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일은 역사적인 날이 되었습니다. 미합중국 44대 대통령으로 흑인 바락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어 첫번째 흑인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53%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46%에 그친 매케인 후보를 가볍게 물리쳤습니다. 노예 해방 145년만에 흑인이 대통령되어 나라를 이끌어가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아틀란타에 있는 마틴 루터 킹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전시물 중에 과거 식당 입구에 ‘colored only’(유색인 전용) 간판이 붙어있는 것을 보며 분노가 치솟아 올랐습니다. 만일 1960년대 인권운동이 없었더라면 지금까지 이런 인종차별이 존재했었을 것이고, 나도 굴욕적인 차별을 당하며 살 수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오바마를 ‘흑인 대통령’(black president)보다 ‘유색인 대통령’(colored president)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이번 선거의 승리는 유색인종의 몰표가 큰 몫을 담당했습니다. 출구조사 결과, 흑인은 97%, 히스패닉은 66%, 아시안 62%가 오바마를 찍었습니다. 유태인 신문보도에 의하면 유태인도 무려 77%가 오바마를 찍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젊은이 몰표, 기혼여성 몰표도 한 몫을 했습니다.) 앞으로 히스패닉 대통령, 아시안 대통령이 뒤를 이어 나올 것입니다. 세계 모든 인종이 모여 살고 있는 미국에서 건국 이래 232년 동안 백인이 독점하다가 이제야 흑인이 처음 대통령이 된 것은 크게 잘못된 일입니다.

유색인종 대통령 시대가 열릴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인종분포의 변화입니다. 1980년도에 인종분포는 백인 85.9%, 흑인 11.8%, 기타 2.3%였습니다. 그런데 2007년도에는 백인 65%, 히스패닉 15%, 흑인 13%, 아시안 4.5%, 원주민 1%로 크게 바뀌었습니다. 현재 35%인 유색인종 비율이 2050년에는 50%를 넘는다고 합니다.

예상외로 이번 선거에서 백인들이 오바마를 많이 찍었습니다. 43%가 오바마를 찍었습니다.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인종문제에 있어 60세 이상 세대와 완전히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종분포 변화와 함께 백인 젊은이들이 미국을 바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다민족 나라 미국에서 인종차별과 인종편견은 반드시 사라져야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 크리스찬들은 이를 위해 열심히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글/ 시카고 한인교회 서창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