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절기에 교회음악으로 보통 헨델의 메사야를 공연한다. 내가 속한 노회에서도 교회연합으로 4회 연속으로 공연한 적이 있다. 솔직히 고백하면 억지 춘향격 연주였지만 단원들 모두는 감격하였고 청중들 또한 그런대로 환호갈채를 보내어 갈등가운데 무대에 올리고는 했다.

그러나 도무지 발전을 기약할 수 없어 손을 떼고 말았다. 그 이후 워싱톤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고 제법 소리를 내게 되니 슬슬 욕심이나 메사야 공연을 재개해 보려했으나 교회 연합에 번번히 실패하였다. 그러나 내년 부활 절기에는 워싱톤 교회협의회와 공동주최로 한미연합 메사야 공연을 꼭 실행에 옮기려 한다. 그러나 메사야는 예수의 일대기를 그린 대곡이기에 성탄 절기에는 바하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가 제격이라 하겠다.

바하는 3개의 오라토리오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부활절 오라토리오' '승천절 오라토리오'를 작곡하였다. 그 가운데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가 가장 장대하고 유명하다. 밝고 기쁨에 가득차 있는 동시에 서정적인 경향이 강하며 멜로디는 명쾌하고 즐거운 기분이어서 듣는 이로 하여금 큰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6부로 나뉘어져 제1부는 크리스마스 제1일(누가복음 2장 1, 3∼7절)로 모두 9곡으로 되어있다.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전곡 가운데 가장 유명한 부분이며, 크리스마스답게 밝고 힘찬 음악으로 시작된다. 내용은 요셉과 마리아가 베들레헴에 도착해서 예수를 낳는 데까지의 이야기이다. 제2부 크리스마스 제2일(누가복음 2장 8~14절)로 13곡으로 구성되어 있고, 양치는 목자들 앞에 천사가 나타나 예수의 탄생을 알리는 장면이다. 제3부 크리스마스 제3일(누가복음 2장 15~20절)로서 13곡이 들어 있는데 목자들이 베들레헴으로 가서 구유 속에 누워있는 예수를 확인하고, 하느님을 찬양하면서 집으로 돌아간다는 내용이다.

제4부 새해 첫 날(누가복음 2장 21절)으로서 제1, 2 ,3부가 12월 25, 26, 27일, 성탄절 3일 동안 연주된 데 비해 4부는 새해 첫날 연주되었다. '할례축절'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그 이유는 예수가 태어난 지 8일 후에 할례를 받고, 정식으로 예수라는 이름을 받았기 때문이다. 모두 7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5부 새해 첫 일요일(마태복음 2장 1∼6절) 제5부와 제6부는 동방박사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 제5부는 그 전반부에 해당된다. 모두 11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동방박사 세 사람이 헤롯왕을 찾아와 새로 태어난 유대의 왕이 어디 있느냐고 묻자 헤롯왕이 두려워한다는 내용이다. 제6부 크리스마스 후 12일 째(현현절(顯現節), 마태복음 2장 7∼12절) 현현절은 1월 6일로 동방박사들이 베들레헴의 마굿간을 찾아내어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내용이다. 모두 10곡(제 54곡∼64곡)으로 되어 있다. 언젠가는 이 요한 세바스찬 바하가 그렸던 크리스마스를 워싱톤에 재현에 보려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