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의 88.3%가 존엄사에 찬성하며, 특히 기독교 등 종교를 가진 사람들 중 약 90%가 존엄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웅전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장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더피플에 의뢰해 우리나라 성인 남·여 10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조사결과 20대에서는 81.5%, 30대에서는 85.1%가 존엄사에 대해 찬성입장을 보였고,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서는 90%가 넘는 찬성율을 나타냈다. 성별로는 남성이 89.6%, 여성은 87.2%가 각각 찬성해 성별 차이는 거의 없었다.

특히 종교를 가지고 있는 응답자의 89.5%가 존엄사를 찬성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종교별로는 개신교 84.0%, 천주교 87.2%, 불교 92.4%, 기타 종교 95.5%가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존엄사가 필요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43.8%가 “환자의 고통 경감을 위해 필요하다”고 답했고, 이어 “가족의 정신적·경제적 부담 경감”(28.3%), “환자의 존엄과 품위 유지 가능”(25.0%) 순이었다.

존엄사 반대 이유로는 “자기결정권을 타인이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응답(47.9%)이 가장 많았으며, ▲생명경시 풍조 확산 14.3% ▲종교적 이유 11.8% ▲남용될 여지가 크다 8.4% 등으로 답했다.

존엄사를 판단하는 중요 기준으로는 “환자 본인의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61.5%로 가장 많아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의 의사가 중요하다는 응답은 20.3%, 담당의사 및 2인 이상의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응답은 6.1%로 각각 조사됐다.

변웅전 위원장은 “존엄사 제도를 입법화할 때 연명 치료 중단의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와 더불어 제도 남용에 따른 처벌방안을 마련해 존엄사 오남용을 막는 대책을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며 “의료계와 종교계·법조계·시민사회단체 등 여러 부문의 의견을 수렴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