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지역한인교역자회 정기총회가 오는 8일 에버그린장로교회에서 열린다. 이번 총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 하는 회장 홍기일 목사는 총회를 이틀 앞둔 6일 오전 자신이 시무하는 중앙감리교회 목회자실에서 정기총회 감사(監査) 보고를 위해 열리는 모임을 준비하고 있었다.

회장으로서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총무, 부회장, 회장까지 3년간 교역자회를 위해 일해 왔는데 참여가 아직 많이 저조하고…”라는 그의 대답으로 미루어 보아 “시카고 교계에서 연합사업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한 교계 관계자의 말이 기억났다.

“이민교회 특성상 목회자들이 개교회 사역에 집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대로, 큰 교회는 큰 교회대로 목회자들이 바쁘고, 교회 다음에는 자기 교단, 자기 지역 일이 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 목사는 교역자회가 존재하는 이유를 분명히 말했다. “우리 교회, 우리 교단만 생각하다 보면, 목회의 폭이 좁아지고 다른 교회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교협이 교회의 연합체라면 교역자회는 목회자들의 연합체로, 교회와 교단이 달라도 목회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고충을 공유하며 위로받고 폭넓은 교제를 통해 지역 전체를 보는 목회를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자기 교회를 위해 열심히 일하면 자기 교회의 이름이 높아지잖아요. 그러나 에큐메니칼한 연합 사역은 자기 교회나 목회자 이름이 드러나진 않지만 전체 시카고 교회의 이름이 높아집니다. 교역자회를 통한 목회자들의 에큐메니칼한 교류는 큰 틀에서 이 지역을 위해 목회자가 할 수 있는 봉사를 감당하게 합니다.”

교역자회의 주요 사업은 목회를 돕는 각종 세미나와 목회자 체육대회다. 체육대회는 교역자회의 가장 대표적인 연합행사로 이 지역 8개 교단에서 150여 명의 목회자가 참여해 운동을 통해 교제하는 행사다.

다음 회기 교역자회에 바라는 홍 목사의 바람은 한 가지다. 목회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역자회가 되는 것이다. 각종 행사는 물론이며 ‘진정한 목회자상’에 대한 연구나 비전 제시, 이민목회자의 고충을 상담해 주는 기구로서의 역할을 감당해 주길 바라는 것이다. “중이 제 머리 못 깍는다”는 말처럼 성도들의 삶을 인도해 주는 것이 목회자가 하는 일이지만 정작 자신들은 탈진하고 비전을 잃기 쉬운 존재가 이민 목회자다. 다음 회기 교역자회에 거는 홍 목사의 기대는 이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