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에는 부활절을 맞아서 주일 예배 시간에 침례식을 가졌습니다. 2부 예배와 3부 예배 시간에 나눠서 여러 교우들이 침례를 받았습니다. 각자 준비한 구원 간증을 읽고 문답을 거쳐 침례에 순종했습니다. 참으로 많은 감동과 은혜가 있었습니다. 침례식을 할 때마다 그렇듯이 예수 그리스도를 발견하고 복음을 깨닫고 거듭나 새로운 변화를 맛 본 성도들이 고백하는 첫 사랑의 이야기는 우리의 신앙생활과 섬김의 삶에서 가장 황홀한 정점입니다. 이번 부활절을 맞아 침례를 받으신 분들의 간증을 들으면서 얻은 특별한 은혜를 나누려고 합니다.

나이 많으신 어르신부터 청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우들이 침례를 받으시면서 나눈 구원 간증들이 무척 다양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어떤 분은 새생명반 성경공부를 통해서 복음을 깨닫고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쎌교회 생활을 통해서 목자의 사랑을 받고 조금씩 삶이 변해 가는 과정에서 신앙의 기초를 얻게 되었습니다. 목자의 열심과 인도하는 노력에 끌려서 목자가 제시하는 복음을 듣게 되고 구원의 진리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잊고 지내던 신앙의 불꽃이 건강한 교회 생활을 통해서 회복되어 침례를 결심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여성 성경공부 모임에서 누린 신앙의 교제가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성경공부를 지도하던 사역자의 상담과 조언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주일 예배시간의 구원 초청에 응답하여 손을 들어 예수님을 영접하는 결심을 하는 순간 성령 체험과 함께 구원의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런 간증을 들으면서 마음 속에 특별한 기쁨이 있었습니다. 우리 교회 구석 구석에 복음이 깊이 배어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복음은 이벤트가 아닙니다. 복음은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복음은 음악 콘서트와 같은 엔터테인먼트가 아닙니다. 복음은 우리의 삶이며 고백이고 복음은 우리의 깃발이고 신분증입니다. 우리의 말에 배어 나와야 합니다. 우리의 삶에서 우러나와야 합니다. 복음은 행동에 비쳐 져야 하고 말로 설명되어야 합니다.

특히 교회에서 복음이 한 곳에 고여 있어서는 안됩니다. 목사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특별한 훈련을 받아 수행할 수 있는 전문 분야가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선포되고 가르쳐 지는 곳마다 복음이 드러나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이는 곳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찬양이 울려퍼지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를 올릴 때마다 복음이 퍼져야 합니다. 이번 침례식을 통해서 우리 교회의 구석구석 모든 사역의 영역과 삶의 영역에 복음이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게 된 것입니다.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철마다 우로(雨露)를 내려” 찬송가의 가사처럼 하나님의 은혜는 빗줄기로 내릴 뿐 아니라 이슬로 임합니다. 복음의 역사도 우로와 같이 내린다고 믿습니다. 때로는 폭우처럼 임하는 복음의 사건도 있습니다. 때로는 이슬비처럼 내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고” 복음에 푹 젖게 합니다. 때로는 이슬로 덮이기도 합니다. 밤새 대기 속에 보이지 않게 숨어 있던 수증기는 아침에 온도가 내려가면서 공기와 접한 모든 표면에 작은 물방울들을 만들어 적시는 것이 바로 이슬입니다. 복음이 이슬과 같이 임합니다. 교회의 분위기와 환경 속에 항상 복음의 기운이 자리 잡고 있다가 새벽이 되면 구원의 은혜라는 물방울로 맺힙니다. 때로는 짙은 안개가 끼듯이 교회의 모든 분위기가 복음을 덮여 버리는 수도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항상 복음의 수증기를 머금고 때마다 일마다 복음의 결실을 맺으며 시시로 다가오는 은혜의 단비를 누리는 교회로 만드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