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한 지하교인이 세계교회에 북한을 위한 기도를 요청하는 편지를 미국의 한 기독교 인권단체로 보내 왔다. 미국 오픈도어가 최근 공개한 이 편지에서, 자신의 이름은 밝히지 않은 이 교인은 북한 주민들의 생활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현지의 사정을 전하고 있다.

그는 북한에서 쌀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고, 음식을 구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 예로 그는 “얼마 전 이웃에 사는 여자 다섯 명이 음식을 훔치다 공개처형 당했다”며 “제일 젊은 여자가 28살이었는데 그들의 죄는 단지 살아남으려 한 것뿐”이라고 전했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9백만 명 가량의 북한 주민이 긴급한 식량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북한은 1990년대 이래 극심한 대기근이 지속되면서 해외로부터의 식량지원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이같은 주민들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북한 정부는 최근 미국의 식량지원을 거부하고,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는 북한 내 5개 구호단체를 모두 추방했다.

편지에서 이 교인은 “살아남기 위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는 상황”며 참담한 실정을 전했다. 그렇지만 “굶주리는 것은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됐다”고 이어 쓴 그는, “우리는 이미 세계의 많은 형제, 자매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북한에 전파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세계교회의 기도 후원을 요청했다.

현재 북한에는 투옥과 고문, 공개처형의 위협 아래 살아가는 교인들이 40만 명 가까이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김정일 부자에 대한 개인숭배 외에는 어떤 종교도 허락되지 않고 있으며, 종교적 신앙을 갖는다는 것은 최악의 범죄로 간주된다. 오픈도어는 7년 연속으로 북한을 최악의 종교 박해 국가로 지목해 왔다.

그러나 오픈도어에 따르면 북한 정부의 단속이 더 악랄해지는 가운데서도, 최근 북한 교회 지도자들은 북한 복음화를 위한 기도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이러한 운동을 통해서 북한의 교인들은 점점 더 연합하고 있다.

오픈도어는 “하나님이 북한 교회의 부흥과 확장의 문을 열어 주시기를 한 마음으로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