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저녁 친구요 복음의 동역자였던 고 서정복 목사님의 고별예배에 다녀왔습니다. 건강하게만 보였던 목사님이 작년 11월 갑자기 암병동(癌病棟)에 입원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가서 목사님의 얼굴을 뵌 것이 살아생전 이 땅에서의 마지막 만남이었고, 병원에서 퇴원하신 뒤 2월 어느 날 전화로 안부를 물을 때,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직장인으로서의 성실함을 다하시려고 투병중인 몸으로 직장에 나가 일을 하고 계신다는 다정하면서도 나의 마음을 서글프게 한 목소리를 들은 것이 마지막 대화였습니다.

목사님이 천국의 장도(壯途)에 오르는 길, 환송을 나가 축하예배를 드리는 중에 많은 감회가 나의 가슴에 뭉클하게 사무치는 것은 아마도 서 목사님의 인품과 영성이 알게 모르게 나에게도 깊고도 많은 영향을 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목사님과의 처음 만남은 학생과 동문과 교수들, 그리고 학교와 교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함께 고민하던 신학교시절에서의 만남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어려운 고비에 학생들을 대표하지 않고 은인자중(隱忍自重)하며 일신의 안위를 도모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우직하고 성실한 목사님이 학생들을 대표하여 학교의 어려움을 잘 견디며 학생들을 위로하고 문제를 수습하는 역할을 감당하시는 모습에서 목사님의 결단, 성실, 믿음, 온화, 용기, 책임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구원의 확신에 찬 목사님이 만나는 사람마다 주 예수의 구원의 복음을 전하는 모습에서, 한 영혼이 복음을 듣고 구원의 확신에 이를 때까지 끝까지 결신자(決信者)로 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과 우직한 모습에서, 전도목사로서 사명을 다하려는 구령의 열정 속에서, 목사님의 온화한 미소, 겸손에서 뻗어 나오는 강한 카리스마 속에서, 건장한 모습으로 무엇이나 팔을 걷어 부치고 앞장서시는 솔선수범의 성품에서 많은 도전과 영향을 받았고, 목사님과 사역을 동반하고픈 마음이 간절했던 사실이 더욱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은 허무하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지만, 목사님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피(血)의 값으로 산 인생은 천하의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투철한 믿음 속에, 할 수만 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귀한 값을 치른 예수의 생명을 얻고 소중한 인생을 살기를 바라는 애타는 심정을 불태우며 불철주야, 노심초사 하신 족적(足跡)은 목사님의 복음을 전해들은 많은 사람들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천국환송예배를 드리는 그 날, 수 없는 간증을 만들어 냈습니다.

천국환송예배를 드리는 동안 나도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인격과 영성의 영향을 끼치며 살아가고 있을까? 만일 내가 천국의 장도에 오르는 그 날, 수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복음을 듣고 새로운 생명을 얻었으며, 내가 사는 모습 때문에 감동과 변화를 받아 거듭난 삶을 살게 되어 너무나 행복하다고 간증하는 소리를 얼마나 들을 수 있을까? 만감이 교차하며 번민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진정으로 천국 가는 그 날이 인간관계의 고별로 슬퍼하며 후패(朽敗)한 육체를 바라보다 인생의 허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부활, 거듭나게 될 몸을 인하여 인생은 소중하다고 많은 친구들과 성도들과 기뻐하며 진심으로 축하하는 날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고대합니다.

고 서정복 목사님이 달려가신 그 길 나도 열심히 달려 귀중한 생명의 전달자로 선한 싸움을 싸우도록 노력하렵니다.

존경하는 서 목사님! 천국에서 기쁨으로 영광 중에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