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신년을 맞이해 세대교체, 교회연합, 2세 사역, 부흥 등 다소 무거운 주제를 들고 시카고 지역 목회자 40인을 만난다. 이 인터뷰를 통해 시카고 한인교회의 여론을 수렴하고 한인교회의 미래와 나아갈 바를 조명하고자 함이다. 40인 인터뷰는 시카고 교계의 발전을 위한, 가능한 모든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목회자들이 시무하는 교회의 교세, 목회자의 교단적 배경, 목회 연수 등에 관계없는 순으로 게재된다.
열여섯번째 인터뷰는 스코키한인교회 명병헌 목사다. 그는 고려신학교에서 학사, 고려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를 마치고 1977년 목사로 안수받았다. 진해, 양산, 울릉도, 서울, 영동 등 다양한 곳에서 목회하며 경험을 쌓았고 1982년 유타주로 청빙받으며 이민목회를 시작해 유타제일교회, 오그던제일교회, 푸르보제일교회에서 동시에 담임목회를 했다. 1990년 스코키한인교회에 부임해 19년째 목회하고 있으며 현재 재미고신총회의 총회장이다.
-시카고 교계의 담임목회자 공석현상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시카고 교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면서 자연스레 젊은 목회자들의 유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분들이 얼마 버티지 못하고 떠난다는 것입니다. 시카고 정서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등 이런저런 분석이 난무하지만 저는 1차적인 문제의 원인은 바로 목회자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괄적으로 몰고 갈 순 없지만 요즘 젊은 목회자들게 소명의식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1세대 목회자들은 어려운 목회 환경 속에서도 소명의식 하나 붙들고 이제껏 참고 견뎌 오셨습니다. 그에 반해 요즘 젊은 목회자들은 작은 어려움만 생겨도 쉽게 포기하고 다른 목회지로 떠나버리는 것 같습니다. 이면을 들여다 보면 자신들의 학력같은 배경에 대한 자만심마저 엿보입니다. 더 좋은 조건의 교회로 청빙될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아쉬울 게 없다는 것입니다.
1세대 목회자들이 어려웠던 이민초기의 성도들을 잘 섬겨서 오늘날 한인교회들이 이 정도의 기반을 갖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목회자는 스킬보다는 가장 기본적으로 예수님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즉, 어떠한 성도들이라도 가슴으로 품을 수 있는 용서와 관용의 정신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의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99마리의 양보다 잃어버린 1마리의 양을 찾아 나서는 목자의 심정으로 목회를 해야 합니다. 장로님들과 비전이 안 맞는다고 해서 훅 털어 버릴 것이 아니라 인내심을 가지고 잘 견뎌내야 할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장애물이 있음으로 해서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게 될 것입니다.
-교회들이 갖고 있는 문제점은 없습니까?
무엇을 심든지 심은대로 거둔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목회자 양성을 위해 정말 씨를 뿌렸는가부터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일꾼 키울 생각은 전혀 안하면서 좋은 목회자를 찾으려고 한다는 것은 상당한 모순입니다. 신학교를 후원하거나 목회 후보생에게 장학금을 준다든지 하는 일에 비전을 가지고 일을 추진하는 교회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대부분의 교회들이 이런 부분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습니다. 이러한 마인드가 있는 교회라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좋은 인재를 그 교회에 보내 주실 것입니다.
요즘 목회자를 청빙하는 교회들을 보면 실력과 인격을 겸비한 목회자를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습니다. 이처럼 목회자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그에 따른 실망감도 큰 것 같습니다. 모든 면에서 출중한 목회자는 이미 좋은 교회에서 목회를 잘 하고 있을텐데 문제 많은 교회를 찾아 올 이유가 있겠습니까? 목회자는 수퍼맨이 아닙니다. 성도들은 항상 목회자 단점만을 꼬집어 내려고 하기보다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믿음의 조력자들이 돼야 할 것입니다.
-이상적인 세대교체를 위한 해법이 있을까요?
교단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교회법에 따라 부목회자가 그 교회 담임목회자가 될수 없도록 제도화 해 놓았습니다. 교회법 자체가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진 것이라 신뢰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제 개인적 견해로는 바람직한 세대교체를 위해 후임목회자가 부목사로 부임해 일정기간 담임목회자와 목회를 같이하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기간을 거치면서 후임목회자가 교회분위기에 적응하고 전임목회자의 목회철학에 대한 이해를 갖고 출발하기 때문에 세대교체가 보다 수월하게 이뤄질 것이라 봅니다. 물론 성도들이 겪게 되는 변화에 대한 충격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세 교회가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2세 교육은 한국어로 시켜야 한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각 교회가 한국학교를 운영하면서 신앙교육도 한국어로 같이 시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목회를 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로 장로님들과 갈등을 여러차례 겪었습니다. 때문에 아직까지 저희 교회도 여느 한인교회처럼 2세들이 영어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인교회가 언어만큼은 한국어로 통일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한인교회 내 1세 2세 사이의 가장 큰 화두는 바로 언어와 문화입니다. 역사적으로 유대인들이 전세계에 흩어져 살았지만 그들이 언어와 문화를 사수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존립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언어와 문화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우리 민족의 언어와 문화를 기반으로 한 고유의 정서가 있습니다. 달리 말해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만 허락하신 정체성을 지켜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잘 이어져 나갈때 우리 민족이 하나님 나라에 크게 쓰임받는 민족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연합체를 중심으로 한 교계 연합사업이 어렵다고 하는데요. 어디에 문제가 있다고 보시나요?
