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고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신학생들이 한국에서 고인의 장례가 치뤄지던 동일한 시간인 28일 오후 5시 시카고신학교 채플에 모여 추모예배를 드렸다.

시카고신학교, 맥코믹신학교, 루터란신학교, 게렛신학교의 한인학생회와 한국기독교연구소(The Center for the Study of Korean Christianity)가 함께 준비한 추모예배는 한인 유학 신학생들과 한인 교수, 그들의 가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진행됐다.

설교를 전한 백용석 목사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들며 “한줌의 햇볕이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백 목사는 “고인은 기독교인도 아니며 더구나 자살했기에 추모예배를 어떻게 드려야 하는지 고민했다”면서 설교를 시작했다. 백 목사는 “강도를 만나 모든 것을 빼앗기고 다친 국민을 누가 고인처럼 위로하고 돌보아 주었던가”라고 물은 후, “제사장이고 레위인인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해야 했던 일을 사마리아인같던 고인이 해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고인 앞에 부끄러운 것은 오히려 한국교회가 사마리아인은 커녕 강도의 모습으로 보여지고 있지 않은지에 대한 자성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CSKC의 이상철 목사는 “한 인간의 죽음이므로 기독교인들이 추모해야 하며 고인은 한국의 민주화와 인권, 통일 운동에 앞장섰던 일꾼이며 한국의 대통령이었기에 더욱 그러하다”고 전했다.

추모자들은 “하나님의 영이 고인을 치유하여 주시고 하나님의 품으로 품어 달라”고 손을 맞잡고 기도하며 추모예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