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신년을 맞이해 세대교체, 교회연합, 2세 사역, 부흥 등 다소 무거운 주제를 들고 시카고 지역 목회자 40인을 만난다. 이 인터뷰를 통해 시카고 한인교회의 여론을 수렴하고 한인교회의 미래와 나아갈 바를 조명하고자 함이다. 40인 인터뷰는 시카고 교계의 발전을 위한, 가능한 모든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목회자들이 시무하는 교회의 교세, 목회자의 교단적 배경, 목회 연수 등에 관계없는 순으로 게재된다.
열세번째 인터뷰는 한미장로교회 주용성 목사다. 주용성 목사 역시 1.5세다. 그러나 그의 주변 목회자들은 그를 1.7세 정도로 본다. 그는 12살에 남가주로 부모와 함께 이민와 USC(남가주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 이후 LA 북쪽 근교에 소재한 풀러신학교에서 M.Div.를 1년간 수학하다 서부만이 아닌 다른 지역도 경험하는 것이 목회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동부로 날아와 프린스톤신학교에 입학해 M.Div. 과정을 마쳤다. 프린스톤 재학 시절에는 아시안아메리칸 프로그램의 어시스턴트로 2년간 봉사하기도 했다. 졸업 후, 하와이한인기독교회에서 10년, 2세 독립교회인 시카고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에서 3년간 담임으로 목회하다 2008년 시카고를 대표하는 PCUSA 교회인 한미장로교회에 담임으로 부임했다.
-최근 1,2년 사이에 시카고 교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었습니다. 목사님 또한 그 당사자이신데요. 일부 교회에서는 신임 목회자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교회를 떠나는 이른바 ‘담임목회자 공석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진단하시나요?
이같은 문제는 교회의 변혁을 시도하는 신임 목회자와 전통을 고수하려는 성도들 간에 마찰이 생기면서부터 시작된다고 봅니다. 교회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양자 간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한데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져서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각 교회 안에 신임 목회자가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서포트 시스템(Support System)’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비전을 품고 열심히 사역하는 신임 목회자가 교회 전통과의 큰 충돌없이 사역을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교회 측에서도 배려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신임 목회자 정착을 위해 교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서포트 시스템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한 예로, 각 교회에서 목회자를 위한 잡 디스크립션(Job Description)을 만드는 것입니다. 잡 디스크립션은 교회가 신임 목회자에게 원하는 기대치를 반영하는 것으로 근무시간, 사례비, 휴가 등 세부적인 사항까지 포함해야 합니다. 교회 갈등이 생기는 다른 주요한 원인들이 많이 있지만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 서로 오해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미국교회나 한인 2세 교회의 경우, 신임 목회자에게 준비된 잡 디스크립션을 줍니다. 미국적 정서에 기반을 둔 이런 교회들은 “우리는 목사님에게 이러한 것들을 원합니다”라고 하는 기대를 분명하게 표현합니다. 하지만 한인교회 가운데 목회자에 대한 잡 디스크립션을 갖고 있는 교회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확한 기대치를 표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 이유가 결국 한인들의 정서와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동안 목회를 하시면서 한인교회의 정서에 대해 어떠한 느낌을 받으셨나요?
성도님들이 겉으로 표현하시는 것과 속으로 기대하시는 것이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말로는 “목사님. 힘드신데 휴가도 가고 좀 쉬세요”라고 하지만 교회의 담임 목회자가 쉼없는 열심으로 교회를 부흥시켜 주길 기대하시는 것입니다. 저는 잡 디스크립션이 교회 갈등을 최소화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목회자가 교회의 요구하는 바를 분명히 알게 될 때 목회가 한층 더 수월해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미장로교회 부임 당시에도 이와 같은 잡 디스크립션을 받지 못하셨을텐데 그동안은 어떠한 방법으로 교회 성도님들과 커뮤니케이션 해 오셨나요?
