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국 사람들의 의식구조 속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운명론입니다. 이 운명론을 따르는 사람들은 자기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자기가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정하여진 것이라 생각하면서 모든 일들을 팔자 소관으로 돌리게 됩니다.

기독교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용어 중 하나로 “하나님의 뜻”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말을 즐겨쓰는 사람은 무슨 일을 당하건 그저 “하나님의 뜻입니다”하고 말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 “하나님의 뜻입니다”란 말을 잘 들어보면 운명론자들의 “아이구 내 팔자야” 하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과 “운명”과는 결코 같은 것이 될 수 없습니다. 물론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신 분으로 인간의 삶을 주장하시고 섭리하시는 분이시지만 우리 인간의 삶을 각본을 짜서 그 각본대로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간을 자신의 형상대로 창조하시며 자유의지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역사적인 존재로 만드셔서 모든 개개인에게 역사성을 부여하심으로 자기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능력을 주셨습니다.

성서에 나타난 모든 위대한 사람들은 하나님을 바라보고 의지하며 살되 하나님의 도우심을 힘입어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간 개척자들이었습니다. 모세가 그렇고 여호수아가, 베드로가, 바울이 그러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삶의 현장 속에, 삶의 역사 속에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성취시켜 드리기에 최선을 다하며 산 사람들입니다.

기독교인이란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정황을 운명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나에게 능력 주시는 그 분 안에서 내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강한 신념과 용기를 가지고 새로운 삶, 새로운 가치, 새로운 역사를 개척해 나가는 창조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시대의 풍조를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완전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도록 하십시오”(롬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