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교회 글렌브룩이 녹색교회 글렌브룩으로 거듭난다. 글렌브룩한인연합감리교회 여선교회는 헌신예배의 주제를 ‘Green Church’로 잡고 환경친화적 교회(Earth-Friendly Church, Environmentally-sensitive Church)가 되는 일에 나선다.

거창한 일은 아니다. 다음주 여선교회 헌신예배 후부터 일단 친교시간에 일회용 플라스틱 접시와 컵을 사용하지 않는다. 다음 주에는 일회용 나무젓가락도 안녕이다. 그리고 순차적으로 교회의 모든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재활용 한다. 날이 따뜻해지면 교회와 집에서 기른 야채가 친교 시간에 등장할 것 같다.

어린이들의 노숙자 돕기 행사 등 주변의 가까운 일에서 교회의 역할을 찾아 온 글렌브룩의 이번 ‘녹색교회 프로젝트’도 대단한 캠페인이나 화려한 구호에서 시작되진 않는다. 어차피 캠페인을 벌이거나 구호를 외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친교시간 후 높이 쌓여 있을 설거지를 처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백영민 담임목사와 여선교회 김종남 회장의 말을 잠깐 엿들어 보면,

“목사님. 우리가 함께 회의했는데, 다음 주부터는 힘들더라도 일회용 접시랑 나무 젓가락을 안 쓰려고요. 우리가 맨날 환경보호해야 한다 말만 하면서 교회에서 제대로 하는 게 없잖아요. 이런 문제는 교회가 앞장서야지요.”

“손이 많이 가실 텐데요. 설거지도 몇 배로 많아지고.”

“그래도 시작해야지요. 일단은 당번을 정해서 서로 나누어서 해 보려고요. 남자 성도들이 많이 도와 주시겠지요. 하하.”

백영민 목사는 사실 오래 전부터 녹색교회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있었지만 성도들의 고충 때문에 쉽게 시작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 짐을 가장 많이 져야 할 여선교회에서 먼저 이런 제안이 나오자 “마음 속으로는 덩실덩실 춤을 출 지경”이었다고 한다.

글렌브룩의 ‘작은’ 실천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는 아마 모든 사람들이 동의할만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백영민 담임목사는 “이 시대에 환경 문제는 더 이상 남의 문제도, 먼 훗날에나 일어날까 말까한 문제도 아니라고 믿는다. 특히 우리가 이 세상이 하나님의 아름다운 창조물이라고 믿는다면, 이것은 이 세상을 가꾸고 다스리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신앙의 결단이 되어야 한다. 편리함을 최고의 가치 중 하나로 추구하는 소비 문화로 가득찬 자본주의 사회, 미국에서 교회가 이런 일에 앞장서지 않으면 누가 이런 일을 하겠는가? 특히 부지런한 한인들이 이런 아름다운 일에 앞장 선다면 자랑스런 역사로 남을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