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세계선교센터(U.S. Center for World Mission) 대표 랄프 D. 윈터 박사(84)가 20일 밤 9시 5분 캘리포니아 파사데나 자택에서 운명을 달리했다. USCWM 사무총장인 그렉 파슨스는 “아내와 세 딸과 사랑하는 사람들에 둘러 싸여 운명하셨다”고 전했다. 윈터 박사는 그동안 골수암을 앓고 있었으며 최근에는 방사선 치료로 인해 몸이 많이 약해진 상태였다.

윈터 박사는 선교사이자 선교 교육자, 선교 패러다임의 선구자, 선교 입문 훈련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미션퍼스펙티브스(PSP) 훈련의 창안자로서 추앙받아 왔다. 과테말라에서 마야 종족 선교사로 10여년간, 풀러신학교 세계선교대학원 교수로 10여년간 헌신한 그는 1976년 USCWM과 윌리엄캐리대학을 설립했다. 두 기관은 퍼스펙티브스 훈련 졸업생들과 함께 설립한 것으로 그동안 수많은 선교사들과 선교 지도자들이 이곳을 통해 배출됐다.

그는 또한 그동안 국가단위 중심의 선교에서 ‘미전도 종족’으로 선교 전략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등 세계 선교의 방향 설정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종족’에 대한 관심은 1974년 로잔세계선교대회에서 윈터 박사의 주제 강연에서 시작됐다. 그는 “전세계를 국가가 아닌 종족으로 나눈다면 2만4천여 종족이 있고, 그 중 1만2천여 종족이 복음을 듣지 못한 채 살고 있는 미전도 종족”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선교 전략의 패러다임은 국가에서 종족으로 바뀌었다.

지난 해에는 30여년 간 세계 선교와 선교학 발전에 남긴 업적을 인정받아 북미선교지도자회의(North American Mission Leaders Conference)로부터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그는 빌리 그래함 목사,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 제임스 돕슨 박사, 릭 워렌 목사 등과 함께 2005년 타임지가 선정한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복음주의자 25인’ 중 하나로 선정됐으며, International Society for Frontier Missiology와 the Frontier Mission Fellowship 등의 기관을 설립하고 섬겨왔다.

한국인들에게는 ‘미션 퍼스펙티브스(Perspectives on the World Christian Movement)’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다. 선교에 대한 하나님의 관점을 가지도록 해 세계 곳곳에서 선교 훈련의 기본 교과서로 사용되고 있는 미션 퍼스펙티브스는 한국에서도 선교 지망생들의 필독서로 꼽히고 있다. 30여차례 한국을 방문할 만큼 한국교회에 애정을 가진 그는 1년 전에도 한국을 방문해 “하나님 나라의 관점을 세상 속에 실현하라”며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고 하나님 나라 확장의 최전선에 있는 크리스천들이 늘어나야 한다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