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곽재혁 목사님이세요?”

5월 6일 순복음시카고교회를 방문한 곽재혁 목사와 간단한 인사를 나누었다. 오후 8시 수요예배를 겸한 찬양간증집회에 설 곽 목사는 오후 6시부터 교회에 와서 악기와 음향 장비를 셋팅하느라 고개만 간신히 들어 인사에 답해 왔다.

“아버지가 코미디언이셨죠?”
“아. 그런가요?”

집회에 앞서서 순복음시카고교회 정길영 담임목사, 월드비전 중서부지부장 김경호 목사, 곽 목사와 저녁을 함께 했다. 월드비전에 풀타임으로 사역하기 전에는 찬양사역자였던 김 목사가 시카고를 방문한 곽 목사를 순복음시카고교회와 연결시켜 줬다고 한다. 정 목사는 시카고를 방문하는 찬양사역자는 놓치지 않고 교회로 붙들어 온다. 성도들에게 찬양으로 은혜를 주고자 함도 있지만 척박한 찬양사역의 현 주소를 알기에 하나님 찬양에 인생을 맡긴 사역자를 그냥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곽 목사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에 소박한 꿈을 갖고 사는 사람이다. 그의 소박한 꿈답게 질문에 대한 답도 짧고 간단했다.

“아직 잘 알려진 분 같진 않은데 하시는 일이 주로 뭐예요?”
“저는 주로 교회에 예배사역자와 사역팀을 세우는 일을 해요.”

예배사역자, 더 쉽게 말하면 찬양인도자다. 한국에서도 예배사역은 쉽지 않다. 경제적 어려움에 더해 교회 안에서의 인식 부족으로 인해 예배사역의 발전은 더디다. 후퇴 중이라 보는 게 더 맞겠다. 미주 한인교회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한인교회는 더 보수적이라서 그런지, 예배사역이라고 하면 예배 때 나와서 쿵딱쿵딱 음악하는 것인 줄로만 인식하는데 결코 그런 게 아니거든요. 찬양받기 합당한 하나님을 아름답게 찬양하며 음악으로 예배를 준비하고, 예배를 이끌어 가고, 예배를 마무리 짓는 사역이에요. 그런데 한인교회 안에도 예배사역자를 풀타임으로 둘 만한 교회는 거의 없죠. 예배사역에 대한 인식도 적고요.”

▲곽재혁 목사의 잔잔하면서도 뜨거운 찬양이 순복음시카고교회에 울려 퍼졌다.
현재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사역 중이라는 곽 목사는 미주를 순회하며 예배사역을 확산시킨다. 오는 10일에는 살렘연합감리교회에서 예배사역 세미나도 개최한다. 그러나 한인교회 안에서 예배사역자로 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다시 한번 말했다. 요즘 같이 어려운 때에는 사역자를 불러 주는 교회도 부쩍 줄어 든다. 평소 몸이 약한 그는 심장수술도 수차례 했고 사역 중 쓰러진 적도 있다. 그러나 자신이 부름받은 소명을 좇아 오늘도 시카고까지 왔다고 한다.

곽 목사의 아버지는 곽규석 씨, 아니 곽규석 목사다. ‘후라이보이’로 잘 알려진 그는 구봉서 장로와 함께 한국을 주름잡던 코미디언이자 쇼 프로그램 진행자였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그는 82년 이민와 신학을 공부하며 한마음침례교회를 개척해 열정적으로 목회하다 1999년 세상을 떠났다. 그 전에는 구봉서 장로와 함께 한국 연예인교회를 개척했다. 이때 담임이 하용조 전도사였다. 연예인교회는 곽 목사의 집에서 첫 예배를 드리며 시작됐다.

곽재혁 목사는 곽규석 목사의 외아들이다. 미국 워싱턴침례신학대를 졸업하고 찬양사역에 뛰어든 그는 워싱턴DC, 플로리다에서 예배사역자로 섬기면서 활동해 왔고 2007년 11월에 목사로 안수받았다. 그렇게 뛰어든 목회와 사역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오늘도 그는 하나님을 찬양하기에 쉼없이 전진한다. 아직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한인교회 안에 예배사역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지만 자신에게 있는 호흡으로 하나님을 부르고 성도들과 함께 찬양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기쁨을 느낀다고.

다음에 곽 목사를 만나면 제대로 된 다른 말로 인사를 해야겠다. “아버지도 목사님이셨죠?”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