교계 연합사업 협력이 잘 안되는 이유는 신임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저는 91년과 92년 시카고 교협의 서기로 섬긴 적이 있습니다. 그때가 바로 교협회관 문제로 진통을 겪을 때였습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교협회관 건립을 공동목표로 정하고 전력을 다했는데 그것이 이뤄지지 않았고 연합의 명분이 깨져 버렸습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교계를 이끌어 가시는 몇몇 분들이 연합회를 자신의 명예욕을 충족시키는 정치 필드로 삼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이분들이 오랫동안 장기집권하는 모습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마저 듭니다. 마치 자신들이 아니면 연합회가 안되는양 착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부분적이지만 필요에 의한 연합 활동은 초교파적으로 잘 이뤄져 왔다고 생각합니다. 목사부부합창단, 장로합창단, 골프·탁구·농구 등의 친교모임, 치유목회상담원, J-Gen 등이 그 예라 할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볼 때 시카고 교계가 척박한 땅이라고 하지만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연합은 개교회가 중심이 됐습니다. 그렇다고 본다면 연합회는 개교회가 할 수 없는 연합사업을 펼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합회 관계자들이 먼저 지금 연합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단체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전 교회적인 연합이 필요할 때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인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감당해야 될 역할로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김으로 세상과 연결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교회의 경우 한인단체에 교회장소를 빌려준다던지 인근 주류사회에 행사가 있을때 성도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는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길 수 있는 일들이 여러가지 있겠지만 무엇보다 성도 한명 한명이 평소 쉽게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했으면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교회 주변을 중심으로 쓰레기를 줍습니다. 또한 작년에 교회 인근에 1백미터 가량 코스모스 꽃밭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작은 것이지만 지역사회를 섬기겠다는 마인드만 있다면 각 분야에서 할일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시카고 교계가 부흥하기 위한 전도전략을 제시해 주신다면요?
요즘 각 교회들마다 다양한 전도 프로그램을 앞다퉈 도입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우려되는 점은 알맹이 없이 형식만 덩그러니 남아 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 어떠한 변화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부흥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변화에서 시작이 됩니다. 제가 30년 이상 목회하면서 절실히 느끼는 부분입니다. 저희 교회의 경우 맨투맨 전도훈련을 합니다. 특이한 점은 성도들끼리 서로 전도훈련을 한다는 것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훈련과정 속에서 성도들이 성령을 체험하고 변화되는 것을 봤습니다.
그동안 교회들이 너무 큰 틀의 성장에만 급급한 나머지 성도들 개개인의 변화에는 신경을 제대로 쓰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쭉정이 한섬보다 알맹이 한알이 귀한 것처럼 교회가 성도 한명 한명의 변화에 주목할 때 교회 부흥은 저절로 일어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인 디아스포라가 세계선교를 위해 어떠한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미주뿐 아니라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인교회들은 선교의 전초 기지 역할을 수행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선교를 물질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선교사들이 타문화권에서 선교하면서 겪는 문화충격에 대한 상처 치유가 이들 한인교회에서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선교사들이 현지인들로부터 받는 상처를 치료받기 위해 다시 한국으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빈번히 생기다 보면 선교적 효율성이 심각하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앞으로도 전세계 한인교회가 세계선교에 큰 공헌을 하게 될 것이라 봅니다.
