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가 운전면허를 따고 나자 자기가 몰고 다닐 차를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인터넷을 뒤지더니 드디어 차를 골랐습니다. 은빛 색상의 포크스바겐 제타를 원했습니다.

큰 아이와 함께 차에 대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보험에 대해서, 차 구입비용과 유지비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특히 첫 번째 차를 몰면서 운전과 차에 대한 건강한 자세와 좋은 상식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처음으로 자기 차를 갖게 되었을 때 얼마나 마음에 드는 차를 구하느냐 보다는 차를 몰면서 정이 들고 감사하는 마음이 드는 차가 더 좋다는 말도 해 주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중고 픽업트럭으로 낙착을 보았습니다. 사실 부모의 능력이 더 큰 결정 요소이지만 그래도 처음 운전하는 틴에이저가 몰 수 있는 가장 유익한 차라고 여겼습니다.

우리 아이에게 좋은 차, 잘 어울리고 꼭 맞는 차를 구하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게 했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지나서 모자가 길을 가다가 길 가에 팔려고 세워둔 낡은 니산 픽업 트럭이 우리 아이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주인에게 연락했습니다. 비록 14년 된 낡은 트럭이지만 그 주인이 자동차 정비업을 하시던 분이어서 관리를 잘 해서 타고 다녔던 차였습니다. 마침 색상도 검은 계통의 차콜 색상이어서 비록 낡은 차지만 사춘기 청소년에게 그래도 촌 스럽지는 않을만한 차였습니다. 기도하던 가격에 정확하게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차를 구입하고 나서 이제 운전을 새로 가르쳐야 했습니다. 운전면허를 딸 때는 자동 변속기로 연습을 했었지만 새로 산 픽업트럭은 수동 변속기였기 때문입니다. 운전면허를 딸 때는 선생님이나 때로는 아내가 데리고 다녔지만 직접 시간을 내서 수동 변속기 운전을 가르쳤습니다. 동네 주차장에서 시작해서 고속도로에 이르기까지 여러 날을 걸쳐 운전을 가르치면서 운전 기록을 남기도록 했습니다.

연료를 주입할 때마다 마일을 적고 갤런을 적게 해서 마일리지 계산을 하게 했습니다. 할머니 장례에 며칠 올라와서 함께 차를 몰고 다닐 때 아빠도 기록을 하는 지 물어 보았습니다. 학교에 간 후 아빠도 꼭 기록을 한다고 하면서 그동안의 기록을 보여 주었습니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누가 더 많은 연비를 얻었는지 비교 해 보았습니다. 서로 운전 습관을 지적하면서 그렇게 하면 연료 소모가 많다거나 적다는 식으로 싱갱이를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하이웨이를 달릴 일이 더 많은 아빠가 평균 갤런당 24마일을 뛰어서 우리 아이가 남긴 평균 21마일을 가볍게 넘겼습니다.

최근 며칠 사이에 개스 값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일주일 사이에 80센트까지 떨어졌습니다. 문득 우리 아이와 함께 마일리지 경쟁하던 것이 생각나면서 운전 습관이 전보다 훨씬 더 성의 없게 변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어려울 때 터득했던 좋은 습관이 개스 값 조금 떨어졌다고 금방 없어져 버린 것입니다.

어려운 시기에 주시는 축복이 있습니다. 생활력을 키워 주는 삶의 습관과 함께 더 건강한 영적인 습관이 생깁니다. 더 기도하게 되고 더 의지하게 되고 하나님을 더 많이 찾게 됩니다. 그러다가 조금 형편 좋아졌다고 즉시 좋은 습관을 잃어버리게 될까봐 걱정입니다. 어려운 시기를 축복의 기회로 여겨 새로운 인격과 생활을 다듬어서 남은 평생 건강하고 힘 있게 살 수 있게 되기를 소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