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칼빈 연구에 바친 한국교회의 칼빈 전문가 정성구 박사가 5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칼빈 탄생 5백주년 기념행사에서 세미나, 새벽기도회, 기념예배 등을 인도하기 위해 시카고를 방문하기 전 시애틀에 도착해 시애틀목사회 월례회 특강에 강사로 섰다. 6월 1일 월례회 후 정 박사를 만났다.

-최근 정 박사님은 칼빈의 평전인 “교회 개혁자 요한 칼빈”이란 책을 출간하셨지요? 시카고에서 열리는 세미나도 이와 같은 맥락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이 책에는 칼빈의 삶과 더불어 프로테스탄트의 핵심 교리와 사상 등을 담았으며 칼빈 탄생 5백주년을 기념하는 세미나인만큼 그에 초점을 맞추어 메시지를 전하려 합니다. 일각에서는 5백년 전의 칼빈이 오늘날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묻습니다. 새로운 신학이 계속 발전하는데 왠 칼빈의 신학이냐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나는 감리교이고 순복음인데 칼빈과 내가 무슨 상관인가라고 묻기도 합니다. 저는 웨슬리가 목회한 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교회에는 “칼빈주의 감리교회”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칼빈은 교파를 넘어서 오늘날 개신교 프로테스탄트의 교리적, 사상적 기초를 놓은 인물입니다. 따라서 칼빈을 모르고는 개신교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오늘날 칼빈과 그의 신학이 교회에 주는 현실적인 영향력은 무엇이 있다고 보십니까?

과거 기독교의 종주국이라는 유럽은 이미 무슬림화 되고 있습니다. 이 무슬림과 더불어 기독교 다원주의가 교회의 기반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습니다. 칼빈의 신학은 기독교 교리의 핵심을 가르쳐 주며 이것을 바로 깨달을 때, 복음을 올바로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종교개혁 당시에도 온갖 거짓된 인본주의와 혼합주의가 판을 쳤습니다. 13-14세기에 오면서 성경 필사를 하는 수도사들 사이에서 이미 개혁의 움직임이 일었습니다. 체코 프라하대학의 총장이었던 얀 후스는 프라하의 한 교회에서 “신앙과 생활의 유일한 법칙은 하나님의 말씀이고 교황의 말은 아니다”라고 선포했다가 1415년에 순교의 잔을 마셨습니다. 하나님 말씀의 유일성과 진리성을 부인하면 거짓입니다. 칼빈의 개혁신학은 다원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기독교의 기초입니다.

-시카고 지역도 교회 개혁의 요구가 거셉니다. 교회의 개혁은 어떠해야 합니까?

교회 개혁은 말씀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교회를 교회되게 하고 은혜를 은혜되게 하는 것은 말씀입니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배워야 할 신앙입니다. 대개 목회자들이 예시설교를 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아브라함의 위대함을 기록하려고 한 적이 없습니다. 성경의 모든 인물은 하나님의 구속사의 도구이자 배경입니다. 설교에서 한 사람의 장단점만 꼽아서 교훈을 얻으려 해선 안됩니다. 교훈은 명심보감에도 많고 사서삼경에도 있습니다. 성경은 주님이 이루시는 구속사의 사건들입니다.

이미 1930년대부터 칼빈주의자들은 성경을 구속사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역사를 움직이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봐야 설교자의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목회자를 깨워 강단을 정화해야 한국교회가 살고 이민교회가 살 줄 믿습니다.

정성구 박사는 총신대 총장, 대신대 총장, 칼빈대 석좌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한국칼빈학회장, 한국칼빈주의연구원장 등을 지내며 칼빈과 관련된 1만여종의 자료를 소장한 칼빈박물관을 건립했다. 최근 정 박사는 한국 칼빈탄생5백주년기념사업회(대표회장 이종윤 목사)로부터 공로자 6인에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