또 전세계 한인교회들이 선교훈련센터의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있는 선교자원 가운데 해외에 나가 견문을 넓히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돈이 없어 꿈을 포기하는 이들이 상당수 된다고 합니다. 교단도 좋고 정 안되면 개교회 차원에서라도 한인교회들이 선교비전이 있는 자원들을 한국에서 선발해 훈련시키는 것입니다. 물론 규모가 작은 교회의 경우 재정적인 부분이 걸림돌이 될수도 있겠지만 선발돼 오는 자원들의 맨파워를 통해 현지 한인교회에도 도움을 주도록 하는 것입니다. 한인교회들이 한국의 인재들을 잘 훈련시켜서 훌륭한 선교사명자로 키워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교회의 경우 탈북자 출신 청년을 돕고 있고 앞으로도 10여명 정도 학생들을 도울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 학생들을 전적으로 후원해 준다고 했으면 시작하기 어려웠겠지만 교회가 할 수 있는 한에서 협력한다고 생각했을 때 작지만 이 일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교회가 학생들을 돕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후원자를 연결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여섯번째 인터뷰는 스코키한인교회 명병헌 목사다. 그는 고려신학교에서 학사, 고려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를 마치고 1977년 목사로 안수받았다. 진해, 양산, 울릉도, 서울, 영동 등 다양한 곳에서 목회하며 경험을 쌓았고 1982년 유타주로 청빙받으며 이민목회를 시작해 유타제일교회, 오그던제일교회, 푸르보제일교회에서 동시에 담임목회를 했다. 1990년 스코키한인교회에 부임해 19년째 목회하고 있으며 현재 재미고신총회의 총회장이다.
-시카고 교계의 담임목회자 공석현상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시카고 교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면서 자연스레 젊은 목회자들의 유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분들이 얼마 버티지 못하고 떠난다는 것입니다. 시카고 정서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등 이런저런 분석이 난무하지만 저는 1차적인 문제의 원인은 바로 목회자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괄적으로 몰고 갈 순 없지만 요즘 젊은 목회자들게 소명의식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1세대 목회자들은 어려운 목회 환경 속에서도 소명의식 하나 붙들고 이제껏 참고 견뎌 오셨습니다. 그에 반해 요즘 젊은 목회자들은 작은 어려움만 생겨도 쉽게 포기하고 다른 목회지로 떠나버리는 것 같습니다. 이면을 들여다 보면 자신들의 학력같은 배경에 대한 자만심마저 엿보입니다. 더 좋은 조건의 교회로 청빙될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아쉬울 게 없다는 것입니다.
1세대 목회자들이 어려웠던 이민초기의 성도들을 잘 섬겨서 오늘날 한인교회들이 이 정도의 기반을 갖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목회자는 스킬보다는 가장 기본적으로 예수님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즉, 어떠한 성도들이라도 가슴으로 품을 수 있는 용서와 관용의 정신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의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99마리의 양보다 잃어버린 1마리의 양을 찾아 나서는 목자의 심정으로 목회를 해야 합니다. 장로님들과 비전이 안 맞는다고 해서 훅 털어 버릴 것이 아니라 인내심을 가지고 잘 견뎌내야 할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장애물이 있음으로 해서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게 될 것입니다.
-교회들이 갖고 있는 문제점은 없습니까?
무엇을 심든지 심은대로 거둔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목회자 양성을 위해 정말 씨를 뿌렸는가부터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일꾼 키울 생각은 전혀 안하면서 좋은 목회자를 찾으려고 한다는 것은 상당한 모순입니다. 신학교를 후원하거나 목회 후보생에게 장학금을 준다든지 하는 일에 비전을 가지고 일을 추진하는 교회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대부분의 교회들이 이런 부분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습니다. 이러한 마인드가 있는 교회라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좋은 인재를 그 교회에 보내 주실 것입니다.
요즘 목회자를 청빙하는 교회들을 보면 실력과 인격을 겸비한 목회자를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습니다. 이처럼 목회자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그에 따른 실망감도 큰 것 같습니다. 모든 면에서 출중한 목회자는 이미 좋은 교회에서 목회를 잘 하고 있을텐데 문제 많은 교회를 찾아 올 이유가 있겠습니까? 목회자는 수퍼맨이 아닙니다. 성도들은 항상 목회자 단점만을 꼬집어 내려고 하기보다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믿음의 조력자들이 돼야 할 것입니다.
-이상적인 세대교체를 위한 해법이 있을까요?
교단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교회법에 따라 부목회자가 그 교회 담임목회자가 될수 없도록 제도화 해 놓았습니다. 교회법 자체가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진 것이라 신뢰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제 개인적 견해로는 바람직한 세대교체를 위해 후임목회자가 부목사로 부임해 일정기간 담임목회자와 목회를 같이하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기간을 거치면서 후임목회자가 교회분위기에 적응하고 전임목회자의 목회철학에 대한 이해를 갖고 출발하기 때문에 세대교체가 보다 수월하게 이뤄질 것이라 봅니다. 물론 성도들이 겪게 되는 변화에 대한 충격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세 교회가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2세 교육은 한국어로 시켜야 한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각 교회가 한국학교를 운영하면서 신앙교육도 한국어로 같이 시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목회를 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로 장로님들과 갈등을 여러차례 겪었습니다. 때문에 아직까지 저희 교회도 여느 한인교회처럼 2세들이 영어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인교회가 언어만큼은 한국어로 통일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한인교회 내 1세 2세 사이의 가장 큰 화두는 바로 언어와 문화입니다. 역사적으로 유대인들이 전세계에 흩어져 살았지만 그들이 언어와 문화를 사수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존립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언어와 문화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우리 민족의 언어와 문화를 기반으로 한 고유의 정서가 있습니다. 달리 말해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만 허락하신 정체성을 지켜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잘 이어져 나갈때 우리 민족이 하나님 나라에 크게 쓰임받는 민족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연합체를 중심으로 한 교계 연합사업이 어렵다고 하는데요. 어디에 문제가 있다고 보시나요?
