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일, 1부 예배가 끝난 후, 저와 몇몇 분들은 소름 끼치도록 분명한 하나님의 임재를 확인하며 영적 세계의 신비를 나누었습니다. 그 날, 저는 “항상 하나님이 내 안에, 내가 하나님 안에 거하여 그분과 동행하는 삶을 살기 위해 기도에 더욱 전심하자.”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설교 후 찬송이 끝나고 봉헌 시간이 왔습니다. 성가대의 정꽃님 자매가 나와 “오늘 집을 나서기 전 기도했나요”라고 시작하는 찬송을 불렀습니다.

저는 속으로 “오늘 설교 주제가 무엇인지 미리 알아보고 저 찬송을 골랐나 보구나. 참 고맙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꽃님 자매는 정성을 다해 찬송을 했고, 찬송이 끝나자 회중은 일제히 “아멘!”으로 응답했습니다. 1부 예배에서 그 정도로 큰 응답이 나온 것은 예외적인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평소에 이쪽저쪽에서 터져 나왔던 박수가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찬양을 끝났을 때의 분위기는 전혀 박수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누가 말한 것도 아닌데, 회중은 일제히 마음이 담긴 ‘아멘’으로 응답했습니다. 저는 속으로 “참 신비한 일이다. 인간은 역시 영적인 존재임에 분명하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배가 끝나고 복도에서 정꽃님 자매를 만났습니다. 저는 설교 주제를 미리 알아보고 그것에 찬송을 맞추어 준 것에 대해 특별히 감사를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꽃님 자매가 손사래를 칩니다.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두 주일 전에 봉헌송을 하기로 했는데, 마땅한 찬송을 찾지 못해 책을 뒤졌답니다. 그러다가 “오늘 집을 나서기 전”이라는 찬송을 보게 되었습니다. 문득 그 찬송의 가사 한 마디가 마음에 닿았답니다. 그래서 자신의 음계에 맞게 변조를 해 놓고 오늘까지 기다렸다는 겁니다.

이렇게 봉헌송을 준비해 놓고 설교를 듣는데, 기도에 대해 설교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정꽃님 자매는 소름이 돋는 듯한 기분이었답니다. 오늘의 설교를 위해 하나님께서 두 주 전에 미리 자신에게 이 찬양을 준비하게 해 두셨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예배를 위해 그리고 예배 중에 하나님께서 신비롭게 역사하신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 자매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마음을 다하여 찬송을 했습니다. 그 마음 다한 찬송이 성도들의 마음에 전해졌고, 성도들은 한 마음으로 응답했습니다.

이렇게, 하나님은 우리 가운데 계시고, 우리는 모두 하나님 안에 있습니다.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 살아가면 이같이 신비로운 일들이 눈에 보입니다. 그런 것을 볼 때, 권태로운 삶은 신비로 변합니다. 영성 생활이란 이같이 사소해 보이는 일들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보는 눈을 뜨는 것입니다. 그 눈을 뜨고 보면, 하나님의 율동이 온 우주에 가득합니다. 그것을 보게 되면 천국이 우리에게서 멀지 않고 영생이 죽고 나서의 이야기가 아님을 알게 됩니다. 사는 것이 모두 신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