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사역의 대부로 꼽히는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 목사가 뉴욕에 거주하는 일부 탈북자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되자 미주 두리하나선교회 측이 반박에 나서고 있다.

탈북자 신유미 씨가 지난 25일 뉴욕 경찰에 성추행 혐의로 천 목사를 고소한 데에 이어 미주탈북자선교회 마영애 단장도 26일 뉴저지 경찰에 천 목사를 같은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 26일 뉴욕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탈북자 신유미, 마영애, 신요셉 씨 등은 천 목사로부터 받은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며 “기독교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해, 그리고 스스로 부끄럽고, 그동안 받은 협박 때문에 말하지 않았으나 이제 말한다”고 전했다.

신유미 씨는 “천 목사로부터 2006년 10월과 2007년 10월에 각각 성추행 당했고 그 현장을 오빠인 신요셉 씨가 목격했으나 태국 탈북자 쉘터에 있는 어머니를 미국에 입국시키지 않겠다, 미국 영주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천 목사의 협박 때문에 지금까지 참았다”고 밝혔다.

마 단장은 “천 목사는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었으나 그는 지금까지 2차례 나를 성추행 했다. 아들을 구하기 위해 건넨 돈도 떼어 먹혔다. 진심으로 사과하면 용서해 준다고 했지만 그는 응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들의 비난에 대해 미주 두리하나선교회 이사진은 27일 긴급 성명을 내고 “우리는 천기원 목사를 신뢰하며 묵묵히 주어진 사역을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란 씨(뉴욕 대표), 김영배 목사(뉴저지 대표), 고창윤 씨(상임이사), 서병선 씨(뉴욕이사) 등은 “탈북 형제 자매를 향한 선교는 한 기관이 독점할 수 있는 사역이 아니기에 그동안 주어진 사역에 충실할 것을 권고해 왔으나 금번 일은 새로운 대응의 필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성추행 사건이 아닌 탈북자 단체간 알력 싸움에서 비롯된 비방임을 시사했다. 한편, 이들은 “생명을 살려준 은인을 성추행 고소한 일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두리하나 측은 오는 29일 반박 기자회견도 개최할 계획이다. 두리하나 내부에서는 상대방을 고소하자는 의견도 있으나 아직 법적 절차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리하나의 조영진 목사는 “이들이 말하는 사실과 두리하나가 보는 사실은 차이가 있다”면서 “천 목사에 대한 비난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비난이 선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 목사는 “탈북자 선교는 어느 한 단체가 독점할 수 없는 선교 사역"이라며 "서로 마음을 합해서 탈북자를 선교하고 돕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라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