교회 장로님들과 부목사님들의 조언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분들과의 대화가 아주 큰 힘이 됐습니다. 1년 정도 목회하면서 성도님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됐습니다. 잡 디스크립션이 없다고 해서 사역을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신임 목회자가 교회에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교회 성도님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재정적인 부분에 대한 것은 민감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언급을 하지 않습니다. 성도님들 또한 “사례비가 적어도 잘 참고 희생하시겠지”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많은 목회자분들이 희생적이고 헌신적으로 살아가고 계십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이러 부분에 대해 교회가 분명히 커뮤니케이션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카고 지역 2세 교회 담임 목회자로 다년간 사역하신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성공적인 2세 사역을 위해 한인교회 내에 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오늘날 한인교회 현실을 보면 자녀들을 교회 데리고 나오는 것만으로 신앙교육을 다 시켰다고 착각하거나 신앙교육보다 세속적 교육을 더 중시하는 그릇된 교육철학을 갖고 있는 부모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 성장한 한인교회 자녀들은 신앙관이 제대로 정립되기도 전에 대학이나 사회로 진출하게 돼 쉽게 신앙을 잃고 마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저는 자녀들의 신앙교육에 있어 부모의 역할이 좀더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더 지적한다면 2세 목회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 가운데 1세 목회자와 2세 목회자 간의 관계성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두 목회자가 상호협력관계를 잘 유지해 나갈 때 2세 목회는 보다 수월해 질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목회자가 취미활동을 같이 한다든지 해서 서로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갖는 기간이 필요합니다.
-2세 교회가 곧 한인교회 미래인데요. 2세 교회가 어떠한 형태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1세와 2세 교회가 한 지붕 아래에서 같이 성장해 나가는 것이 가장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타민족 전도에 대한 비전을 품고 독립하려는 2세 교회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비전 자체가 너무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독립된 2세 교회 담임을 맡아 3년동안 사역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교회 또한 타민족을 전도하기 위해 여러모로 애를 썼습니다. 영어로 예배를 드리고 미국 문화 속에서 자란 2세들이 주축을 이루었음에도 우리가 기대했던 이상적인 교회 모형은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혹시라도 한국적인 냄새가 풍길까 봐 친교시간에 한국음식은 일체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타민족이 전도되어 2세 교회에 와도 편치 않은 것입니다. 그들이 봤을 때 2세 교회는 영락없는 한인교회 또는 아시안교회일 뿐이었던 것입니다.
2세 목회가 타민족을 향해야 한다고 많이 이야기하는데 물론 저 또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사람들은 컬러를 본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제가 봤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물론 2세 교회가 독립해서 나갈 수도 있겠지만 그때가 되기 전까지 1세 교회와 같이 파트너로 한지붕 아래 사역을 펼쳐 나가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교회연합 사업으로 어떠한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큰 틀의 연합사업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에 앞서 목회자들이 교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저는 교회연합사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가 목회자들이 서로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목회자들이 교제를 통해 서로 신뢰를 쌓아나갈 때 연합은 저절로 일어나게 될 것이라 봅니다.
-교회의 사회 참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인교회가 미국 내 소수민족교회 가운데 하나로 분류되긴 하지만 주류사회와 잘 협력해서 상호간의 유익을 도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언어와 비전이 다르다는 이유로 미 주류사회와 소통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고 봅니다.
지역사회 참여 목적은 전도를 위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소속 지역 안에 한인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함입니다. 한인들도 미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써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것입니다. LA 폭동이 한인들의 이같은 사회적 참여가 부족했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각 지역 안에서 한인 커뮤니티가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을 교회가 잘 감당했으면 한다는 뜻입니다.
-어떠한 전도 전략을 갖고 계신가요?
전도에 앞서 전도하는 성도들부터 균형잡힌 신앙생활을 통해 변화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전도라는 것은 자신이 믿는 바를 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선은 자신이 무엇을 믿는지부터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확고한 신앙관을 회복한 성도들이 하나, 둘 모여 말씀과 기도를 통해 무장될 때 전도는 저절로 일어나게 됩니다.
각 교회마다 평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찬양이 좋다라든지 설교가 좋다라든지 하는 평판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좋은 평판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회 안에 일들이 사랑을 중심삼고 일어난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할 때 외부의 불신자들이 스스로 교회를 찾게 될 것입니다.
