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1월, 한인 1세대로서는 처음으로 美 지자체 직선 시장에 당선 돼 한인사회뿐만 아니라 한국민 전체에 긍지를 심어줬던 캘리포니아주 주 어바인시 강석희 시장이 한국교회에 감사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당선 후 처음으로 고국을 방문한 강 시장은 1일 오전 8시 국가조찬기도회(회장 김영진 의원) 주최로 여의도 국회귀빈식당에서 기념만찬을 갖고 김영진 의원, 황우여 의원, 조배숙 의원 등 크리스천 지도자들과 함께 환담을 나눴다.

강 시장은 “32년 전 미국으로 떠나 시민권을 얻은 자로서, 시장 선거가 끝나자마자 낳아주신 조국에서 저를 위해 축하전화를 해주시는데 거짓말을 조금도 안 보태고 한국에서 미국분들 보다 훨씬 축하전화를 많이 해주셨다”며 “그간 고생도 많이 했지만 이것이야말로 한국인의 끈끈한 정이구나를 느꼈다. 저는 항상 낳아준 조국, 키워준 한국을 기억한다. 영원한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LA 폭동 후 한인들 굳은 다짐, “당선은 하나님의 축복”

강 시장은 “미국에서 프랑스인들은 좋은 유행을, 중국인들은 맛있는 음식을 가져다주지만 한국인들은 복음을 전하는 교회를 가져다준다는 말이 있다”며 “우리 한인의 복음화에 대한 관심은 세계적으로도 크다. 남가주만도 굉장히 많은 교회가 있다. 하나님께서 남가주를 하나의 가나안 땅으로 마련해주시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축복의 땅에서 한국인들을 통해 1백만 명의 한인들을 남가주로 하나님께서 보내주시지 않으셨나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은혜이자 축복이다. 저의 시장 선거 승리도 모두 하나님의 축복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인들이 열심히 피땀을 흘려 쌓아왔던 모든 것이 지난 1992년 LA 폭동으로 완전히 무너졌다고 했다. 그는 “그 때 젊은 사람들이 일어나 한미 민주당 협회 등을 창설하며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런 아픔을 겪지 말도록 정치 주류로 들어가야겠다’ 다짐한 이후 많은 정치 활동이 있었다. 이후 전국에 40명 가량의 주류 정치인이 생겼고 한인사회도 신장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 시장은 “시장 당선이 가능했던 데는 응집된 한인사회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음을 굳게 믿는다”며 “항상 저를 낳아준 한국이 지지해주고 美 전역에 있는 한인사회 모든 한인들의 지지와 격려가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이곳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감사를 돌렸다.

◈한인에게 있는 ‘보이지 않는 벽’, “절 보며 도전 얻길”

이틀 전 ‘유리천장 그 너머’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출간한 그는 “사실 저는 굉장히 평범한 사람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일하다 보면 비범한 결과를 이룰 수 있다는 전통을 마련하고 싶다”며 “변변치 않지만 시장이 되는 4개월간의 이야기와, 32년간의 여정을 생각하고 정리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보이지만 올라갈 수 없는 천장, 이것이 한인 이민자들이 겪는 미국사회의 어려움이자 고난”이라고 했다. 그는 “이 유리 천장을 깰 때 한인 사회가 국제적인 위상의 국민으로 성장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정치세계는 굉장히 거칠고 냉정하다는 게 그의 경험이다. 평범한 사람이 15년 동안 회사 밑바닥에서 세일즈맨으로 시작해 공부해 도전을 이루고 정치세계에 도전하면서 느꼈던 이야기가, 평범한 사람도 비범한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젊은 사람들에게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지난 4개월간 열심히 썼다고 했다.

◈시장 당선 이후의 경험들, “한미 관계에 힘 되겠다”

시의원과 시장의 차이는 말 그대로 하늘과 땅과 같았다. 호칭도 ‘미스터 강’에서 ‘미스터 프레지던트’ 바뀌었다. 그는 “이런 소리를 듣게 되면 고개가 더 숙여진다. 이렇게 다른 이들이 존경을 표하는데, 더군다나 한인 출신인데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해서 모범된 시장이 되어야겠구나 생각한다”라고 했다.

12월 9일 시장에 취임한 그는 취임 직후 매주 수요일마다 오전 9시부터 1시까지 모든 시간을 비우고 열린 시정을 표방해 ‘시장과의 대담’ 시간을 갖는다. 그는 “30분씩 간격으로 사람을 만나는데 노인도 있고, 청소년, 저소득층 주민, 비지니스맨 등 각계각층에서 어려운 점들을 모두 쏟아놓는다. 수없이 이야기했어도 해결되지 않은 의견들을 가지고 와서 1대 1로 이야기를 듣고 가장 빨리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했다.

또 그는 “미국 온 전역을 돌았는데 참 위대한 나라라는 것을 느꼈다. 저같이 볼품없는 사람에게 존경을 표해주고 시장으로서 기꺼이 도와준다. 인간적으로가 아니라 미국의 시스템이 얼마나 민주적인가를 느끼면서 한인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매년 10만불씩 시청에 기부금을 내오다가 경기가 어려움에도 올해 오히려 30만불을 기부했던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일본 라면 식당을 기억했다. 감사한 마음에 직접 찾아가 사장을 만났더니 굉장히 작은 방에 80년 전 식당이 개원할 당시 사용했던 책상을 놓고 있는 허름한 모습이었고 집도 작은 임대아파트를 사용하고 있었다며 “그러한 정신이 있기에 회사가 성장하고 어바인 시를 빛나게 해줄 수 있었다. 이런 모습을 배워 부끄럽지 않는 시장이 되어야 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가 일선에서 일하지만 사실 한국에서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는 의원님들의 힘이 컸다”며 “복음의 힘으로 굳건한 민주주의를 일으킬 것을 믿는다. 좋은 관계를 통해 FTA 문제 등 한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일들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