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교회가 이민 사회에 갖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고 이야기들 합니다. 그래서인지 종종 교회 행사에 대사관의 직원들이나 공무원들이 참여하는 모습들을 쉽게 봅니다. 또한 정치적인 행사에도 교회가 초대되어 가는 것을 봅니다. 그 이유가 아마도 고국에서 갖 이민오신 분들이, 같은 민족들을 만나고 서로 교제권을 형성하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기 좋은 곳이 교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성경은 초대 교회의 모습 속에서 교회 안에서 믿음의 지체들이 서로 유무상통을 하고 섬기는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을 세상을 향해 전하고, 성도들의 신앙이 자라도록 돕는 것 외에도 지역을 섬기는 일은 마땅한 것입니다. 이 가치 있는 일들 중 하나가 이민 초기의 같은 동포들을 섬기는 일이 아니겠나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여기에 심심치 않게 문제가 생깁니다. 이미 오래 정착하여 신앙이 어느 정도 자란 분들이 새로 오신 분들을 돕기 위해 수고합니다. 그런데 어느 때 가서는 돕던 일들을 그만 포기해 버리고 마는 경우를 봅니다. 제 주변에도 이런 모습이 있습니다. 어느 분에게 ‘누구 좀 도와주세요’라고 부탁을 하면 첫 마디가 “그 사람들 실컷 이용만하고 나중에 딴 데 갈려구 그런거 아니에요? 누가 압니까? 목사님, 이제 그런 사람들 신경 그만 쓰세요”라고 말입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목사가 마음 아픈 일을 당할까 봐 염려해서 하시는 말씀입니다만 제 마음에는 그 분이 다른 분들을 돕다가 “마음에 상처를 많이 받았구나”하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더 커집니다. 이제는 누굴 좀 도와주라는 부탁도 쉽지가 않습니다.

제 마음 속에는 “나도 처음 미국와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에 좌절도 하고 힘든 때를 보낸 적이 있는데 지금은 그래도 살만하니 옛날 생각하고 나중 오신 분들을 섬기는 것이 마땅하지 않은가?” 생각하며 삽니다. 저도 먼저 이민오신 분들에게 받은 은혜가 크기 때문입니다. 앞서 돕다가 마음에 상처를 받은 분들도 이런 마음이 있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도움을 받는 분들이 시간이 지나며 변하는 모습 속에 ‘이용만 당했다’라는 생각이 커지니 또 다시 돕고 싶지 않는 것입니다.

오래 전에 저는 ‘도움을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지혜가 필요하다’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도움을 준 분들은 도움을 준 것 이상의 기대를 갖지 않기를 부탁했습니다. 도움을 준 후에 뭔가 기대감을 가지니, 실망감도 온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도움을 받는 분들도 심사숙고하여 행동할 필요가 있음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자신 한 번 도움 받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섬김의 기회를 끊어 버리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뿐 아니라 자신은 도움을 받아 문제가 해결 된지 몰라도 그간 도움을 준 분들이 마음에 상처를 받아 다음에 누군가를 섬기길 꺼려한다면 그것은 자신만을 생각한 이기적인 행동 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이 자꾸 일어나면 서로 믿음을 주지 못해 어려워 집니다. 저는 이 지면을 통해 교회는 당연히 이제 시작하는 이민사회 동포들을 위해 수고함이 마땅하지만 이제 미국 생활을 출발하시는 분들이 너무 교회라고 하는 ‘신앙공동체’를 자신의 정착 목적을 위해 이용만 하려는 생각들을 절제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교회를 찾을 때는 나를 도와줄 곳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를 선택할 때 자신의 신앙의 색깔이나 지역적인 문제나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좋은 믿음의 지체들을 만들고 함께 신앙의 깊은 은혜를 경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가운데 ‘서로 섬김’과 ‘함께 성숙’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성경 로마서4장에 믿음에 대해 말씀하시며 아브라함의 예를 들어 설명하십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나 상식적이고, 현실적인 것에 따라다니면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먼저 현실과 상식과 이익이 아니라 믿음을 생각하면 하나님의 도우심은 자연적으로 따라온다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교훈을 말씀하시며 이것은 아브라함뿐 아니라 앞으로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견고하게 서는 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가르치십니다.

여러분, 신앙 생활은 눈에 보이는 유익 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은 비록 어렵지만 곧 좋은 때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 나도 다른 연약한 지체들을 섬기는 것이 기쁨이 되는 삶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현실의 어려움만을 극복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영원을 위한 선택, 현실 이면에 역사하실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교회를 선택하고 그곳에서 진정한 신앙의 성숙을 이루어 갈 때, 우리 하나님은 함께 하는 신실한 믿음의 지체를 붙여주시고, 또 다음 세대들을 위한 섬김의 복들을 허락하실 줄 믿습니다. 오늘 내가 만나고 경험해야 할 사람들을 생각해 봅시다. 무엇 때문에 만남을 가지고 있는지 말입니다. 내가 찾는 교회를 생각해 봅시다. 무엇 때문에 교회를 가고 있는지 말입니다. 먼저 맺어야 할 관계는 믿음의 관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