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저는 우리 교회 김현철 전도사님 내외분과 최선희 자매님과 함께 인도의 뱅갈로에 머무르며 집회를 인도하고 있는 중입니다. 워낙 우리 성도님들의 강력한 중보기도가 있었고, 현지의 교회 측에서도 지속적인 금식 등으로 중보한 탓으로, 이번 집회는 정말 하나님의 권능이 임한 집회였습니다. 제 자신도 믿어지지 않는 기적적인 치유가 꽤 많이 일어나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기도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정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오늘 낮 집회 때 있었던 일입니다. 기도를 받으려 하는 대부분의 성도님들을 위하여 기도를 하고 이제 집회 장소를 떠나려는 데, 한 구석에 크러치에 의지하여 앉아있는 매우 누추한 행색의 한 노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1년 전 교통사고로 다리 한쪽의 신경이 마비되어 전혀 한 쪽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는 분이었습니다. 기도하려고 그 분 앞에 앉는데, 그 순간 그 분의 모습이 예수님의 모습으로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동시에 무엇인가 뜨거운 것이 제 목에서 울컥 넘어왔습니다.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겠습니다.” 이렇게 고백하며 기도를 하려고 그 분의 다리와 발을 보았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대개 맨발로 걸어 다니는 곳인지라 심하게 더럽혀져 있었습니다. 저는 자주 기도가운데 예수님의 발에 입을 맞추는 제 자신을 그려보며 기도하곤 하기에 가장 존귀한 자를 위하여 기도하듯 그 다리를 감싸 쥐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도하는데 그 다리에 진동이 옵니다. 성령님이 일하시는 증거라 여겨져, 계속, “주님, 사랑합니다.” 를 마음으로 고백하며 간절한 기도를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다리를 움직여보라고 했습니다. 전후 좌우로 아주 힘있게 다리를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주변에서 환호성입니다. 지난 1 년간 한번도 이렇게 움직여지지 않았던 다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어나 걸어보라고 했습니다. 사고 이후, 한번도 발을 땅에 디뎌본 적이 없다는 그 발을 땅에 딛고 걷기 시작합니다. 주변의 무리는 그저 “Praise the Lord!" 만 연발할 뿐입니다. 저도 참 기뻤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 분의 다리가 고쳐진 사실보다도 성령님께서 그 분을 예수님으로 보여준 사실 때문에 더 깊은 감격을 하였습니다. 동시에 지금까지 기도했던 수많은 그 분과 비슷한 처지의 분들을 예수님 생각하듯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기도 했던 제 자신을 깊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 곳에는 유난히 귀신들린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 소위 뱀 귀신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한 형제님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기도하니까 바로 쓰러져서 발작을 하는데 정말 뱀의 모습으로 뒤틀려 구르기 시작했고 배가 뱀처럼 울퉁 불퉁 움직이며, 얼굴은 인간의 형상이 아닌 기이하게 흉칙한 모습으로 일그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윌리엄 목사님의 말에 의하면 뱀이 목의 한 쪽으로 들어가 저 사람을 괴롭힌다고 하는데 그 사람은 과연 목의 한 쪽을 붙잡고 고통하고 있었습니다. 한 동안 기도해주었는데, 모든 요동이 진정되고, 평온한 모습이 되더니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만큼은 정말 손을 얹고 기도해주기도 꺼려질 정도로 거리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을 기도해 준 이후부터 저의 목 한쪽이 따끔거리며 아픈 것이었습니다. 숙소에 돌아와 침대에 누웠는데 계속 아팠습니다. 즉시 깨달음이 왔습니다.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예수님에게 한 것이라 했는데 그 형제를 예수님처럼 존귀하게 생각하기는커녕 가까이 가서 기도해주기조차도 부담스러워했던 저의 부족한 믿음을 회개하였습니다. 마치 주님은 그 목의 통증을 통하여 제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 아들도, 너와 마찬가지로 내게는 너무나 사랑스럽고 소중한 나의 아들이란다.” 주님 앞에 통회하며 회개하고 나니까 씻은 듯이 그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주님이 계신 곳이면 다 천국이지요. 그렇다면 그 모든 집회 장소도 천국이어야겠지요. 왜 이렇게 인도는 가는 곳 마다 더럽고 냄새가 나느냐고 집회 장소에서 조차 투덜대던 우리 일행들의 불평을 또한 회개하였습니다. 이렇게 하여 이번의 인도선교 여행은 저들을 축복하기도 하였지만 제 자신의 신앙을 반성하는 귀한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