-한인교회만의 독특한 사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오바마 대통령이 흑인으로서 백인사회의 벽을 무너뜨리고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사실은 우리의 후손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인교회가 소수민족이라고 해서 소수민족만을 대상으로 사역해 나갈 것이 아니라 미국 전체, 나아가 전세계를 섬기는 비전을 품고 성장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한인교회는 신앙을 가진 2, 3세들이 이 나라에 큰 영향을 끼치는 훌륭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꿈을 심어주는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열세번째 인터뷰는 한미장로교회 주용성 목사다. 주용성 목사 역시 1.5세다. 그러나 그의 주변 목회자들은 그를 1.7세 정도로 본다. 그는 12살에 남가주로 부모와 함께 이민와 USC(남가주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 이후 LA 북쪽 근교에 소재한 풀러신학교에서 M.Div.를 1년간 수학하다 서부만이 아닌 다른 지역도 경험하는 것이 목회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동부로 날아와 프린스톤신학교에 입학해 M.Div. 과정을 마쳤다. 프린스톤 재학 시절에는 아시안아메리칸 프로그램의 어시스턴트로 2년간 봉사하기도 했다. 졸업 후, 하와이한인기독교회에서 10년, 2세 독립교회인 시카고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에서 3년간 담임으로 목회하다 2008년 시카고를 대표하는 PCUSA 교회인 한미장로교회에 담임으로 부임했다.
-최근 1,2년 사이에 시카고 교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었습니다. 목사님 또한 그 당사자이신데요. 일부 교회에서는 신임 목회자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교회를 떠나는 이른바 ‘담임목회자 공석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진단하시나요?
이같은 문제는 교회의 변혁을 시도하는 신임 목회자와 전통을 고수하려는 성도들 간에 마찰이 생기면서부터 시작된다고 봅니다. 교회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양자 간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한데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져서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각 교회 안에 신임 목회자가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서포트 시스템(Support System)’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비전을 품고 열심히 사역하는 신임 목회자가 교회 전통과의 큰 충돌없이 사역을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교회 측에서도 배려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신임 목회자 정착을 위해 교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서포트 시스템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한 예로, 각 교회에서 목회자를 위한 잡 디스크립션(Job Description)을 만드는 것입니다. 잡 디스크립션은 교회가 신임 목회자에게 원하는 기대치를 반영하는 것으로 근무시간, 사례비, 휴가 등 세부적인 사항까지 포함해야 합니다. 교회 갈등이 생기는 다른 주요한 원인들이 많이 있지만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 서로 오해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미국교회나 한인 2세 교회의 경우, 신임 목회자에게 준비된 잡 디스크립션을 줍니다. 미국적 정서에 기반을 둔 이런 교회들은 “우리는 목사님에게 이러한 것들을 원합니다”라고 하는 기대를 분명하게 표현합니다. 하지만 한인교회 가운데 목회자에 대한 잡 디스크립션을 갖고 있는 교회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확한 기대치를 표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 이유가 결국 한인들의 정서와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동안 목회를 하시면서 한인교회의 정서에 대해 어떠한 느낌을 받으셨나요?
성도님들이 겉으로 표현하시는 것과 속으로 기대하시는 것이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말로는 “목사님. 힘드신데 휴가도 가고 좀 쉬세요”라고 하지만 교회의 담임 목회자가 쉼없는 열심으로 교회를 부흥시켜 주길 기대하시는 것입니다. 저는 잡 디스크립션이 교회 갈등을 최소화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목회자가 교회의 요구하는 바를 분명히 알게 될 때 목회가 한층 더 수월해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미장로교회 부임 당시에도 이와 같은 잡 디스크립션을 받지 못하셨을텐데 그동안은 어떠한 방법으로 교회 성도님들과 커뮤니케이션 해 오셨나요?
