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시작된 돼지 독감 때문에 우리가 사는 미국 땅에 비상이 걸렸고, 공포감이 세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멕시코에 인접한 텍사스 주에는 거의 모든 학교가 휴교에 들어갔습니다. 어린이나 청소년이 특별히 돼지 독감 바이러스에 약하기 때문입니다. 멕시코 정부에서 발표하는 환자와 사망자의 통계가 믿을 수 없으므로, 사망자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로 인해 7월로 예정된 멕시코 단기 선교 여행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난 주, 멕시코 나다니엘 센터에 전화를 하여 최재혁 선교사님과 통화를 했습니다. 아직 유카탄 반도에서는 돼지 독감이 그리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것도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정확한 통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곳에서도 정부의 방침에 따라 모든 학교가 휴교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나다니엘 센터의 영어와 컴퓨터 클래스를 5월 초에 열 예정이었는데, 그것도 좀 더 추이를 보면서 결정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 지, 아직은 판단하기 이른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마다 내놓은 진단이 아직은 혼란스럽습니다. 어떤 사람은 5월 말로 가면서 잠잠해 질 것이라고 내다보는 반면, 어떤 사람은 날이 선선해지는 10월 즈음에야 수그러들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바이러스의 성격상 지나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교회에서는 일단 올 해 멕시코 단기 선교를 취소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만, 최종 결정은 한 두 주일 더 추이를 지켜보고 내리겠습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것은 감정적인 대응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에 의한 적절한 대응입니다. 그런 대응을 하기에 우리에게는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교우 여러분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도록 할 것을 약속합니다.

이런 상황에 봉착하면 지나친 순교적 열정으로 대응하려는 분들이 있습니다. 복음을 전하러 가는데, 죽음을 각오하고 가는 것이 옳지 않느냐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분들의 열정을 탓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나의 종교적인 열심이 다른 사람들을 위험에 빠지게 해서는 안 됩니다. 전염병이 창궐하는 곳에 들어가 병든 사람들을 구하겠다는 열심은 칭찬할 만하지만, 그 사람이 집으로 돌아와 더 많은 사람에게 전염병을 옮긴다면 그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책망을 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멕시코 단기 선교를 취소한다면, 그것은 우리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처사가 아닙니다. 우리가 이웃들에게 져야 할 책임을 기억하는 일입니다.

그러니 안심하시고 최종 결정을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그 전까지는 이 전염병이 속히 수그러들고 희생자가 더 늘지 않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멕시코에 계시는 최재혁 선교사님과 그 가족들 그리고 그곳 주민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