교계 연합사업 협력이 잘 안되는 이유는 신임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저는 91년과 92년 시카고 교협의 서기로 섬긴 적이 있습니다. 그때가 바로 교협회관 문제로 진통을 겪을 때였습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교협회관 건립을 공동목표로 정하고 전력을 다했는데 그것이 이뤄지지 않았고 연합의 명분이 깨져 버렸습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교계를 이끌어 가시는 몇몇 분들이 연합회를 자신의 명예욕을 충족시키는 정치 필드로 삼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이분들이 오랫동안 장기집권하는 모습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마저 듭니다. 마치 자신들이 아니면 연합회가 안되는양 착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부분적이지만 필요에 의한 연합 활동은 초교파적으로 잘 이뤄져 왔다고 생각합니다. 목사부부합창단, 장로합창단, 골프·탁구·농구 등의 친교모임, 치유목회상담원, J-Gen 등이 그 예라 할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볼 때 시카고 교계가 척박한 땅이라고 하지만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연합은 개교회가 중심이 됐습니다. 그렇다고 본다면 연합회는 개교회가 할 수 없는 연합사업을 펼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합회 관계자들이 먼저 지금 연합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단체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전 교회적인 연합이 필요할 때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인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감당해야 될 역할로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김으로 세상과 연결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교회의 경우 한인단체에 교회장소를 빌려준다던지 인근 주류사회에 행사가 있을때 성도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는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길 수 있는 일들이 여러가지 있겠지만 무엇보다 성도 한명 한명이 평소 쉽게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했으면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교회 주변을 중심으로 쓰레기를 줍습니다. 또한 작년에 교회 인근에 1백미터 가량 코스모스 꽃밭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작은 것이지만 지역사회를 섬기겠다는 마인드만 있다면 각 분야에서 할일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시카고 교계가 부흥하기 위한 전도전략을 제시해 주신다면요?
요즘 각 교회들마다 다양한 전도 프로그램을 앞다퉈 도입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우려되는 점은 알맹이 없이 형식만 덩그러니 남아 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 어떠한 변화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부흥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변화에서 시작이 됩니다. 제가 30년 이상 목회하면서 절실히 느끼는 부분입니다. 저희 교회의 경우 맨투맨 전도훈련을 합니다. 특이한 점은 성도들끼리 서로 전도훈련을 한다는 것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훈련과정 속에서 성도들이 성령을 체험하고 변화되는 것을 봤습니다.
그동안 교회들이 너무 큰 틀의 성장에만 급급한 나머지 성도들 개개인의 변화에는 신경을 제대로 쓰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쭉정이 한섬보다 알맹이 한알이 귀한 것처럼 교회가 성도 한명 한명의 변화에 주목할 때 교회 부흥은 저절로 일어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인 디아스포라가 세계선교를 위해 어떠한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미주뿐 아니라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인교회들은 선교의 전초 기지 역할을 수행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선교를 물질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선교사들이 타문화권에서 선교하면서 겪는 문화충격에 대한 상처 치유가 이들 한인교회에서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선교사들이 현지인들로부터 받는 상처를 치료받기 위해 다시 한국으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빈번히 생기다 보면 선교적 효율성이 심각하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앞으로도 전세계 한인교회가 세계선교에 큰 공헌을 하게 될 것이라 봅니다.
또 전세계 한인교회들이 선교훈련센터의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있는 선교자원 가운데 해외에 나가 견문을 넓히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돈이 없어 꿈을 포기하는 이들이 상당수 된다고 합니다. 교단도 좋고 정 안되면 개교회 차원에서라도 한인교회들이 선교비전이 있는 자원들을 한국에서 선발해 훈련시키는 것입니다. 물론 규모가 작은 교회의 경우 재정적인 부분이 걸림돌이 될수도 있겠지만 선발돼 오는 자원들의 맨파워를 통해 현지 한인교회에도 도움을 주도록 하는 것입니다. 한인교회들이 한국의 인재들을 잘 훈련시켜서 훌륭한 선교사명자로 키워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교회의 경우 탈북자 출신 청년을 돕고 있고 앞으로도 10여명 정도 학생들을 도울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 학생들을 전적으로 후원해 준다고 했으면 시작하기 어려웠겠지만 교회가 할 수 있는 한에서 협력한다고 생각했을 때 작지만 이 일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교회가 학생들을 돕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후원자를 연결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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