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한 목회자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그곳에서 대화하던 중 나이 지긋하신 목사님이 들려 주시는 의미 있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분은 어릴 때 시골에서 자라셨는데 노는 것이라고는 물가에 나가 물장구치고 참새잡고 몸으로 부딪치는 것이 전부였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대단히 즐거웠다고 회상하시면서 그때는 물가에서 놀다가 물고기가 지나가면 가만히 다가가 두 손을 오므려 잡았다고 합니다. 참새를 잡을 때도 대나무나 긴 장대에다가 본드를 묻혀서 살며시 다가가 슬쩍 건드리면 참새가 날아가다가 접착제에 털이 다 붙어서 날지 못하고 잡혔다고 하시며 웃으셨습니다.

근데 요즘은 물가에 고기가 있다고 해 가보면 어느새 달아나 버리고 구경도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좋다는 낚시대를 들고 가도 낚시를 하기 쉽지 않고 물때를 맞추어 가도 고기 놀림감만 되더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이 재미납니다. 이거 ‘물고기가 진화를 한 건지 세상이 변해도 너무 변한 건지 모르겠다’라고 말입니다.

‘변화’는 세상이 어쩔 수 없는 순리 인지도 모릅니다. 그러기에 변화에 민감하고, 변화에 적응하고, 변화를 주도하지 않으면 도태되어 버리고 만다는 것이 현실의 ‘지식이론’이 되어 버렸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아무리 세상이 변한다고 해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들도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사랑의 마음’입니다. 관계를 지키려는 마음입니다.

어느 글에서 이런 글귀를 보았습니다. ‘사람이 변하지 않고 뭔가를 지켜간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뿐 아니라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결국 시류의 변화를 인식하고 따라 적응해 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 변화의 물길 속에서 자기를 지켜가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인 것입니다.

성경 말씀 속에도 ‘변화와 지킴’에 대한 양면성들을 요구하십니다. ‘변화’는 영혼이 새롭게 됨을 위해 애써야 하는 것이고(롬12), ‘지킴’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아름다운 것들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수고하는 것입니다(딤전6).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 ‘변화’는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그것이 나의 인생을 발전시킬 수도, 허무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지킴에도 지혜가 필요한 때 입니다. 무엇을 지켜야 내가 후회치 않고 인생의 기쁨을 누리며 살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기에 변화만을 추구하지도 말고, 지킴만을 고집하지 맙시다. 오히려 지혜롭게 ‘변화와 지킴’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 도우심을 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