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교회 건축을 위한 실무 작업을 시작한 이후 2005년에 첫 번째 건축계획안을 제출하였다가 주차장 문제로 건물 규모를 축소 수정해야 한다는 시 당국의 지시로 다시 설계해서 제출한 이후 수 차례에 걸친 수정 보완 지시와 그에 따른 후속 조치를 반복하면서 4년여라는 긴 시간이 지났습니다. 건축 허가를 얻기까지의 과정과 기간이 생각에 비해 많이 지연되면서 그에 비례해서 건축 공정은 자연 늦춰질 적마다 당혹스럽기도 하고, 그로 인해 처음에 가졌던 성전 건축에 대한 열기와 흥분도 많이 가라앉아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특별히 지난 2년 동안 시관계자로부터 계속해서 보완, 수정에 대한 지적을 받으면서는 과연 교회를 지을 수는 있는지 묻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오래고 지루하기조차 한 과정을 모두 거치면서 시에서 요구하는 사항들에 대해 보완하면서, 몇 차례에 걸쳐 이웃 주민들에게 우리 교회 건축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들의 의견을 듣고 이를 설계에 반영하는 절차를 걸쳐온 결과, 드디어 지난 12월 17일에 건축 허가의 마지막 단계이면서 또한 매우 힘든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공청회가 열리게 된 것입니다. 건축안을 마련하고도 마지막 단계인 공청회를 통과하지 못해서 건축을 하지 못하는 교회를 알고 있었고, 그래서 우리 교회도 공청회에서 통과되지 못할 경우를 감안하여 그 동안 구체적인 건물 설계를 좀 더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과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건물 설계의 15% 정도만 공정을 진전시켜온 것입니다.

지난 17일, 수요일 오후 6시에 공청회에 앞서 사무실에서 설계사와 토목기사와 함께 만나 잠시 동안 준비 사항을 점검한 후, 공청회에 참석하기 위해 교회로 오신 몇몇 교우님들과 함께 벤을 타고 시청에 도착하여 회의실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공청회는 예정된 시간인 오후 7시 정각이 되자, 케이블 TV가 생중계하는 가운데 개회되어 그 동안 우리 교회 건축안을 맡아서 담당해온 시 개발계획부서의 책임 직원이 화면을 통해 관계 자료들을 게시하면서 설명을 했고, 담당 직원의 설명을 마치자, 이어서 5명의 시 계획위원회(Planning Commission) 위원들이 차례로 질문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시 위원들이 모두 자원봉사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회 건축안에 대한 자료를 이미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사전에 충분하게 검토했을 뿐만 아니라 현장 방문과 함께 이웃 주민들의 의견까지도 수렴하여 건축안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을 보면서 그들의 철저한 책임적 시민의식에 놀랐습니다. 이러한 위원들의 질문에 답을 하는 시청 관계 직원들도 우리 교회 건축안에 대해 정확하게 알뿐만 아니라, 자기가 맡은 분야에 대해 확실한 자료를 가지고 대답하는 것을 보면서 철저한 직업의식을 느꼈습니다. 사실 시청 직원들의 이러한 철저한 직업의식에 놀란 것은 우리 교회 건축안을 가지고 4년 전에 시청 관계직원들과 첫 회의를 하는 자리에서였습니다. 우리 교회 위치와 주소를 말하자, 그 회의에 배석한 열 명이 넘는 직원들이 자기 해당 분야에 따른 현장 자료들을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위원들과의 질의응답시간이 끝나자 위원장은 건축안을 신청한 우리 교회를 대표하여 설계사에게 발언할 기회를 주어, 우리 설계사가 간략하게 교회 건축의 필요성과 그 동안의 경과보고를 하고, 이어서 다시 위원들이 질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위원들의 질문이 끝나자 위원장은 공청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질의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지만 질의를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곧 이어 위원들에게 건축안에 대한 찬반을 묻자 5명의 위원들이 모두 찬성하고 위원장이 통과되었음을 선언하므로 30여분 만에 마치므로 지난 4년 여 동안 기도하고 기다려온 건축허가를 얻게 된 것입니다. 그날 위원장이 건축허가를 선언하면서 우리가 건축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이웃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의견을 사전에 충분히 반영해 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하면서 모든 건축안이 이렇게만 준비되면 참 좋겠다고 하면서 박수를 쳐주기도 했습니다.

건축안이 통과되는 순간 지나간 4년여 동안의 여정들이 스치면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생각에는 왜 이렇게 늦어지나 싶어서 조바심할 때가 없지 않았는데 하나님께서는 우리 교회 건축을 위해 가장 좋은 시간을 마련하시고 우리를 그 시간으로 인도하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의 공정은 건물 설계 작업을 마무리해서 허가를 얻은 후 시공 업체를 선정하여 기공하는 과정이 이어질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공정에 맞춰 건축헌금을 봉헌하고 부족한 건축비용은 융자 신청을 해야 하고, 건축하는 동안 임시로 사용할 예배처소를 마련해야 하는 등 많은 일들을 함께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보다 더 좋은 계획을 가지고 우리를 인도하시는 주님께서 모든 공정도 인도하여 주시리라 믿습니다. 건축을 위해 수고하시는 실무진과 건축위원, 그리고 기도와 함께 물질로 참여하신 모든 교우님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