휄로쉽교회와 하베스트커뮤니티교회의 아름다운 분리가 진행 중이다. 하베스트커뮤니티교회는 휄로쉽교회에 속한 EM에서 시작됐으나 13년 전부터 독립성을 가진 2세 교회로 발전되다 지금은 별도의 당회까지 구성된 독립교회의 모습을 띠게 됐다. 재정능력도 휄로쉽교회의 60%, 교역자수도 50%에 달할만큼 성장했다.

헌금면에서나 규모면에서 시카고를 대표한다 할만한 2세 사역을 1세 교회 아래 두지 않고 독립시켜 주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휄로쉽교회는 일찌감치 욕심을 버렸다.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었고 2세 교회가 자리잡자 당회까지 독립시켰다. 마치 내가 낳아, 내가 기른 아들이지만 그들이 사춘기를 넘고 대학생이 되어 “이젠 제가 알아서 할 수 있습니다”라고 할 때의 느낌이었을까? 더 품고 싶고 더 데리고 있고 싶지만 “내 자녀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인데”라면서 독립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서운한 마음이 없진 않았을 것이다.

휄로쉽교회와 함께 하베스트교회도 성장하자 교회 내 주차장 부족, 시설 이용 불편 등의 문제가 시작됐다. 하베스트교회가 휄로쉽교회의 건물과 주차장, 체육관을 함께 사용했기 때문이다. 하베스트교회가 본당을 사용할 때, 휄로쉽교회 성도들은 체육관에서 예배를 드려야 했다.

얼마 전, 휄로쉽교회 김형균 담임목사에게 물었다. “하베스트교회가 휄로쉽교회의 도움 속에 많이 성장했는데, 이미 별도의 교회이긴 하지만 그래도 건물을 구해서 따로 나가서 마음껏 꿈을 펼치겠다고 하지 않나요?”, “물론 자주 그럽니다.”, “안 섭섭하셨어요?”, “인간적으로 보면 아주 많이 섭섭했죠. 그러나 그들 스스로 독립할 능력이 됐다고 하면 그들이 원할 때 보내 줘야죠. 우리가 이런 일을 하려고 2세 교회를 개척한 건데요.”

지금 하베스트교회는 부모의 품을 완전히 떠나 분가하려고 한다. 그들은 독립된 예배처소를 알아 보는 중이다.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던 아들이 어느덧 커서 부모 품을 떠난다고 할 때 같다. 떠나는 것도 아쉬운데 부모는 ‘한국 혈통을 이어받은 2세 교회’가 되어주길 바랐지만 아들은 ‘한국인을 위한 교회가 아닌 다민족을 위한 교회’가 되겠다고 했다. 그것까지도 휄로쉽교회는 감사와 축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분리 후의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진지한 고민이 시작됐다. 먼저는 하베스트교회와는별도로 휄로쉽교회 안에 존재하는 2세 사역, EM이다. 그동안은 하베스트교회에서 2세 사역자들이 공급이 되었는데 하베스트교회가 떠나고 나면 휄로쉽교회 EM은 처음부터 다시 모든 것을 시작해야 한다. 또 하베스트교회도 한인 2세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휄로쉽교회 EM도 그러할 것이기 때문에 양 교회 간에 혹 생길지도 모를 마찰도 걱정이다. 휄로쉽교회 측은 “서로의 성장을 위해 협력하고 기도하고 적극적으로 돕자”고 성도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랑하는 아들의 성장과 분가까지 휄로쉽교회가 보여준 섬김과 헌신, 사랑은 한인교회 1세와 2세 문제에 있어서 모델 논쟁을 떠나 가장 아름다운 분리의 모습이라 할만하다. 끝으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역시 휄로쉽교회의 마지막 고민이다. 그 고민은 “현재 휄로쉽교회 안에 있는 EM을 어떻게 성장시켜서 또 다른 2세 교회로 개척해 내보낼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