민들은 정치 혐오와 불신이 극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생명 존중을 가르쳐야 할 목사였던 모 인사가 현 정부 전복을 선동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사건마저 벌어져 참담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며 “살인과 같은 자살이 국민들 사이에 사회적 현상으로 번지고 있음을 지극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정치적 공세의 빌미로 삼아 책임을 전가하고 의정활동을 중단하는 구시대적 발상에서 벗어나라”고 촉구했다.

이어 “북한은 민족공멸의 핵 무장과 핵실험, 북한주민 생존을 위협하는 인권탄압을 즉각 중단하라”며 정부 측에는 한미공조 등 한반도 안보강화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이들은 최근 서울대 교수들을 비롯한 이들의 시국 성명을 염두에 둔 듯 “국론을 분열시키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지식인·정치인들의 편향된 의사표현과 입장발표가 국가의 안위를 해치며 사회 근간을 흔들고 있음을 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한국교회는 만연되고 있는 자살 현상과 이를 유발한 근원적인 죄를 깊이 성찰하며, 자살에 대한 미화를 질책하고 생명경시 풍조의 사회적 확산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