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치유목회상담원이 주최한 ‘교회 갈등에 관한 공개 강좌’에서 두번째 강사로 나온 채규만 교수는 “교회 갈등 예방과 중재 실제”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채 교수는 이민 목회자들에게 필요한 갈등 해소 방법을 사례별로 적절히 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채 교수는 먼저 “예수님도 제자와 갈등을 겪었다, 바울과 베드로도 갈등을 겪었다, 갈등은 어느 집단에나 존재한다, 갈등을 잘 해결하면 성장한다”는 말로 목회자들을 위로하며 교회 내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원인과 대책에 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원인 1) 법대로 합시다. 그런데 법이 뭐죠?

목회자나 교인들이 교회법에 무지하거나 그것을 무시할 때 갈등이 발생한다. 미국 교회법은 때때로 한국 교회법과 다르다. 혹은 한인들의 정서에 맞지 않다. 교회법을 임의로 적용하거나 해석할 때 갈등이 발생한다.

대책 1) 목회자들이 헌법에 대해 숙지해야 할 뿐 아니라 교단이 제공하는 헌법의 범위 내에서 교회 실정에 맞는 내규를 정해서 교인들에게 숙지시켜 갈등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해야 한다. 헌법에 따라 결정하면 그만큼 갈등의 소지가 적어진다.

원인 2) 목사님, 왜 그런 일까지 간섭하세요? 장로님, 왜 이 일 안하세요?

목회자와 교회 내 직분자의 역할이 모호할 때 갈등이 발생한다. 당회에서 갈등이 빚어질 수 있고 실제 사역의 현장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각 부서별 기능이 중첩될 때 부서간에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

대책 2) 교회 직분자들의 Job Description을 명료하게 정리해야 한다. 정기적인 평가를 통해 사역자와 기관, 부서의 역할이 조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한 기관이 과다하게 기능하거나 혹은 과소하게 기능하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원인 3) 우리 교회 프로그램은 이렇게 해야죠. 성전 건축은 언제 하죠?

교회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결정을 할 때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 목회자의 열심이 대단해도 성도들이 잘 따라주지 않는다. 새로 부임한 목회자가 아무런 변화없이 구 체제를 답습할 때 성도들로부터 답답하단 소리를 듣게 된다.

대책 3) 목회자는 교회 건축이나 이전 등의 중요한 문제에 관해 전체 성도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의사결정 과정이 명확하고도 공개적이어야 한다. 또 교회 발전에 대한 치밀한 계획을 세워서 성도들에게 어필해야 한다.

원인 4) 저 부목사는 왜 말을 안 듣지? 우리 담임목사님은 부목사 마음을 너무 모르신다.

담임목사의 독점적인 교회 운영과 부목사의 과중한 업무, 경제적 대우 부족 등은 담임목사와 부목사 간의 갈등을 야기시킨다.

대책 4) 목회자들 간에 건강한 경계와 협력이 필요하다. 목회자와 교인들 사이에도 건강한 경계가 형성돼야 담임목사와 부목사 간의 갈등이 사전에 예방된다.

원인 5) 설교가 은혜롭지 못해요. 그거 3년 전에 하신 설교랑 똑같네요.

목회자는 성도로부터 설교가 은혜롭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거나 성경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설교가 감동을 못 주거나 목회자가 설교 준비에 게으를 경우 성도들과 마찰을 빚게 된다.

대책 5) 목회자가 자신의 설교를 동료 목회자나 객관적인 사람을 통해 평가받고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사모가 비판적인 방식이 아닌 방법으로 목회자에게 피드백을 주고 설교가 개선되도록 도울 수 있다.

원인 6) 교회 재정 문제는 투명하게 해 주세요.

목회자가 교회 재정을 독단적으로 사용하거나 목회자 연봉이 교인들의 평균적 수준보다 지나치게 높을 경우, 목회자의 삶이 교인들에게 사치스럽게 보일 경우, 갈등이 생기기 쉽다.

대책 6) 목회자는 재정 담당자와 독립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정기적인 감사를 받아 투명성을 교인들에게 증명해야 한다. 특히 교회 재정은 공개해 모든 성도들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원인 7) 목사님은 저 집사만 사랑한단 말이야. 목사님이 너무 차가워요.

목회자가 교인들을 대상으로 지나친 우월감을 갖거나 열등감을 갖는다든지, 지나치게 내성적이라 성도들에게 접근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발생한다. 교인들의 감정을 잘 배려하지 못하거나 교인들의 감정에 지나치게 휩쓸려도 문제다. 교인에 대한 편애나 육체적, 언어적, 감정적 폭력도 문제다.

대책 7) 자기 훈련과 상담을 통해 감정적으로 부족한 면을 극복해야 한다.

원인 8) 우리 목사님 은퇴하시면 우리 교회는 어떻게 되나요?

목회자 후임 선정 때가 되면 교회는 갈등을 겪는다. 후임 선출부터 은퇴 목회자에 대한 예우, 은퇴한 원로 목회자에 대한 일부 성도의 과잉 충성, 은퇴 목회자의 교회 간섭은 교회에 갈등을 불러 일으킨다.

대책 8) 은퇴 목회자 스스로 경제적 안정을 위한 노후 대책이 필요하고 Interim 목사의 활용이 필요하다. 쌍방이 솔직한 대화를 통해 은퇴 후 예우에 관해 교회와 조정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은퇴한 목회자는 심리적, 정서적, 사회적으로 그 교회를 떠나는 것이 좋다.

원인 9) 교회 주인은 목사님입니까? 장로님입니까?

장로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호할 때 발생한다. 장로들이 지나치게 목회자의 사역에 간섭하고 “내가 터줏대감”이란 생각을 가질 때 발생한다.

대책 9) 목회자와 장로가 서로를 존경해야 하며 상호 간의 대화를 통해 “교회의 주인은 주님”이라는 공통 분모 위에서 문제를 해결해 가야 한다. 서로의 권위를 존중하며 협동적 관계를 맺어야 한다. 대화 과정에서 서로에게 면박을 주지 말고 체면을 세워 주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채 교수는 당회 진행의 팁과 성도들 간의 문제 해결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들며 해법을 제시했다.

채규만 성신여대 심리학 교수는 서울대 종교학과, 서울대 대학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임상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문분야는 부부 및 가족, 아동 및 청소년 심리 치료이며 현재 성신여대 부설 심리건강연구소 청소년 및 가족상담센터장, 시카고치유목회상담원 자문위원을 맡고 있기도 하다. 과거 미국 헨리포드병원에서 아동 청소년 심리 치료 분야로 인턴과정을 수련했으며 미국 아시안카운셀링센터 소장, 브로맨병원 주의결핍센터 소장, 시카고한인사회봉사회 가족상담부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