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나우아뜰(Nahuatl)의 언어로 “달의 중앙 지역”(Lugar en el ombligo de la Luna)이란 뜻을 갖고 있는 멕시코. 위로는 미국과 700마일 국경을 이루고, 아래로는 과테말라, 벨리스와 국경을 이룬다. 서쪽으론 태평양을, 동쪽으로는 카리브해와 접한다. 세로로 녹색, 흰색, 빨강, 삼색으로 그려진 멕시코 국기는 이탈리아 그것과 모양과 컬러가 똑 같다.

빨간 꽃을 피운 노팔(Nopal) 선인장 위에 내려앉은 독수리가 날카로운 발로 방울뱀을 움켜쥐고, 무시무시한 부리로 뜯고 있는 형상이 새겨진 게 다를 뿐이다. 그 아래 왼쪽엔 도토리 나무잎이, 오른쪽은 올리브 나뭇잎을 엮은 문양이 이채롭다. “선인장이 많은 곳에 나라를 세우라”는 아스떼까(azteca)의 전설에 따라 세워진 나라가 멕시코다. 명성에 걸맞게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선인장이 온 국토를 덮고 있을 정도다.

선인장 중엔 알로에 베라 같이 약용, 식용 가능한 것이 있고, 동물 사료용으로 쓰이는 버벵크 변종들, 용설란과 아가베 등은 멕시코 전통주 떼낄라 술을 만드는 원재료가 된다. 밤이면 달빛을 의지하여 황량한 사막을 지나는 밀입국자들의 갈한 목을 축여주는 착한 사보텐도 있다.

그 중 메스칼 버튼(mescal button)으로 불려지는 뻬요떼(peyote mescaline) 선인장은 강력한 환각 물질이 담겨있는 마약으로 분류되어 놀랍기만하다. 뻬요떼라는 말은 ‘선인장’을 뜻하는 나와틀어 ‘뻬요틀’에서 유래한 것으로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기 이전 시대부터 멕시코에서 약품으로 쓰이거나 초자연적 환상을 불러 일으키는데 쓰였다.

멕시코 중.북부, 미국 남서부 텍사스, 아리조나, 뉴멕시코 주에 분포되어 있는 뻬요떼 선인장과, 황금 갈색 삿갓을 쓰고 있는 황홀한 버섯(Hongos Alucinogenos)들은 천연 환각제로 은밀한 세계에서 그 명성이 회자된지 오래다.

뻬요떼 선인장과 버섯 프실로키베 멕시카나(Psilocybe Mexicana)와 스트로파리아 쿠벤시스(Stropharia cubensis)에서 만들어지는 ‘실로시빈’과 ‘실로신’은 복용 후 2-3시간 후면 강력한 환각을 제공하는 부신 호르몬이다. 중추신경계 뿐만아니라 말초신경계까지 신경전달물질을 전달하여 무려 12시간 이상 환각상태를 지속 시키는 강력 환각제로 쓰인다. 환각은 환청보다는 환시가 주로 나타나는데 부작용으론 구토, 오심을 일으켜서 멕시코와 미국에선 소유, 사용, 경작을 법으로 금하고 있다.

뻬요떼의 모양은 둥글 넓적한 호박같고, 윗 표면에 오각형 별모양이 있다. 직경은 10cm, 높이는 5cm 정도로 겉 표면은 청록색, 암녹색을 띤다. 뜨거운 폭양과 다습을 싫어하는 뻬요떼는 배수가 잘되는 나무 그늘 밑이나 뿌리 언저리에 파묻혀 사는데 늦은 봄에서부터 여름까지 하얀색, 붉은색, 노란색 꽃을 피운다. 꽃이 지고나면 작은 열매와 씨를 맺는데 두툼한 단추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다고 해서 뻬요떼 보턴으로 불리기도 한다.

멕시코 아스떼까 인디오, 아메리카 메스칼레로 아파치 인디오들은 광야에서 뻬요떼를 찾아내면 뿌리채 들어내기도 하지만, 지표면을 뚫고 살짝 고개 내어민 윗부분만 날렵한 쇠줄로 잘라내 사용한다. 수확한 뻬요떼를 다듬고 먹기 좋게 깎둑썰기하여 껍데기와 속살을 함께 잘라낸다. 진저리칠정도로 쓴맛을 피하기 위해 오렌지 속살을 칼로 가르고 그 사이에 뻬요떼 조각을 핫도그처럼 싸서 먹고는 기나긴 환각 여행에 빠진다.

엘살바돌이 고향인 알베르토 로뻬스(45세). 한때 한인과도 일했던 외모가 준수한 그가 마약에 쩔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지고 있다. 금년보다 더 심각한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내년, 어떻게 버텨야 할지 앞이 깜깜하다며 흐느끼는 그가 애처롭다. 성탄의 기쁜 소식이 빈민들 위에 풍성히 임하는 이번 세모되길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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