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세대교체, 교회연합, 2세 사역, 부흥 등 다소 무거운 주제를 들고 시카고 지역 목회자 40인을 만난다. 이 인터뷰를 통해 시카고 한인교회의 여론을 수렴하고 한인교회의 미래와 나아갈 바를 조명하고자 함이다. 40인 인터뷰는 시카고 교계의 발전을 위한, 가능한 모든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목회자들이 시무하는 교회의 교세, 목회자의 교단적 배경, 목회 연수 등에 관계없는 순으로 게재된다.

서른여덟번째 인터뷰는 시카고기독교방송의 국장 김순철 목사다. 김 목사는 1981년 이민와 시카고새소망교회를 개척해 목회하며 12년간 기독교방송을 통해 방송설교를 하다 8년 전 기독교방송의 국장직이 공석이 되며 위기에 처했을 때, 이사들의 강권에 의해 국장을 맡게 돼 오늘에 이르렀다. 맥코믹신학교에서 M.Div., D.Min.을 마친 그는 시카고지역한인교회협의회 회장, 교역자회 회장도 역임한 바 있다.

-시카고기독교방송의 사역에 관한 간략한 소개부터 듣고 싶습니다.

기독교방송은 1978년 개국돼 금년에 3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기독교방송’이란 방송국 이름 그대로 우리는 하나님께서 지역 복음화와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이 방송국을 세우셨다고 믿고 있습니다. 기독교방송의 존재 가치와 목적은 하나님의 영광, 하나님의 선교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중심이 분명하며 선교 목적의 방송으로서의 흔들림이 없습니다. 우리의 이런 사명은 시카고 지역 교회의 사명과 동일선상에 있으며 우리가 우리의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기 위해서는 한인교회와 하나되어 호흡을 맞추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껏 한인교회들의 후원과 기도 속에서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방송의 특성상 불신자 및 동포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어떻습니까?

먼저는 지역 복음화와 선교적 사명이 있으며 이와 더불어 한인동포사회에 유익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하루 4차례 뉴스 방송과 시사해설 시간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민자 동포들이 미국뿐 아니라 한국과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알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런 시사성 보도는 기독교방송이 한인사회를 섬기는 하나의 수단입니다. 또 이런 정보를 통해서 많은 시청자를 기독교방송으로 이끌고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도 합니다.

물론 기독교방송이다 보니 기독교인들도 많이 듣지만 이 지역에 한국어 라디오 방송이 많지 않기 때문에 많은 불신자들이 기독교방송을 듣고 있습니다. 최근 기독교방송의 가청 범위가 크게 확대되면서 한인 동포가 거주하는 대부분의 지역에 방송이 깨끗한 음질로 수신되고 있습니다.

최근 어떤 불신자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자살하려고 미시건 호수로 차를 몰고 가다가 기독교방송에서 나오는 설교를 듣고 눈물로 회개한 후 기도하고 기독교인이 되었다고 간증한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기독교방송은 기독교인만을 위한 방송이 아니라 한인동포사회에 유익을 끼치는 사역이며 복음을 전하는 사역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인교회의 후원이나 협력상황은 어떻습니까?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교회의 목적과 방송국의 사역 목적이 같기 때문에 이 두 존재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유대 관계를 이루어야 합니다. 저는 교회가 여는 행사에 거의 빠짐없이 참여해서 교회의 일을 독려하고 격려하고 협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들은 우리가 매년 5월 개최하는 공개 선교헌금 모금 행사에 적극 협력해 주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물론 어렵고 힘들었지만 “예수께서 이르시되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막9:23)”와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4:13)”의 말씀을 붙잡고 기도하면서 왔습니다.

저는 본래 방송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전무했으나 기독교방송이 2001년 위기에 처한 후, 국장직을 이어받게 됐습니다. 아마 제가 방송 사역을 소중하게 여기는 모습을 방송국 이사님들이 귀하게 보신 듯 합니다. 그때 저는 목회만 하던 사람이라 자신이 없었지만 한 목회자 이사님이 “개교회 목회는 개교회만 보고 하는 사역이지만 방송사역은 시카고 모든 동포를 향해서 하는 사역이다”라고 하는 말씀을 듣고 기도한 후, 방송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국장을 맡은 첫해부터 공개 선교 헌금 모금을 해 왔습니다. 이제 매년 5월이 되면 우리 방송국을 위해서 예산을 짜놓고 헌금하는 교회도 생겨나게 됐고 많은 기독교인, 동포들이 헌금하고 있습니다. 매년 우리는 목표액을 정해 놓고 이 행사를 하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단 한번도 목표에 미달된 적이 없었습니다. 올해는 불경기 여파로 인해 이 행사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역시 기독교의 역사는 어려움을 당할 때 더 꽃피어 왔던 것처럼 올해 헌금도 10만불 목표액에 훨씬 넘친 14만불에 이르렀습니다.

-목사님은 교계 활동도 오래 하셨고 이민목회 경험도 있으신데 이 지역의 목회자 공석현상에 관해서는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한때는 12개가 넘는 교회에 담임목회자가 공석이었으나 지금은 7-8개 교회로 줄어 들었습니다. 저는 방송인으로서 담임목회자가 없는 교회의 성도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은혜롭게 듣고 묵상할 수 있도록 설교 방송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역사 속의 교회에는 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물론 문제없이 큰 일을 이뤄나가는 교회도 많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교회가 분열되기도 한 아픔도 있고, 그렇게 분열된 교회가 동시에 성장해서 크게 사용되는 기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목회자가 갈등을 빚어 교회에 담임목회자가 공석이 되는 현상은 참 마음 아픈 일입니다. 특히 지금처럼 담임목회자 공석 현상이 동시에 발생한 것은 전에 없던 현상입니다. 시카고의 영성이 더욱 뜨거워지고 교계가 연합해서 복음 전파 사역에 나서면서 이런 위기들을 극복해 나가야겠습니다. 지금 다행히도 많은 교회에 목회자들이 새롭게 부임했고 분열을 겪던 교회도 회복되어 가고 있기에 희망적입니다.

-기독교방송이 크리스천뿐만 아니라 동포사회를 향해 방송을 한다면 역시 교회의 사회참여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하셨을 듯 합니다.

이민동포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은 그 비중이 참으로 큽니다. 어디를 가더라도 동포 1천명이 운집하는 사회단체가 어디 있습니까? 친척들은 1년에 한두번 만나더라도 교회 식구들은 매주 2-3차례 만나는 곳이 교회입니다. 친척보다 교회 식구가 더 가깝습니다. 한인회장이나 기관의 대표들도 대부분 교회에 출석합니다. 교회와 더불어 동포사회가 발전하고 동포사회와 더불어 교회가 발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 한인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섬기고 노력하는 모습은 참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네. 오늘 인터뷰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