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군중에 이끌려 형장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선 세 명의 죄수를 처형하더군요. 두 명은 낯이 익은데 나머지 한 명은 전혀 모르는 얼굴이었습니다. 저는 그때 ‘저 사람 덕분에 당신이 풀려 난 거요’란 군중의 말을 듣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저 사람이 아니었더라면 제가 저 자리에 매달려 있어야 할 것이 아닙니까? 훗날 알고 보니 그 사람은 온 인류의 죄를 지고 죽은 하나님의 아들이라더군요. 저는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잘 모릅니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그가 날 대신해 죽었다는 사실입니다.”

2천년 전 죽은 한 유대인의 죽음이 지금의 나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게다가 흉악범으로 몰려 가장 수치스럽고 고통스럽다는 십자가형을 언도받아 부끄럽게 사형당한 그가 나의 죄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우리는 확신할 수 없을 때가 있다. 고난주간을 맞이한 종려주일 저녁 7시 갈릴리연합감리교회는 2천년 전 예수를 목격했던 이들의 증언을 통해 그가 우리의 죄를 대속하신 그리스도임을 노래했다.

한국 ‘주 찬양’의 작품 “증인들의 고백”에 기초해 찬양과 독백 형식으로 진행된 이 찬양극 “증인들의 고백”은 베드로, 가룟 유다, 도마 등 사도들이 주님을 믿지 못한 장면과 주님을 못 박으라고 외친 여인, 강도 바라바가 오히려 주님의 십자가 앞에서 그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장면을 대비해 극적 요소를 살렸다. 또 여인과 바라바는 주님의 죽으심에서, 제자들은 주님의 부활하심에서 그가 그리스도이심을 고백하며 극은 절정에 올랐다. 한 관객은 “사도들의 두려움과 갈등 속에서 우리 이민자들이 신앙 속에서 겪는 어려움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강도의 입에서 나온 고백이 더욱 현실적으로 마음에 와 닿았다”고 전했다.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뻐하는 무리들의 등장으로 시작된 찬양극은 주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고 성찬을 나누어 주시는 장면, 겟세마네의 기도 장면, 십자가 지신 장면, 부활하신 장면 등 극과 그에 맞는 찬양, 독백이 번갈아 이어지는 형식 덕에 지루함 없이 진행됐다. 특히 2개월 가량의 준비는 순수 아마추어로만 구성된 이 극을 더욱 값지게 했다.

이경희 담임목사는 “우리는 우리 신앙의 가장 중요한 주제인 예수님의 고난받으심과 부활에 관해 말로만 너무 많이 들어 당연하게 ‘그렇겠거니’하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예수님의 고난받으시는 장면을 보고 또 당시 증인들의 고백을 드라마로 접하니 그 의미와 가치가 새롭게 다가오는 시간이었다. 또 우리가 그 증인들처럼 주님을 증거하고 땅끝까지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각오도 더해졌다”고 평했다. 한편, 찬양극 후에는 갈릴리연합감리교회 EM의 단기선교를 위한 헌금시간도 있었다.

이 찬양극은 갈릴리연합감리교회 디모데회가 주최했으며 모든 연출과 기획, 감독은 신정철 목사(디모데회 지도)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