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공식 발족된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 성극사역위원회가 지난 21일 성탄주일예배에서 ‘놀부야, 하나님이 부르셔’ 공연을 열어 성도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공연은 성극사역위가 지난 3개월동안 흘린 땀방울의 결정체였다.

공연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울려 퍼지자마자 조명이 꺼지고 뒤이어 무대에 오른 배우들의 숙련된 연기가 시작됐다. 모두가 연극 경력이 전무한 아마추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연기력뿐만이 아니었다. 무대 장치, 조명, 분장, 소품, 음악, 영상, 미술 등 공연 전반에 걸쳐 높은 점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이날 공연에 참여했던 모든 스탭들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한 관객은 “이번 공연은 시카고 지역의 성극 문화사역의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했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성극사역위는 이날 공연을 기점으로 교회 내 사역기관으로서의 행보를 본격화 예정이다. 이미 내년 공연일정이 다 잡혀있는 상태라 2주 가량 휴식을 취한 후 또 다시 연습에 돌입해야만 한다.

이번 작품은 배우들의 연극적 기량이나 실력은 수준급이었으나 복음의 메시지 전달에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놀부야 하나님이 부르셔’는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을 한국적 정서에 맞게 각색한 것인데 원작과 마찬가지로 놀부가 회심하게 되는 이유가 ‘지옥이 두려워서’라는 메시지적 한계에 부딪힌다. 원작 자체가 ‘나쁜 구두쇠가 두려움을 느끼고 과거를 돌아보다 회심하게 된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배우나 스탭들의 표현력이 아무리 좋아도 ‘복음의 전달’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었다. 성탄 축하 공연이니만큼 그리스도의 사랑에 의한 회심, 그리스도의 오심의 사건에 대한 연극이 성극사역위의 손을 탔더라면 더욱 만족할만한 공연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연을 통해 본 성극사역위의 기량과 가능성은 아주 밝다. ‘연극을 통한 복음전파’의 기치를 들고 창립한 성극사역위가 시카고 지역 문화선교의 선구자적 역할을 감당해 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