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와서 글을 씁니다.

한국 지구촌교회 창립 15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지난주 서울에 왔습니다. 주말에 예정되어 있는 행사에 앞서서 한국에 계시는 교우들을 만나고 소개받은 분들을 만나서 상담하고 교제하면서 며칠을 보냈습니다.

특히 어제는 영락교회에서 세운 북한선교 기관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만나 뵈었습니다. 함께 식사를 하면서 북한을 돕고 지원하는 일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영락교회는 피난오신 분들이 처음 세우신 교회로서 북한 동포를 돕고 선교하는 일에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한경직 목사님께서 목회하시던 신의주를 중심으로 많은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사회 전체에 퍼진 북한 피로감이 교회에도 미쳐서 지금까지 하던 북한 사역이 많이 어려워 졌습니다.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고 보다 효과적인 사역을 위해서 새롭게 갖추고 사역을 펼치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선교 전략에 관련해서 대화를 나누다가 결론적으로 권해 드린 것이 있었습니다. 한국에 있는 가장 상징적인 교회인 영락교회가 아니면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찾아서 찾아서 하시도록 권해 드렸습니다. 빵 공장을 세우고, 약을 공급하고, 식량을 공급하는 일 등 모두 다 중요하고 시급하고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어떤 프로젝트는 꼭 영락교회가 아니어도 다른 교회가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통일을 위해서, 북한 땅에 복음의 씨를 뿌릴 옥토를 만드는 일을 위해서 서울에 있는 영락교회가 아니면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한국에 있는 교회는 미국에 있는 교회가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합니다. 미국에 있는 교회는 한국에 있는 교회가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합니다. 한국에 있는 교회가 미국에 있는 교회가 할 일을 더 잘하려고 하고, 미국에 있는 교회가 한국에 있는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을 더 잘하려고 하면 하나님 나라에서 큰 낭비가 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에 있는 성도는 한국에 있는 성도가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합니다. 한국에 있는 성도는 미국에 있는 성도가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합니다. 특히 이민 사회에서는 그 의미가 더 큽니다. 한국에 있는 동창과 친구들이 영위하는 삶과 미국에서의 삶을 직접 비교해 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미국에서 자리잡은 성도들과 미국에서 뿌리 내린 교회는 미국에서만 가능한 일을 찾아서 해야 합니다. 직업의 영역이 다르고 대인 관계의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합니다. 오히려 미국에서 사는 한인으로서의 독특한 지위와 약점과 강점을 찾아서 미국에 사는 이민자 한인 크리스천이 아니면 결코 감당할 수 없는 특별한 봉사, 의미있는 삶, 독특한 기여를 찾아 내면 됩니다.

빠른 속도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동적인 한국의 분위기를 수년 만에 맛보면서 미국에 있는 성도들과 한빛지구촌교회를 생각해 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아주 특별한 부르심과 역할을 그려 봅니다. 특히 우리의 자녀손의 세대에 이르러 변함없이 유업으로 남겨줄 존귀한 일들을 마음 속에 그려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