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부터 미주한인재단 회장으로서 한인들을 섬기고, 한미국가조찬기도회-워싱턴 회장으로 한인들로 하여금 국가와 세계를 위해 기도하게 하는 모임을 섬기고 있는 정세권 장로를 만나보았다.

코카콜라에서 일하면서 한인들과 가까워짐

지난 2006년 은퇴하기 전까지 정 장로는 23년간 코카콜라에서 Mid-Atlantic 지역의 Asian market을 담당했다. 그로서리나 케리 아웃을 많이 운영하는 한인들, 모텔을 경영 하는 인도인, 요식업을 하는 중국인을 상대로 일하면서 많은 아시아인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생업의 현장에서 아시안 이민자들의 애환을 직접 보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참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정 장로는 낮엔 회사에서 일하고 밤엔 직접 한인들이 일하는 업소에 나가 그들을 만나고 영업을 하면서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경품추첨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혜택을 받는 한인들도 늘고 코카콜라의 매출도 눈에 띄게 성장했다고 한다.

발로 뛰며 자연스레 한인, 나아가 아시안들을 위해 일하게 되다

정 장로는 당시 유통업을 했던 조한용 한인회 회장을 알게 되면서 더욱 한인들을 섬기는 것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고 한다.

85년-86년에는 워싱턴 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으면서 상인들을 위한 뉴스레터를 만들기 시작했다. 89년-90년에 Asian Pacific American Heritage Council이라는 단체의 회장을 맡게 되면서 얻은 쾌거는 5월 한 달을 아시안의 달로 제정하는 법안이 통과 된 것이었다.

"당시 Monument 광장, Freedom Plaza 등에서 5월이 되면 우리 아시안들의 문화를 소개하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지금도 매년 5월이 되면 아시안의 달을 맞아 워크샵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들이 열립니다.”

93년-94년에는 26대 한인회장으로서 섬기게 된다. 워싱턴 한인사 발간 등과 같은 일들을 하려면 기금이 필요했는데, 마케팅 담당으로 일했던 경험을 십분 살려 AT&T 회사와 함께 특별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기금을 충당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건 바로 한인들이 AT&T에 가입을 하면 일정 퍼센트를 도네이션 받는 것. 한인회뿐 아니라 다른 한인단체들도 혜택을 받았다고 한다. 각 가정에 약 3000부 정도 배달되는 한인회보를 통한 광고, 커뮤니티를 섬기는 것에 뜻이 있는 교회들의 동참으로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95년에는 한인 권익옹호 위원회 이사장으로서 이민자 차별대우 반대 캠페인도 진행했다.

2001년 10월부터는 2003년에 맞이하는 이민 100주년 기념을 위해 이민 백주년기념사업회를 발족, 박윤수 회장을 도와 부회장으로서 섬기게 되었다. 2003년에는 이민 백년사 기념집 편찬을 주도해 완성이 되었으며, 영문판이 곧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이 땅은 기도가 필요, 한미국가조찬기도회 통해 세계와 국가를 위해 함께 기도하길 원해

“유교 집안이라 한국에 있을 때는 교회에 다니지 못했지만 78년 미국에 이민 와 처음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와싱톤중앙장로교회(노창수 목사)의 장로로 섬기고 있습니다.”

현재는 소천 하신 어머니를 비롯해 모든 식구들이 독실한 신자가 되었다고 한다. 권사인 누이동생의 아들은 현재 CNN 교회 이남석 목사이고, 남동생은 장로이다.

정 장로는 이전에 한인회 회장을 맡을 때도 행사가 있을 때 마다 꼭 목사님을 모셔와 기도를 부탁했다. 임기가 끝났을 때는 없어졌지만 당시 기독분과 위원회를 만들어 박관빈 목사님을 위원장으로 모셨었다.

“그렇다고 기독교적 색채만을 강조한다거나 타 종교를 무시하지는 않습니다. 먼저는 선한 을 위해 선한 마음으로 모이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2004년부터 시작한 한미 국가 조찬 기도회 모임도 그런 취지에서 열리는 모임이다. 나라를 위해, 세계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이 모임에는 어떤 종교를 가진 이들도 함께 할 수 있다고 한다. 정 장로는 물론 이 모든 기도가 여호와 하나님께로 드려지는 것임을 확신한다.

“이 사회는 정말 기도가 필요합니다. 모든 이들이 하나님 앞에 나와 간절히 기도할 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고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힘든 이때에 더욱 이 기도회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말이 아닌 삶으로 자녀들에게 이웃을 위해 사는 모습 가르쳐

정 장로는 두 아들과 딸 하나를 두고 있다. 지금은 모두 장성하여 두 아들은 각각 사업가로, 엔지니어로 활동하고 있으며 딸은 가정주부이다.

“낮엔 회사에서 일하고 밤엔 한인들을 만나고 여러 활동을 하느라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아이들이 장성하니 이런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자신들도 이웃에 봉사하는 삶을 살려고 하는 것을 보니 보람을 느꼈죠.”

그는 자신의 삶뿐 아니라 한인 1세들의 삶, 그들의 헌신이 자녀인 2세들에게 모범이 되고 유산이 되어 그들이 이 사회에서 더 나은 삶을 살고, 가치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리잡을 수 있길 소망한다고 한다.

미주한인재단을 통해 한인 권익신장과 2세들을 후원하다

2001년부터 이민 백주년 기념사업회를 시작으로 세워진 미주한인재단은 한인들의 권익신장과 2세들이 Korean American으로서의 정체성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세워진 단체이다. 정세권 장로는 워싱턴 지역에서 부회장을 맡으며 이민 백주년 기념사업회의 크고 작은 사업 및 이민 백주년사 발간에 참여했다.

2004년부터는 미주한인재단으로 명칭이 변경되었고 회장으로서 백주년기념사업회 정신을 이어받아 여러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특히 2005년 12월 13일, 16일에 각각 상하원을 통과해 매년 1월 13일이 미주 한인의 날로 제정된 것은 미주한인재단이 이루어 낸 쾌거이다. 올해는 지난 1월 11일 NOVA대학문화센터에서 문상주 박사의 특별강연 및 공연 등을 했고, 한인들을 위해 일한 이들에게 상패를 수여하면서 노고를 치하하기도 했다.

은퇴한 이후에도 여전히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정세권 장로. “이제는 미주한인 재단 등도 어느 정도 기초를 다져 놓았으니 누가 와도 잘 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며 이 일들을 이어 받아 한인 사회를 위해, 2세들을 위해 헌신할 이들이 함께 하길 소망했다.

그의 바람대로 앞으로 더욱 많은 이들이 이 일에 함께 해 이웃에게 호감가는 민족으로, 자신과 가족만을 위해 사는 이기적인 민족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민족으로 자리매김 하며, 곳곳에 능력있는 한인 2세들이 잘 뿌리 내리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