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주일 레이크블러프에 소재한 클래어릿지 양로원에 뜻밖의 손님들이 모여 들었다. 나이가 들고 몸이 불편해 양로원에 머물고 있지만 마음만은 왜 저 밖의 세상과 친구들에게 향하지 않겠는가? 굳이 “예수 믿으라”고 외치지 않아도 교회 사람들이 자신을 찾아준다는 것만으로도 위로와 감사가 생길 법하다.

구정을 맞이해 갈릴리교회 이경희 담임목사와 성도 15명은 클래어릿지 양로원을 방문해 함께 노래하고 율동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신정철 음악목사는 어르신들의 머릿 속에 희미하지만 잔잔하게 남아있는 한국 동요를 부르며 율동을 해 즐거움을 선사했고 가끔씩 찬양을 곁들여 복음을 전했다.

“동구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특히 이경희 목사와 찬양콘서바토리 하모니카반 학생들이 하모니카 합주와 독주를 선보일 때는 애잔한 하모니카 선율에 아픈 몸의 무거움과 고독한 외로움이 묻어 흘러 나가는 듯 했다. 붉은 베레모와 붉은 조끼를 맞춰 입은 하모니카 연주자들의 공연이 끝나자 어르신들의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갈릴리교회에 앞서 김대건성당의 성도들이 풍물놀이로 신나는 시작을 알렸다. 양로원이 제공한 공연 장소가 좁을 정도로 뜨겁고 역동적인 무대가 됐다.

이 행사에는 어르신을 포함해 가족 130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어르신들의 평균 연령은 85세다. 양로원에서 일하고 있는 안효숙 사모는 “우리 양로원은 간호사부터 간호조무사까지 모든 한국인 스탭이 어르신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물리치료실을 갖추고 편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필요시 병원까지 동행하며 돕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경희 담임목사는 “갈릴리교회는 한달에 한번씩 교회 근처의 양로원에서 예배 드리고 있다. 외롭게 지내는 분들에게 찾아가 노래도 부르고 하모니카 연주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니 흐뭇한 마음이다. 교회가 앞으로도 소외된 자들, 미국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찾아가 하나님의 사랑을 함께 나누고 신앙을 통한 희망과 용기를 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