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비가 자주 내렸었습니다. 전형적인 봄비였습니다. 100일 기도회와 부활절, 침례식까지 다 마친 지난 주간 모처럼 한가하게 식탁에 앉아 부슬 부슬 비가 내리는 창 밖 풍경을 바라보며 봄비에 대한 묵상을 해보았습니다. 한 겨울 시작된 기도회를 다 마치고 나니 계절이 완연하게 바뀌었습니다. 곳곳에 개나리가 화사하게 피어났고 봄에 온 가인이라 불리우는 목련화가 수려한 모습으로 골목 골목을 장식하고 있었으며 알록달록 피어난 튜울립들의 고운 꽃잎 위에 빗방울이 굴러가듯 흘러내리는 모습이 심히 사랑스럽게 보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봄비는 만물을 사랑스럽게 만드는 사랑의 비입니다. 또 만물을 소생시키는 생명의 비입니다.

또한 봄비는 축복의 비입니다. 마른 땅에 비가 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코 생명의 역사를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성경은 우리에게 밭에 채소를 주는 봄비를 여호와께 구하라고 말씀합니다. (슥 10:1) 옛말에 봄비가 많이 오면 아낙네 손이 커진다고 합니다. 봄에 비가 많이 오면 밭작물의 생육이 좋아지고, 모심기도 잘되어 풍년이 들게 되므로, 씀씀이가 커지고 아낙네들도 헤프게 쓴다는 뜻입니다. 또 봄비는 쌀 비라고도 합니다. 건기인 봄철에 비가 넉넉히 오면 그 해 벼농사 짓는데 수월하여 풍년이 든다는 뜻입니다. 과연 봄비는 우리의 삶을 윤택케 하는 축복의 비입니다.

봄비는 또한 은혜의 비입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비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70년 동안의 바벨론 포로생활을 마치고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왔을 때, 그들은 무너진 예루살렘 성전을 바라보며 낙심했습니다. 용기를 잃고 있는 저들에게 하나님은 스가랴 선지자를 통해 말씀하십니다. 봄비 때에 비를 주시는 하나님께 소낙비를 구하라고 하십니다. 이스라엘의 농사는 전적으로 하늘에 달려있지요. 하나님께서 비를 주시지 않으면 저들에게는 소망이 없습니다. 그러나 인생들을 긍휼히 여기사 하나님은 비를 주십니다. 봄비는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이처럼 소리없이 내리며 만물을 적시는 봄비는 진정 사랑의 비요, 생명의 비이며 축복의 비요, 은혜의 비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창밖의 빗소리를 듣노라니 어쩐지 마음이 행복해집니다. 마음에 꿈과 소망이 밀려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교회 지난 100일 기도회를 통해서 영혼의 봄비를 주셨습니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잔디처럼 성도님들이 싱싱하게 보입니다. 기뻐하며 활기있어 보입니다. 은혜의 간증이 넘치고 있습니다. 지난 주 침례식 때에는 물속에서 나오는 순간 모든 병이 나았다는 간증도 있었습니다. 경기가 힘들다는 이 때 집들이 잘 팔리고, 좋은 직장이 생기고, 기대하지 않은 수입이 들어왔다는 간증을 듣습니다. 부부관계가 좋아졌고, 남편들이 은혜를 사모하며 변하기 시작했다는 간증도 듣습니다. 교회는 비전가운데 영혼 구원을 위하여 전도와 선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계절 바뀌는지도 모르고 달려온 100일 기도회였지만, 결코 후회스럽지 않은 시간들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소리없이 내리는 봄비처럼 지난 100일간 우리 주님은 소리 없이 은혜의 봄비를 매일 저녁 부으셨던 것입니다.

이제 봄비를 맞은 우리 교회는 하나님과 사람 앞에 더욱 사랑스러워갈 것입니다. 계속하여 풍성한 생명의 역사를 경험할 것입니다. 성도님들의 삶에 간증과 축복이 넘칠 것입니다. 이 같은 은혜의 봄비가 온 세상에 가득 내리기를 기도합니다. 그리하여 2009년이 풍성한 수확의 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