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우연히 책 한 권을 읽게 되었습니다. Visions beyond the Veil, 중국에서 거리의 거지들을 데려다 돌보는 사역을 하셨던 H. A. Baker 선교사님께서 쓰신 책입니다. 그 분이 운영하셨던 ‘아둘람의 집’ 정규 채플시간에 아이들에게 임한 강력한 성령님의 역사 이후, 이들이 보게 되는 천국과 천사, 사단, 지옥, 마지막 날의 일들, 부활, 새 예루살렘 등에 관한 환상 등을 기록한 책입니다. 이 아이들은 그저 예수님에 목말라 했고, 예수님을 찾고 그분을 높이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뜻 밖에도 배우지 못하고, 훈련되지 않았으며, 상상할 수 있는 능력조차 없던 아이들, 어쩌면 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버려진 것처럼 보이는 그 아이들을 수시로 천국으로 초대하시며, 가장 존귀한 자들로 맞아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천국이나 지옥 방문기를 읽어보았지만 이 중국아이들의 방문기는 더 강렬한 감동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이 아이들이 전해주는 천국이나 지옥의 모습은 이미 성경에 다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들의 순진한 언어를 통해서 듣는 지옥과 천국은 어쩐지 더 실감나게 다가왔습니다. 지옥에 관한 생생한 묘사도 충격적이었지만, 천국에서 천사들과 놀다가 오는 그들의 천진난만한 이야기를 읽노라니 정말 천국이 눈에 잡힐 것처럼 다가왔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우리에게 다가올 더 나은 본향, 하나님의 도성에 대하여 묵상해 보았습니다.

어두움이 없는 나라, 태양도 달도 필요 없는 빛의 나라, 하나님의 도성, 그 곳에는 눈물도 없습니다. 보석으로 단장한 그 곳의 주택들은 더 이상 수리가 필요 없습니다. 병원도 필요 없고, 질병이나 불구자도 없고, 슬픔이나 아픔이 없는 곳, 장례 행렬을 볼 수 없는 곳, 순수한 기쁨과 자유의 도성, 그 곳이 우리의 본향입니다. 이 땅에서는 가장 기쁘고 행복한 순간조차도 질그릇 같은 육신에 매여 있는 인생일 뿐입니다. 물론 우리는 이 땅에서도 즐거워하고 유쾌하게 웃지요. 그러나 이 땅에서 극치의 황홀경조차도 하나님의 도성에서의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즐거움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겠지요. (벧전 1:8)

새 예루살렘은 모든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곳입니다. 영광의 땅에서 우리가 누리는 사랑은 이 땅에서 아무리 지극한 사랑이라 해도 이에 견줄 수 없겠지요. 흠도 없이 점도 없이 완전 무결한 사랑 속에 젖어 살아가는 곳이 바로 천국의 특징이랍니다.

천국은 또한 음악의 나라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만들 때 그 영혼 속에 음악을 넣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인간은 그 혼에 음악성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가장 감미롭고 아름다운 음악이라도 천상의 거룩하고 순결하며 조화로 가득한 음률에는 결코 비교할 수 없지요. 천만의 천사들은 늘 노래하고 춤 추며 악기를 연주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가장 사랑스럽고 영혼을 울리는 음악과 찬양으로 가득 채웁니다.

뿐만 아니라 천국에는 이 세상의 그 어떤 멋진 공원에도 비교할 수 없는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공원이 곳곳에 펼쳐집니다. 결코 시들지 않는 꽃들이 만발하고 이들이 뿜어내는 향취가 가득한 낙원, 온갖 과실들을 맺는 나무들이 즐비하며 새들이 지저귀고 갖가지 동물들이 평화롭게 노니는 파라다이스가 바로 우리가 돌아갈 본향의 모습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는 이같이 멋진 보다 더 나은 본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곧 사라지고 말 그림자 같은 이 세상의 일들에 지나치게 마음 빼앗기지 말고, 우리를 위하여 예비된 영원히 무너지지 않는 우리의 진정한 본향을 바라봅시다. 그러면 우리의 마음이 조금은 넉넉해질 것입니다. 부질 없는 것들에 한눈 팔지 말고 이 영원한 낙원에 이르는 오직 한 길을 꾸준히 따라갑시다. “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를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요 14: 6)