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후인 1월 20일(화)이면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 미국에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을 합니다. 여기서 25년을 넘게 살고 시민권까지도 소지한 사람이 자기가 살고 있는 나라를 “우리나라”라고 부르는 게 당연한 줄 알면서도 아직도 “미국”이라고 부르는 걸 보면 아마도 저는 성실한 시민은 못 되는가 봅니다. 여하튼 1789년 초대 대통령으로 워싱톤(George Washington)이 대통령에 취임한 후 220년 만에 임기 순차로는 65대이고, 대통령에 취임한 인물로 계산하자면 44대 대통령이 취임을 합니다. 특별히 이번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Afro-American) 태생 대통령이 선출되어 취임하는 역사적인 날이라서인지 역사상 가장 많은 축하 인파가 워싱톤을 찾을 거라고 합니다. 이번에 바락 오바마(Barak Obama)의 대통령 취임은 자신만이 아니라 미국 역사에 대단한 가치를 부여해 주는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1862년, 링컨 대통령에 의해 노예제도가 폐지된 지는 146년이 지났지만 그 후에도 오랫동안 노예 신분으로 살아올 수밖에 없는 흑인들의 태생적 한계를 넘어선 상징적 사건이요, 1962년, 마틴 루터 킹 목사(Rev. Martin Luther King Jr.)께서 워싱톤 시내 링컨 기념관(Lincoln Memorial)앞에서 절규하다시피 외친 “I have a dream"이 46년 만에 이루어진 사건이기도 합니다.

미국 대통령들은 취임 서약을 할 때, 자신이 사용하거나 아니면 자신에게 소중한 의미가 담긴 성경을 택하여 그 성경에 손을 얹고 자신에게 주어진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과 임무를 다할 것을 서약합니다. 이와 같이 성경에 손을 얹고 서약하는 것이 법으로 규정된 것은 아니지만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톤 때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입니다. 그리고 케네디(John F. Kennedy) 대통령이나 존슨(Lyndon B. Johnson) 대통령처럼 성경의 특정한 구절을 펴지 않고 그냥 성경을 덮은 채로 표지 위에 손을 얹고 취임한 이들도 있지만 많은 이들은 자기들이 좋아하거나 혹은 대통령으로서 임기 동안 펼칠 자신을 위해 하나님께서 주시는 말씀으로 믿는 구절을 정하고 그 말씀이 기록된 페이지를 펴고 그 위에 손을 얹고 서약하므로 대통령직에 임하는 자신을 위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삼고 있습니다.

참고적으로 역대 대통령들 중에서 성경 구절 중 특정한 말씀을 택한 이들과 그들이 손을 얹고 서약한 성경말씀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워싱톤(George Washington): 창세기 49:13
링컨(Abraham Lincoln): 마태복음 7:1
후버(Herbert C. Hoover): 잠언 29:18
루스벨트(Franklin D. Roosevelt): 고린도전서 13
트루먼(Harry S. Truman): 마태복음 5/출애굽기 20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역대하7:14/시편33:12
닉슨(Richard M. Nixon): 이사야 2:4
포드(Gerald R. Ford): 잠언 3:5-6
카터(James E. Carter): 미가 6:8
레이건(Ronald W. Reagan): 역대하 7:14
부시(Geroge H. Bush:父): 마태복음 5
클린턴(William J. Clinton): 이사야 58:12/갈라디아 6:8
부시(George W. Bush:子): 이사야 40:31

이번에 취임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 서약을 할 때 링컨 대통령이 취임할 당시에 사용한 성경을 사용할 것이라고 합니다.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으로 활동한 오바마로서는 일리노이 주 출신으로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존경을 받고 있는 링컨 대통령이 사용한 성경을 사용한다는 것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닌 것은 이미 그는 자기와 함께 일한 각료들을 임명하는 과정에서부터 과거 링컨 대통령의 모습을 재현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오늘의 링컨으로 불리기도 하고 아마 자신도 그런 바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주요 언론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서약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하는 질문을 가지고 여론 조사를 했는데, 조사에 응답한 이들의 60%정도는 구체적인 성경 구절을 택하기 보다는 성경을 덮고 그냥 그 위에 손을 얹고 서약을 하는 게 좋다고 답하고, 28%는 신약 성경 말씀으로, 7%는 구약성경 말씀 중에서 취임 서약에 사용할 말씀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했으며, 8%는 그냥 아무데나 그날 펴지는 대로 펴고 서약하는 게 좋다는 조사 결과를 봤습니다.
그러나 오바마가 취임 서약을 할 때 성경을 덮고 그 위에 손을 얹은 채 서약을 할 것인지, 아니면 특정한 성경 구절을 택하고 그 말씀 위에 손을 얹고 할 것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취임한 대통령들의 전례를 봐서 그도 성경 말씀 중에 특정한 구절을 택할 것이 아니겠느냐고 예상하면서, 그 구절이 어떤 말씀일지에 대한 추측들을 내놓고는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께서 취임 서약을 하면서 성경 구절 중 어느 말씀을 택하든지 그 말씀이 이 시대를 위해 자신과 나라에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틀 후로 다가온 취임 서약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