교회 장로님들과 부목사님들의 조언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분들과의 대화가 아주 큰 힘이 됐습니다. 1년 정도 목회하면서 성도님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됐습니다. 잡 디스크립션이 없다고 해서 사역을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신임 목회자가 교회에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교회 성도님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재정적인 부분에 대한 것은 민감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언급을 하지 않습니다. 성도님들 또한 “사례비가 적어도 잘 참고 희생하시겠지”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많은 목회자분들이 희생적이고 헌신적으로 살아가고 계십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이러 부분에 대해 교회가 분명히 커뮤니케이션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용성 목사는 성공적인 2세 교육을 위해선 부모들의 신앙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교회에 다니면 신앙 교육은 다 된다는 교육철학은 그릇된 것이란 뜻이다. |
오늘날 한인교회 현실을 보면 자녀들을 교회 데리고 나오는 것만으로 신앙교육을 다 시켰다고 착각하거나 신앙교육보다 세속적 교육을 더 중시하는 그릇된 교육철학을 갖고 있는 부모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 성장한 한인교회 자녀들은 신앙관이 제대로 정립되기도 전에 대학이나 사회로 진출하게 돼 쉽게 신앙을 잃고 마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저는 자녀들의 신앙교육에 있어 부모의 역할이 좀더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더 지적한다면 2세 목회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 가운데 1세 목회자와 2세 목회자 간의 관계성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두 목회자가 상호협력관계를 잘 유지해 나갈 때 2세 목회는 보다 수월해 질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목회자가 취미활동을 같이 한다든지 해서 서로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갖는 기간이 필요합니다.
-2세 교회가 곧 한인교회 미래인데요. 2세 교회가 어떠한 형태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1세와 2세 교회가 한 지붕 아래에서 같이 성장해 나가는 것이 가장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타민족 전도에 대한 비전을 품고 독립하려는 2세 교회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비전 자체가 너무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독립된 2세 교회 담임을 맡아 3년동안 사역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교회 또한 타민족을 전도하기 위해 여러모로 애를 썼습니다. 영어로 예배를 드리고 미국 문화 속에서 자란 2세들이 주축을 이루었음에도 우리가 기대했던 이상적인 교회 모형은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혹시라도 한국적인 냄새가 풍길까 봐 친교시간에 한국음식은 일체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타민족이 전도되어 2세 교회에 와도 편치 않은 것입니다. 그들이 봤을 때 2세 교회는 영락없는 한인교회 또는 아시안교회일 뿐이었던 것입니다.
2세 목회가 타민족을 향해야 한다고 많이 이야기하는데 물론 저 또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사람들은 컬러를 본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제가 봤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물론 2세 교회가 독립해서 나갈 수도 있겠지만 그때가 되기 전까지 1세 교회와 같이 파트너로 한지붕 아래 사역을 펼쳐 나가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교회연합 사업으로 어떠한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큰 틀의 연합사업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에 앞서 목회자들이 교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저는 교회연합사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가 목회자들이 서로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목회자들이 교제를 통해 서로 신뢰를 쌓아나갈 때 연합은 저절로 일어나게 될 것이라 봅니다.
-교회의 사회 참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인교회가 미국 내 소수민족교회 가운데 하나로 분류되긴 하지만 주류사회와 잘 협력해서 상호간의 유익을 도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언어와 비전이 다르다는 이유로 미 주류사회와 소통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고 봅니다.
지역사회 참여 목적은 전도를 위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소속 지역 안에 한인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함입니다. 한인들도 미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써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것입니다. LA 폭동이 한인들의 이같은 사회적 참여가 부족했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각 지역 안에서 한인 커뮤니티가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을 교회가 잘 감당했으면 한다는 뜻입니다.
-어떠한 전도 전략을 갖고 계신가요?
전도에 앞서 전도하는 성도들부터 균형잡힌 신앙생활을 통해 변화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전도라는 것은 자신이 믿는 바를 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선은 자신이 무엇을 믿는지부터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확고한 신앙관을 회복한 성도들이 하나, 둘 모여 말씀과 기도를 통해 무장될 때 전도는 저절로 일어나게 됩니다.
각 교회마다 평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찬양이 좋다라든지 설교가 좋다라든지 하는 평판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좋은 평판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회 안에 일들이 사랑을 중심삼고 일어난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할 때 외부의 불신자들이 스스로 교회를 찾게 될 것입니다.
-한인교회만의 독특한 사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오바마 대통령이 흑인으로서 백인사회의 벽을 무너뜨리고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사실은 우리의 후손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인교회가 소수민족이라고 해서 소수민족만을 대상으로 사역해 나갈 것이 아니라 미국 전체, 나아가 전세계를 섬기는 비전을 품고 성장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한인교회는 신앙을 가진 2, 3세들이 이 나라에 큰 영향을 끼치는 훌륭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꿈을 심어주는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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